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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2/19
    왜 이렇게
    은수
  2. 2006/02/19
    North Country
    은수

왜 이렇게

 무엇 하나 제대로 되는 것이 없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힘만 빠진다. "유독 너에게만"이라고 했던 그 말이 맞아떨어진 것처럼 재수가 옴붙은 것처럼. 자꾸 스스로에게 낙인을 찍고, 어쩔 수 없는 것마냥 힘이 빠지고 있다.

 근 한달을 고심해서 단 1분만에 집에다 메일을 보내버린 걸 보면 나는 참 성의없는 인간이다. 나의 성의없음 때문인지 자신이 원하는 결과가 아니기 때문인지 아버지가 분노하고 있지만. 설득할 힘도 대답할 힘도 나질 않는다. 될 대로 되라지. 날 더러 어쩌라는 거야.

 작은 시선조차도 민감하게 느껴진다. 넌 왜 날 보고 있지, 왜 그런 눈으로 보는 거지,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뭐 때문인데. 피해의식에 사로잡혀서 멍하니 땅만 쳐다보다가. 할 말도 의욕도 사라졌다. 열심히 해도 의미가 없다는게, 그 한마디가 나를 털썩 주저앉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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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th Country

영어 자막에 보기 힘들었지만 어쨌든 집착하면서 다봤다. 한국 개봉날짜가 확정되지도 않아서 기다리긴 넘 궁금했다. 개봉하면 다시 한번 봐야겠다.

 

 몬스터의 주인공 샤를리즈 테론이 주연을 맡은 는 직장내 성희롱에 대한 미국내 첫번째 소송이라고 전해지는 1984년도의 '젠슨 대 에벨레스 광산(Jenson vs. Eveleth Mines)' 케이스를 영화로 만든거라고 한다.

 

 두 아이를 키우기 위해, 돈을 벌기 위해 광산 노동자가 된 조시가 처음으로 겪는 관문은 소위 '밑' 검사이다. 그게 시작이었다. 광산에서의 일은 남성이 되길 요구했고, 그보다 더 힘들었던 건 주변 남성 노동자들로부터 매일같이 듣는 모욕적인 성희롱이었다. 입만 열면 나오는 여성비하적 욕설들. 그리고 그녀가 불만을 갖고 입을 열면 열수록 거세지는 보복들. 해고의 위협들...너무도 끔찍했다. 벽에 그려진 오랄 섹스 장면과 한 여성 노동자의 락커 안에 뿌려진 정액, 도시락 안에 들어있던 성기 모양의 물체......비난을 퍼붓는 남성노동자들. 그러나 그의 아들도, 그의 아버지도, 그녀의 편이 아니었다. 세상은 모두 그녀를 비난하고 있었다.

 

 그러나 더욱 끔찍했던 것은 소송과정이었다. 아들의 아빠가 누구인지, 숱한 남자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져왔지 않냐고 묻는 법정에서의 폭력적 상황들. 심지어 그녀가 고등학교 선생으로부터 강간당한 것조차 부인되며 '성적 관계'의 증거로 제출되는 상황이 정말 보기 힘들었다. 남성 동료들로부터 겪은 성희롱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문제가 계속 이야기 되고 있었다.

 

 이 영화는 한국 영화,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를 떠올리게 했다. 80년대 반성폭력 운동을 유발시켰던 많은 사건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 강간을 당할뻔한 여성이 혀를 깨물어 논란이 된 '변월수 사건'을 영화로 만든 것이다. 이 영화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반복된다. 피해자의 성경험 여부와 피해자의 성격, 인간관계까지 들먹이며 성폭력을 부인하려는 그 상황 말이다. 아, <<피고인>>도 있다.

 

 아마도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여성들이 그런 과정을 겪었을 것이다. 그리고 또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너는 성경험이 있어, 너는 성적으로 문란해, 니가 남자를 먼저 유혹한 거야, 니 옷차림이 문제야, 니가 조심하고 다녔어야지.......그러니 넌 성폭력 피해자가 아니야."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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