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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복영이와 민영이

김민기의 '친구'를 불러본지도 너무 오래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는 동아리 선후배 10여명이 함께 송년회를 했다.

당시 함께 '친구'를 부르던 벗들...

이제 다들 40대에 접어 든 이들의 가슴에는 여전히

아직 떠나보내지 못한 친구가 살아 일렁거리고 있었다.

 

키타를 치며 '친구'를 줄곧 불러주던 동아리 동기 정외과 '복영'이는

80년대 후반 어느 날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구류와 구속을 겪으면서 계속 쫓기는 심리적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어디론가로 계속 도망을 가는 중에 동사한 것이다.

자유롭지 못했던 나는 한 줌의 재로 흩뿌려진 복영이에게 찾아갈 수 없었다.

 

또 한 명 나의 사랑하는 85 후배는

아직도 정신적으로 80년대에 머물러 있고

이 대학 저 대학을 배회하고 다니며 80년대를 살아가고 있다.

송년회에도 온 이 후배는 80년대에 멈춘 사고체계로

아직 먼 허공을 응시하며 온 몸에 응고된 시대적 괴로움을 짊어지고 있었다.

 

함께 노래하고 춤추고, 밥 먹고 술 마시며

토론하고 동아리방에서 거리에서 나를 북돋아주던 동기와 선후배들 

그 중에서도 이 둘은 나의 가슴 속 불꽃을 지키는 수호천사들이다.

누군들 진한 추억과 큰 슬픔이 없겠는가마는

찬란한 추억과 가슴 저린 슬픔으로 살아 있는 친구를 그리워하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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