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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

몽고가 고려를 침입했을 대 고려인들은 무식하게 8만자가 넘는 글자를 목판에 새긴다. 그런데 그 8만자가 넘는 글자 중에 오타가 없다(오타가 있다는 놈도 있다. 그러나 근거가 없다.). 오자 하나를 용납할 수 없었던 이유는 오타를 용납할 수 없었던 시대적 상황때문이었고, 그 시대적 상황을 순종할 수 없었던 장인들의 정성 때문이 아닐까.

 

오타가 없다는 것은 글쓰는 사람에게는 아주 기본적이며 중요한 것이다. 오타는 글자 한자가 틀리는 문제를 넘어서 생각의 방향과 진로에 영향을 준다. 배가 제대로 가기위해서는 조타수의 역할이 중요한 것과 같다. 특히 공부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공부를 한자 한자 새겨듯이 해야한다. 한자라도 틀리면 목판을 바꿀 수 밖에 없다는 정신으로 공부해야 한다. 8만개의 번뇌를 새겨넣은 대장경판 제작과정은 자신의 역사와 자유를 포기하고 십 수년간 칼 끝에 모든 정신을 집중한 결과이다.

 

대장경판에는 모든 번뇌와 자유가 함께 녹아있다. 공부의 끝은 없으나 한 덩이씩 마무리를 하다보면 고통스러웠던 과거가 묻어나는 논문이나 보고서가 오랜 동안 뿌듯함을 주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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