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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인플루엔자 A to Z [제 913 호/2009-05-11]

감기부터 에이즈까지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는 바이러스. 이런 바이러스도 똑똑하고 멍청한 게 있다. 숙주에 기생해 살아야 하는 바이러스의 ‘숙명’ 때문이다. 에이즈 바이러스와 에볼라 바이러스가 그 일례. 1981년 발견됐을 때만해도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자 대부분은 죽었다. 하지만 현재 감염자의 수명은 5~10년으로 늘었다. 약만 잘 먹으면 만성질환에 가깝다는 평도 나온다. 숙주와의 ‘공존’을 택한 것이다.

반면 에볼라 바이러스는 반대의 길을 걸었다. 1976년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이 바이러스는 너무나도 강력해 감염된 숙주를 1주일 안에 사지로 몰았다. 그 결과, 에볼라 바이러스 역시 사멸해 버렸다.

멕시코에서 처음 발견된 ‘신종 인플루엔자A(H1N1)’ 바이러스는 어떨까. 이 바이러스는 불과 며칠 안에 1000여명이 넘는 사람을 감염시켰으며 그 중 150명이 넘는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인플루엔자A(H1N1)에 대한 경계를 5단계로 높였다. 인플루엔자 대유행은 총 6단계로 구분되며, 단계가 올라갈수록 위험성이 커지는데 5단계는 ‘세계적 대유행 임박’했다는 뜻이다.

신종 인플루엔자A (H1N1)


신종 인플루엔자A(H1N1)는 특히 종간 변이를 일으켜 변종이 발생하고, 신종 바이러스라서 아직까지 특효약도 없는 상태다. 또한 인간끼리 감염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3가지 ‘대유행’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도 많다. 멕시코를 제외한 지역에서 환자가 사망한 사례는 아직까지 미국에서 2명뿐이다. 과거 사스의 치사율은 9%, 스페인 독감은 2.5%에 달했으니 보통 독감 수준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만, 바이러스는 언제든 변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세계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신종 바이러스가 나타나면 백신을 만드는 데만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켜 갑자기 치사율이 높아질 경우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바이러스 공포’를 되새긴 신종 인플루엔자A(H1N1)는 양돈업계에도 큰 타격을 주었다. 신종 인플루엔자A(H1N1)의 초기 이름인 ‘돼지인플루엔자’라는 명칭이 불안 심리를 크게 높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불에 구워 먹는 삼겹살은 안전하다고 보고 있다. 이는 신종 인플루엔자A가 돼지의 호흡기를 통해 전파된 것이며 음식물에 의해 전파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신종 인플루엔자A(H1N1)는 주로 목과 코, 입 등 호흡기 상부에 자리를 잡는다. 사람들이 즐겨 먹는 삼겹살에는 바이러스가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것. 설사 바이러스가 있다 하더라도 71도 이상 가열하면 죽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국제공항에선 적외선 체열감지기로 측정,
높은 열이 발병하는 사람은 검역관의 별도 검진
을 받게하고 있다.


신종 인플루엔자A(H1N1)에 대한 불안은 삼겹살 값 폭락에 이어 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 품귀 현상도 낳고 있다. 그러나 타미플루는 신종 인플루엔자A(H1N1)를 치료할 수 있는 완벽한 약이라 볼 수 없다. 건강한 사람이 타미플루를 미리 먹는다고 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타미플루는 이미 몸 안에 침입한 바이러스를 공격하는 약이기 때문이다.

몸 안에 바이러스가 없으면 약은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고 복용한지 하루 만에 소변으로 배출된다. 오히려 소화 장애와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약을 많이 먹을수록 내성이 생기기 때문에 불필요한 남용은 자제해야 한다.

바이러스는 꾸준히 인류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1918년 스페인 독감은 당시 전 세계 인구의 20~40%를 감염시켰고, 이 가운데 4,000만~5,00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1957년 중국에서 발견된 아시아 독감으로 200만 명, 1968년 홍콩독감으로 100만 명이 사망했다. 2000년대 이후에도 바이러스의 활동은 왕성하다. 2002년 호흡기질환인 사스는 800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2003년 이후 15개국에선 257명이 조류독감에 걸려 사망했다.

아직까지 인류는 감기를 완벽히 치료하는 약조차 만들어 내지 못 했다. 제초제를 뿌리면 내성을 가진 잡초가 생겨 더 많은 제초제를 뿌려야하는 것처럼, 바이러스도 백신을 이겨낼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진화하기 때문이다. “바이러스가 인류보다 똑똑하다”는 평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글 : 변태섭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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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가 필요없는 옷’에 맞서 세탁기가 살아남는 법 [제 912 호/2009-05-08]

2012년 세탁기 회사의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세탁기 살리기 대책회의’를 열기 위해서였다.

“스스로 세탁하는 옷이 등장하며 세탁기 판매가 급격히 줄었습니다. 10년 전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코웃음을 쳤는데 지금은 친환경 제품으로 각광받으며 우릴 몰아내고 있어요. 반면 세탁기는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아니 왜 우리가 만든 세탁기가 환경오염의 주범이지요?”

“물 때문이죠. 세계적으로 물이 점점 부족해지고 있는데 세탁기는 한번 빨래할 때마다 물을 150~200리터씩 소비하다보니 역적으로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스스로 세탁하는 옷은 물을 사용하지 않습니까?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하죠?”

“그래서 우리의 적인 그 옷의 자료를 준비했습니다. 적을 알아야 이길 수 있는 법이니까요.”

스스로 세탁하는 옷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기술은 물을 밀어내는 성질(초소수성)을 가진 물질을 이용하는 것이다. 먼저 애경정밀화학과 미국 바텔기념연구소가 공동으로 연구하고 있는 스스로 세탁하는 옷을 보자. 이 옷은 스스로 정화하는 나노물질을 이용하고 있다.

연구팀은 물에 젖지 않는 연(蓮)잎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연잎은 비가 떨어지면 빗방울이 동그랗게 뭉쳐 잎이 기울어질 때마다 또르르 굴러 떨어진다. 이런 현상은 연잎의 표면에 물을 밀어내는 작은 돌기들이 코팅됐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연잎의 원리를 모방한 초소수성 코팅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옷, 유리, 플라스틱에 이 제품을 코팅하면 물을 조금만 뿌려도 표면이 깨끗해진다. 즉 더러워진 옷에 물을 적당히 뿌려주기만 하면 ‘빨래 끝’인 셈이다.

연잎에 맺힌 물방울은 먼지 등을 씻어내는 역할만 할 뿐, 연잎을 적시지 않는다. 연잎이 가진 소수성 때문이다.

이스라엘 연구팀은 비둘기 날개를 모방해 초소수성 플라스틱을 개발했다. 비둘기 날개는 아무리 많은 비를 맞아도 젖지 않는 완벽한 비옷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기능성 스포츠 의류나 방수텐트는 물론 선박이나 방수빌딩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자료를 살펴보던 한 세탁기 회사 사장이 소리친다. “대단하군요. 이런 옷이 세상에 나와 있다니. 정말로 큰일이 아닙니까?”

“그것만이 아닙니다. 이 스스로 세탁하는 옷은 점점 진화하고 있어요. 이제는 우리가 깨끗이 빨아서 없애려고 하는 세균을 이용해 옷을 깨끗하게 만드는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사실 섬유과학자들은 섬유에 사는 세균을 죽이기 위해 은가루나 염소를 섞는 등 많은 애를 섰다. 세균은 오염물질을 분해하며 악취를 발생시키기 때문. 그러나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섬유회사는 세균을 박멸하기는커녕 오히려 옷감에 주입해 스스로 세탁하는 섬유를 만들고 있다. 이 세균은 사람 몸에서 배출된 땀이나 오염물질을 먹지만 악취가 나는 배설물을 만들지 않는다. 즉 입기만 해도 세탁 효과가 나는 셈이다.

문제는 철이 지난 옷을 옷장에 오래 넣어 둔 사이 세균이 굶어죽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 섬유를 개발한 회사는 “가끔씩 옷을 입고 땀을 내 세균을 먹여 살리면 된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마저도 귀찮은 사람을 위해 박테리아에게 영양소를 공급하는 스프레이도 개발할 계획이다.

세균을 응용한 첨단 섬유의 기능은 무궁무진하다. 방수물질을 분비하는 세균은 방수섬유에, 소독제나 방부제를 분비하는 세균은 항균성 의료 붕대에, 땀을 먹고 향을 내는 세균은 향수섬유에 응용될 수 있다.

세탁이 필요 없는 옷을 넘어 공기를 정화시키는 옷도 등장하고 있다. 미국 코넬대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올리비아 옹 씨는 섬유과학을 전공한 학생과 함께 ‘개인용 공기정화 시스템’ 옷을 개발했다. 이 옷에는 바이러스나 세균을 없애는 나노물질이 붙어있어 대기오염이 심한 도시에서 입기에 안성맞춤이다.

“아니, 대체 이런 옷이 나올 동안 세탁기 업계 사람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단 말입니까!”

“글쎄요. 귀사에선 어떠신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미 우리 회사에서는 세탁이 필요 없는 옷을 ‘손쉽게’ 세탁하는 세탁기를 만들었습니다.”

“그건 또 무슨 말인가요? 세탁이 필요 없는 옷을 세탁하다니?”

“옷장처럼 생긴 이 세탁기는 여러 벌의 옷을 걸고 세탁 버튼을 누르면 아주 적은 양의 물이나 세균이 먹을 수 있는 물질을 스프레이로 분사해 줍니다. 땀에 흠뻑 젖은 운동복이나 포도주스로 얼룩진 흰 원피스를 걸어두기만 해도 1분이면 깨끗해지죠. 벌써 특허 등록도 마쳤고… 혹시 저희와 함께 생산하실 분 안 계신가요? 적은 특허료에 모시겠습니다.”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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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세종기지, 펭귄낙원 만든다 [제 910 호/2009-05-04]

남극을 처음 찾은 이방인의 눈을 끄는 낯선 동물 ‘펭귄’. 남극 세종과학기지가 있는 킹조지섬에는 펭귄들의 집단 서식지 ‘펭귄마을’이 있다.

세종기지에서 남동쪽으로 약 2km 떨어진 해안가 언덕에는 젠투펭귄, 턱끈펭귄 등 조류 14종이 살고 있다. 턱끈펭귄 2900쌍, 젠투펭귄 약 1,700쌍, 갈색도둑갈매기 10쌍 등이 사는 조류의 천국이다. 맨땅에 둥지를 트는 턱끈펭귄과 젠투 펭귄에게 펭귄 마을은 알을 낳기에 이상적인 서식지로 손꼽힌다.

남극에서 눈이 녹는 몇 안 되는 곳인 이 마을은 해마다 여름이 찾아오는 11월부터 2월 산란하는 펭귄들로 북적거린다. 이리저리 먹이를 주워 나르는 수컷펭귄, 갓 태어난 새끼 펭귄들이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이 진풍경을 이룬다. 한눈에 봐도 영락없는 펭귄의 낙원이다. 펭귄의 이웃사촌들도 살고 있다. 남극제비갈매기, 남극도둑갈매기, 윌슨바다제비 등 조류들도 펭귄과 함께 이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아델리 펭귄과 남극가마우지 등 5종의 조류와 코끼리해표와 웨델 해표가 자주 목격되기도 한다.

펭귄마을은 대표적인 극지 식물의 낙원으로도 손꼽힌다. 이끼를 비롯해 각종 지의류, 현화 식물 등 식물 88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몇 년 새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남극 좀새풀 같은 꽃이 피는 식물도 점점 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남극에 불어 닥친 환경 변화는 평화롭던 펭귄 마을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지난 100년간 지구 온도는 평균 0.6도 상승했고, 남극은 평균 2.5∼2.6도 올라 기후 변화에 가장 민감한 지역이다. 특히 세종기지가 있는 서남극은 지역에 따라 100년간 3.4∼5.7도 올라 변화가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세종기지가 1989∼2005년에 관측한 데이터를 토대로 추정한 결과, 100년 뒤면 1.7도가량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남극을 다녀온 세종기지 월동대원들에 따르면 실제 남극 기지 앞 바다는 몇 년 동안 겨울에도 얼지 않거나 ‘살짝 어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겨울만 되면 기지 앞 메리언 소만과 맥스웰만이 꽁꽁 얼어붙어 10km 건너 아르헨티나 기지까지 설상차를 타고 다니던 1990년대 초와는 극명히 대조되는 상황이다. 기지에서 약 4km 떨어진 메리언 소만의 빙벽은 지난 50년 동안 1km가량 사라졌다. 그중 절반은 최근 10년 새 사라진 것이다. 문제는 빙벽이 사라지는 속도도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름이 찾아오는 12∼2월이면 하루에도 몇 차례씩 무너져 내린다.

펭귄의 쉼터로 활용되던 빙하와 빙붕이 이처럼 녹으면서 펭귄은 생존에 직접적 타격을 받고 있다. 먹이를 찾다 지친 어린 펭귄이 쉼터를 찾지 못해 죽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 따뜻한 바닷물이 유입되고 남획(濫獲, Over catching)이 계속되면서 주식인 크릴이 줄어들어 굶어 죽는 펭귄도 생기고 있다. 생존 경쟁 때문에 싸움이 일어나는 경우도 부쩍 늘었다.

올해 초 남극을 다녀온 환경부 관계자는 “최근 세종기지가 있는 킹조지 섬을 포함해 남극 전역에서 펭귄 개체수가 줄었다”며 “정확한 숫자는 파악하기 힘들지만 펭귄마을에 사는 펭귄수도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실제 남극반도 최북단 앤버스섬에 사는 아델리 펭귄 개체수가 최근 25년간 3분의 2로 줄었다는 보고도 나와 있다. 아델리 펭귄은 남극에 사는 펭귄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대표 종에 속한다.



남극의 급격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국제 공조도 최근 점점 강화되는 추세다. 그런 노력 중 하나가 남극 일대에 조약에 따라 운영되고 있는 ‘남극특별보호구역(ASPA)’을 지정하는 것이다. ASPA에 들어가려면 해당 지역을 관리하는 국가가 마련한 지침에 따라 허가를 받아야 한다. ASPA에는 연구 목적 이외의 출입이 제한되고 설상차 등 동력을 이용한 운송 수단이 금지되는 등 엄격한 보존 조처가 내려진다.

시름을 앓던 세종기지 인근의 펭귄마을에도 얼마 전 희소식이 날아왔다. 지난달 17일 미국 볼티모어에서 열린 제32차 남극조약협의당사국회의는 한국이 제안한 ASPA지정 신청을 최종 승인했다. 정부는 2007년 펭귄마을이 자리한 킹조지섬 바턴반도의 나렙스키곶에 대한 생태조사를 진행한 데 이어 지난해 이곳을 ASPA로 지정해달라는 신청서를 남극조약 사무국에 제출했었다. 이에 따라 펭귄마을은 ASPA로 선정된 71번째 지역, 한국은 ASPA를 관리하는 15번째 나라가 됐다.

당사국 회의의 결정에 따라 한국은 앞으로 펭귄마을에 대한 출입 관리와 생태 보존 관리 책임을 맡게 된다. 한국 정부가 제출한 관리 계획에 따라 각국 정부에서 허가를 받은 과학자들에겐 누구에게나 출입이 허용된다. 5년마다 한 번 씩 펭귄마을에 대한 생태조사 보고서를 작성해 국제사회에 보고할 의무도 져야 한다. 그렇다고 펭귄마을이 한국의 주권이 통하는 영토가 된 것은 아니다. 1959년 체결된 남극조약은 남극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학계에서는 펭귄마을에 대한 관리권 확보는 상상 이상의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학문 연구에서 그간 극지 식물과 해양 미생물에 국한된 연구 주제를 확대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펭귄’ 등 희귀 극지 동물에 대한 학문적 관심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에는 펭귄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학자가 한 명도 없다. 펭귄마을에 대한 지속적인 생태 조사와 관리를 하다보면 외국에만 의존하던 희소 학문에 대한 관심도 따라서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이번 관리권 확보에 이어 올해 9월 국내 첫 쇄빙선 ‘아라온호’가 취항하고 2011년까지 남극 대륙에 제2과학기지 건설이 끝나면 지구상 마지막 남은 ‘자원의 보고(寶庫)’ 남극을 둘러싼 총성없는 외교전에서 한국의 위상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의 목소리도 일부에서 나온다. 환경부는 올 하반기 중 펭귄마을의 운영계획을 남극조약 사무국에 제출하고 올해 말부터 펭귄마을에 대한 본격적 관리에 들어갈 계획이다.

우리나라가 경제적, 사회적으로 발전하면서 이제는 사람이 살 수 없는 남극의 개발과 환경보호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세종기지에서 활동 중인 대한민국 과학자들의 역할에 한층 더 큰 기대를 해 본다. 인류전체를 위한 봉사자로서의 역할과 미래의 자원 확보를 위한 높은 성과를 내기를 바란다.




글 :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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