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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 “우리도 대선 출마하겠다”…선관위 앞에서 거친 몸싸움

17대 대통령선거 후보등록 첫날인 25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장애인들이 전경들과 거친 몸싸움을 벌인 끝에 휠체어에 탄 채 끌려나가는 일이 벌어졌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은 이날 한나라당의 장애인 활동보조금 삭감안에 항의하기 위해 선관위에서 삭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머리를 깎아서 대선 후보로 등록하겠다”면서 선관위 후보등록처 앞에서 자신들의 머리를 삭발하기 시작했다. 장애인차별 철폐연대 회원들은 한나라당이 장애인 활동 보조예산을 삭감한데 항의하기 위해 이날 시위를 결행했다.

한나라당은 지난해 12월 12일 박계동의원 주도로 국회 예결산소정소위원회에서 장애인복지예산을 삭감하려했으나, 장애인 단체의 항의에 부딪쳐 이를 포기했다. 한나라당은 장애인들에게 유감을 표명하고 장애인 복지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는 문서를 작성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올해 한나라당 국회 예결산조정소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예결산소위에서도 장애인활동보조예산을 삭감했다.

철폐연대 회원들은 ▲장애인 연금제도 도입 ▲활동보조 권리 보장 ▲수용시설 장애인의 탈시설 권리 보장 ▲장애인의 주거권 보장 ▲정신지체, 발달장애인 지원법 제정 ▲사회복지법인의 공익이사제도입, 사회복지사업법 개정 ▲장애관련 사회복지 지출을 OECD대비 2.5%수준으로 대폭 확충할 것 등 장애인생존권 7대 요구를 제시하고, 주요 대선후보들에게 이에대한 답변과 면담을 요구했다.

이들의 시위는 곧 전경들의 제지에 부딪쳤다. 경찰은 이들에게 철수를 요구하고, 응하지 않자 전경을 동원해 강제로 해산시켰다. 이 과정에서 후보등록처에 나와있던 취재진들이 몰려들면서 아수라장을 이뤘다. 전동휠체어에 탄 장애인들은 전경들과 몸싸움을 벌였고 일부 회원들은 휠체어에 탄 채로 끌려나갔다. 이들은 "언론이 보고 있다"고 외치며 항의했으나, 전경들은 오히려 "시위대가 무력을 행사하는 모습을 영상에 찍으라"고 취재진에게 주문했다.

밀고 당기는 상황에서 대선후보등록을 하러온 경제 공화당 허경영 후보측이 나와 상황정리에 나섰으나 잠시뿐 다시 무력 총돌이 일어났다. 결국 남자회원들은 모두 전경이 선관위 건물 밖으로 끌어냈고, 여성 회원들만 남아서 시위를 이어갔다.

이들은 후보등록을 마치고 나오던 민주노동당 당원들에게 의견서를 제출하고는 시위를 해산했다.

 

11/25 국민일보 조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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