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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꽃다지 공연, 그 후...

한반도가 아열대성 기후로 바뀌고

게릴라성 폭우와 눅눅한 날씨가 절정을 달하던 2010년 8월 13일.

오랜만에 꽃다지가 콘서트를 올렸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콘서트가 오랜만이었던 것이 아니라

소극장 규모의 극장에서 정식(?)으로 공연을 올린것이 아주 오랜만이라는 의미이다.

그럼 그동안 꽃다지가 공연을 안했냐하면 그건 아니다.

꾸준히 신곡창작 작업을 하고 1년에 한두번 정도의 소규모 공연을 홍대앞 작은 클럽에서 열긴 했었다.

하지만 꽃다지 활동은 점점 더 위축되어 갔고,

공연도 점점 더 소규모화 되었고, 그러다보니 홍보도 수세적으로 밖에 하지 못했다. 

 

전국에서 파업과 투쟁은 여전히 매일매일 계속되고 있고, 또 장기투쟁도 아주 징하게 길게가는 현실인데도,

파업현장, 노동자 집회현장에서도 노동가요를 부르는 일은 아주 의례적인 일일 뿐

그 자리에서 함께하는 이들이 주체적으로 자신의 문화로 선택하고,

스스로 즐기며 부르는 건 드문 일이 되어갔다.

이런 현상들은 꽃다지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반적인 노동문화운동의 침체 내지는 정체현상이 2003~4년 이후부터 계속되어왔고,

노동문화를 향유하는 주체들은 과연 있는지,

노동문화운동집단이 구분되어 존재는 하고 있는지

이에 대한 문제제기라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아니면 이 문제를 받아 같이 논의할 단위는 있는지...

불확실한 세월은 계속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이번에 열린 꽃다지 콘서트는 그야말로 나름대로의 대 성황이었다.

모처럼 많은 이들이 함께하며, 홍보도 잘 되었고,

과거에 꽃다지를 아끼던 분들도 많이 모였다.

2000년대 초반부터 과거의 명성에 기대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꽃다지가

지금의 멤버들의 힘으로 스스로 다시서기에 성공했다고나 할까?

정말 그런 느낌이었다.

두 시간을 내내 서서 공연을 봐야했지만 하나도 힘들지 않고,

하나하나 공들여 만든 공연을 보면서, 그리고 그자리를 가득메운 사람들을 보면서

뭔가 다시 시작되고 있음을 느꼈다.

 

물론 그 사이에 꽃다지가 활동을 게을리 했다거나, 쉬었던 적은 없지만

다른 이들에게 꽃다지가 아직 있냐?는 질문은 많이 받아온 나로서는

꽃다지가 보다 존재감 있게, 자기색을 갖고 활동하길 기대했었다.

이제 꽃다지는 자신들의 존재감을 확인시켜줬고, 또 한걸음 한걸음 나아갈 것임을 다짐했다.

꽃다지 민정연 대표에게 용기를 준 네오의 말은

'꽃다지는 존재자체로 아직 충분히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이유가 있다.' 였다고.

꽃다지 노래들은 나에겐 더 말할 것도 없지만,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었고, 때론 위로가 되어주었고,

때론 단결의 무기로, 투쟁의 무기로 함께 해왔다. 

 

꽃다지 선배로서가 아니라 꽃다지의 활동에 기대를 거는 친구로서

또, 과거의 노래부터 현재의 노래까지 꽃다지의 노래를 사랑하는 팬으로서,  

꽃다지가 스스로 주체가 되어 활발하게 활동하기를 늘 기대해왔던 바이다.

물론 꽃다지 활동 방식에 무조건 동의하는 것도 아니고, 

음악에 있어서도 확실한 자기 정체성과 지향이 부족함에 아쉬워하면서도 말이다.

하지만 이제 꽃다지가 주변에 이렇게 많은 이들이 지지해주고, 응원하는 것을 마음으로 느끼고, 

좀 더 치열하면서 한편으로 여유있게,

미래를 향한 계획과 삶에 대한 고민을 음악으로 풀어가길 기대해본다.

 

그럼,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바로 꽃다지 음반 사전 구매운동을 적극적으로 조직해주는 일이겠다. 

팬들도 이제는 그냥 공연을 보러오는 팬이 아니라,

꽃사람에도 가입하고, 음반 사전 주문도 해서

노동가요를 지켜가는 주체가 되어야 할 때인 것 같다. 

예전에 민중가요, 노동가요를 유기농에 비유해서

다품종 소량생산방식이나 주문생산방식으로 가는 것이

우리문화를 지켜가는 거라고 이야기한 분이 있는데,

그말에 동의하던 안하던 간에 음반 사전구매운동을 통해

꽃다지가 좀더 좋은 음악을 생산해내고,

오래오래 더 많은 자리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지기반이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아~~ 끝은 광고로 마무리

음반 사전 예약은 http://ihopesong.tistory.com/ , http://ihopesong.tistory.com/203

민정연 대표에게 010-4190-6600 / 트위터 @ditsela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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