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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바닥을 치게 한 글

민주노총 자유게시판을 뒤적이며 하염없이 가슴을 쓸어내리다가..

이글을 보고..거의 폭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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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민주노총 상근활동가의 고백

 

 

3년전 어는 날 저녁, 내가 일을 하고 있는 사무실에 남루한 옷차림의 중년 사내가 찾아왔다. 그 사내는 선뜻 말을 꺼내지 못했다. 말을 꺼낼 듯 말 듯 한참 동안을 그렇게 보내던 사내는 드디어 말문을 열었다.
  
자기가 일하는 회사의 노동조합 위원장이 조합원 몰래,  “사납금 인상”에 합의를 해주고 잠적을 했다는 것이다. 그는 택시 노동자였던 것이다. 그는 흐느꼈다. “기름값도 오르고, 승객은 줄었는데... 사납금이 오른 액수를 채울려면 1시간을 더 해야 하는데... 지금도 집에 가져가는  돈이 월 백만원도 안되는데.. ”.
  
해결 방법이 있냐고 그는 물었고 나는 없다고 대답했다. 다만, “다음번에는 노동조합의 조합원을 배신하지 않을 사람을 노동조합이 대표자가 될 수 있도록 하세요. 아니면 지금이라도 노동조합 위원장을 만나서 잘못된 부분을 변경할수 있도록 요청해보세요.”라고 대답했다. 그 사내는 돌아갔고, 나는 이틀후에 그를 신문의 지면에서야 다시 볼수 있었다. 중년의 그 사내는 “불쌍한 택시노동자”라는 말을 남기고 자신이 속해있던 회사의 노동조합 위원장을 살해했다.

나는 너무나 공포스러웠다. 노동조합이 사람의 운명까지도 좌지 우지 할수 있다는 사실자체만으로도 공포로 다가왔다.
  
민주노총의 수석부위원장이고 전 민주택시노련 위원장이었던 강승규씨의 추악한 행위가 드러났다. 택시사업주연합단체의 임원에게 돈을 요구하고, 상대방은 사업주들의 이익을 지켜줄수 있도록 돌봐달라는 청탁을 하며 돈을 건넸다는 것이다. 아! 정말로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졌으리라고 상상이나 해볼수 있는 일인가!  강승규! 그 이름만으로도 택시노동조합의 수많은 역사를 대변하고, 택시노동자의 희망이었던 그가, 어떻게 그런 파렴치한 행위를 할 수가 있었다고 상상이나 해 볼수 있는 일이었던가!
  
사업주는 노동조합을 대하는 손쉬운 방법으로 노동조합 대표자를 매수하고, 노동조합 대표자는 못이기는 척 하며 투쟁상대인 사용자와 부화뇌동하는 현실! 정말로 눈물이 난다. 노동조합을 믿었던 그 많은 사람들.. 잘못된 유착에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앉아야 했던 노동자들 앞에서 우리 노동운동가들은 무슨 말을 할 수가 있을까! 아직도 고단한 노동을 개선하기 위해, 온몸으로 행동하고 저항하는 그 수많은 노동조합의 활동가들이 느낄 충격과 배신감을 어떻게 위로해 준단 말인가!.
  
다시 3년전의 그 중년사내가 생각이 난다. 지금도 어디서 수감생활을 하고 있을 그가 느낄 증오가 생각이 난다. “강승규”,“노동조합”, “민주노총”, 이 이름을 곱씹어 보는데, 마냥 눈물만 흐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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