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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택

1. 선관위에서 아무런 쪽지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아픈 다리를 이끌고 투표장으로 갔다. 그리고 주저없이 주경복을 선택했다.

 

2. 이인규는 알려진 인물도 아니며, 전 정권의 콩고물을 퍼먹다 이제는 선거에 나와 콩코물 묻은 그 입으로 민주를 논했기 때문에 선택 대상에서 제외. 또한 가능성도 없었고.

 

3. 교육 대통령이라는 수사에 '전제적' 요소가 칠갑이 된 상황에서 권력을 우리가 쥐자, 이 따위 발상은 내 개인의 입장에서는 별로 용납할 수 없는 것이고. 더구나 나는 주경복을 잘 모르는데다가 그의 공약을 인터넷에서 대충 훑어 보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아주 구체적인 지지사유를 들기는 어렵다.

 

4. 주경복이 이 땅에 교육의 희망이라고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 한 사람의 낙선 때문에 좌절할 필요는 없다. 낮은 투표율 운운하기에는 민주적인 교육환경을 요구하는, 평등한 교육을 지향하는 인식이 덜 되어 있는 탓을 누구에게 하랴. 답답하기는 하지만, 시민이 시민을 '욕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본다. 이미 파탄이 난 상황에서 아슬아슬하게 끝났다고 교육감 선거를 운운하고 싶지도 않다.  모두다 지 새끼 중하고 남의 새끼 연필로 쑤시고 책으로 덮어서 밟고 넘어가야 할 상대로 보는 인식이 존재하는 한, 주경복이 100명이 나와도 바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여전히 희망은 공정택을 선택한 시민들이다. 그러나 그 시민들을 압도할 힘, 새로운 시민이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자.

 

5. 교육에 대한 희망은 아래에서부터 나온다. 지 새끼 걱정하는 10%만 남의 새끼를 걱정하면 세상은 조금 더 바뀐다. 주경복이 강남, 서초, 동작, 송파 등 서울 남부지방의 부자새끼들에 대한 원망은 말았으면 좋겠다. 문제는 부자새끼들을 닮으려는 민중의 고약한 습성부터 고쳐야할 것이다. 돈지랄하는 부모들과 그들에게 목숨을 내놓고 있는 학원들을 탓하기보다 '돈만 있으면 내새끼도'하는 생각도.

 

6. 사족으로 붙이자면 전교조가 교육개혁에 대한 강의를 여러 번 한 것으로 안다. 그 강의를 들은 바 있다. 내내 MB의 교육정책을 비판하면서 대안은 '핀란도 모형'만을 금과옥조처럼 제시하면서 정작 결론은 주경복 한 방에 모든 것이 바뀔 수 있다는 논조의 강의는 되려 반발만 사기 마련이다. 전교조가 분발해 주었으면 한다. 새로운 시민 때문에 그렇다. 그들이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이 장차 교육감을 직접 뽑는 아이들이 되기 때문이다. 선생의 개인적인 지향과 사상을 노출하기 보다 폭넓은 세상에서 공정택과 같은 인물이 왜 교육과 적합하지 않는 인물인지 스스로 깨닫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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