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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8/06 이시종 충북도지사! 보호자 없는 국공립병원을 기대해 본다.

이시종 충북도지사! 보호자 없는 국공립병원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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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인가 어머님이 갑자기 건강이 급격히 나빠 지셨다.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아파도 돈 들어갈까 봐 자식들한테 쉬쉬하다가 큰 병으로 옮겨간 경우였다. 급히 모시고 대학병원으로 입원, 검사와 치료에 들어갔다. 자식들, 며느리 모두 직장에 다니는 지라, 그나마 덜바쁜 1월이라 막내인 내가 일주일 휴가를 내고 간병을 하게 됐다.

 

뭐 어머니도 여성인지라 대소변, 씻기 이런 것들은 어쩔 수 없이 낮 시간 간병인의 도움을 받고, 나는 밤새 소변 량을 1시간 간격으로 재기만 하면 됐다. 그런데 1시간에 한 번씩 소변 량만 체크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나야 간병인이 계셔서 낮에 잠시 눈이라도 부치니 그나마 나았지만, 내 휴가 뒤 온종일 엄마에게 붙어 간병을 하셨을 분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말이 시간당 소변 량 체크지 하루 종일 잠을 못자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나 같은 강철체력도 2-3일 지나니 비몽사몽이었는데 여성분인 간병인은 오죽했으랴?

 

 

문제는 한 달이 지난 후였다. 병원비는 이런 저런 검사, 진료, 치료, 입원비, 식대 등 건강보험이 적용돼 60여만 원이 나왔다. 그런데 간병비가 150여만원. 배보다 배꼽이 크다. 딱 두 달 입원 하고나서 정말 허리가 휘었다. 꼼짝없이 누워있는 어머님, 핵가족 속에 맞벌이하는 자식들, 이들에게 간병을 위한 인력은 절실하다. 그 금액이 감당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서기 때문에 죽을 맛이다. 살며 처음으로 돈이 절실했던 때였다.

 

그럼 월 180만원을 받는 간병인이 고액의 임금을 받는 귀족노동자인가? 아니다. 간병인들 역시 밤낮없이 중환자를 돌보다 보면 자신들도 파김치가 된다. 하루 6만원의 일당을 받기 위해선 꼬박 24시간 중노동을 해야 한다. 물론 밤엔 새우잠을 자겠지만. 또한 특수고용노동자 신분이다 보니 산재보험도 가입하지 못해 간병 도중 다쳐도 어디 가서 하소연조차 못한다. 거기다 우리 어머니 같은 중환자를 만나면 일주일도 못 버티고 나가떨어지기 마련이다. 이게 간병노동자의 현실이다.

 

 

서구유럽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수발보험이라는 제도를 두어 간병까지 국가가 운영하는 보험으로 처리를 한다. 무상의료체계가 확고히 자리 잡은 나라들이니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지만 ‘국민의 건강이 국가의 부를 가져 온다’는 확고한 신념의 대가다.

 

 

무상급식에서 보듯 우리나라의 경우도 ‘무상교육’ ‘무상의료’란 보편적 복지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이런 진보적 의제에 대해 ‘되면 좋지만 될 법이나 한 소리여?’ 하던 것이 이제는 ‘그런 세상도 가능 하겠구나’로 바뀌고 있다.

 

 

서민들을 위한 진보적 의제를 내세워 당선된 이시종 충북도지사가 새로운 세상을 위해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한다. 정말 환영할 만한 일이다. 확정되진 않았지만 함께 이 사업을 준비한 시민사회단체들은 간병에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을 위해 도내 공립병원인 청주의료원, 충주의료원, 유일한 3차 국립병원인 충북대병원에 우선 시범적으로 운영 될 예정이라고 한다. 물론 이런 새로운 시도에는 난관도 있을 것이다. 변화를 두려워 하는 책상머리 실무진이 서민들의 고통을 외면하며 예산 타령이나 하고 역사적 실험을 방해 하려들 수도 있다.

 

 

이시종 충북도지사. 도민들의 새로운 열망 속에 예상을 깨고 당당히 도지사에 당선됐다. 도민들의 열망은 구태의연한 수구정치가 아닌 서민들을 위하는 새로운 정치를 부탁한 거다. 이런 도민들의 열망을 현실로 화답해 줘야 한다. 그 첫 출발은 “보호자 없는 국공립병원”이다. 이시종 충북도지사에게 새로운 희망을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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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6 14:49 2010/08/06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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