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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 임금격차 해소 절실

비정규 임금격차 해소 절실

성별·연령별·학력별 노동차별도 극심

160년전 칼 마르크스는 노동자들에게 생존을 위해 단결할 것을 강조했다. 하지만 온갖 차별요소로 나뉘어 있는 지금의 노동자들에게 이 요구는 무색하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여성과 남성, 고령자와 젊은이, 고학력과 저학력 등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정부는 법을 제정하는 등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두드러진 성과는 미흡하다.

최근 가장 진통을 겪는 노동차별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다.

우리나라 노동자의 35.5%를 차지하는 비정규직의 임금은 정규직의71.0%다. 노동부는 비정규직을 보호하기 위한 법을 제정하고, 시행령을 입법예고하는 등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격차는 쉽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최근 노동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임금격차는 전년보다 0.5%만 줄었다.

지난 30일 서울 세종로청사 앞에선 비정규직연대회의 주최로 40여명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현장에서의 노동차별 해소를 호소했다. 유통업 금융업 공공부문 등의 비정규직으로 근무했던 이들은 고강도 노동과 해고 및 건강악화 등 차별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남녀간 노동차별은 임금격차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지난해 우리나라 여성노동자는 644만명(남녀 전체의 42%, 민주노총 자료). 노동부 최근 발표에 따르면 여성노동자 월평균 급여액은 66.2% 수준이다.

대기업은 이보다 더 심하다. 지난해 10대그룹 상장사 여직원 연봉은 3429만원으로 남성(5592만원)의 61.3%였다.

여성이면서 비정규직인 경우 노동차별은 더 극심하다. 42%를 차지하는 여성노동자는 경제활동참가율로 보면 50.1%. 하지만 이중 436만명(67.7%)이 비정규직이다. 결국 비정규직은 여성노동자에게 집중돼 있다는 의미다.

연령별 노동차별은 이미 사회적으로 용인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60대 이상 고령노동자의 임금은 20대 노동자와 비교해 1998년 101.5%였으나, 2004년엔 71.1%로 하락했다. 임금상승률도 20대는 1998년 87만원에서 2004년 121만원으로 40% 올랐으나, 고령노동자는 1998년 88만원에서 2004년 86만원으로 낮아졌다. 고령자의 임금하락은 외환위기 이후 본격화된 기업구조조정과 조기은퇴 등의 여파로, 고령자 취업환경이 선진국에 비해 열악하다는 것을 뜻한다.

학력별 임금격차는 외환위기 이후 일시적으로 줄어들다가 최근 다시 확대되고 있다. 고졸이하 학력을 가진 노동자의 평균임금을 100으로 할 경우 전문대 이상은 1998년 153이었으나 2000년 142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2004년에는 149로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노동자 사이의 임금격차는 더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LG경제연구원 조용수 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저부가가치 업종 종사자나, 지식정보화에 적응력이 떨어지는 중고령자, 저학력자 등의 상대적 임금 수준은 하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는 사회 전반의 양극화를 가속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취약계층의 직업능력, 부가가치 창출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다양하고 전문적인 훈련기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출처: 내일신문, 2007.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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