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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사람들은 의례 자신이 돕지 못함에 미안하다는 말을 자신이 바쁘고 지친다는 표현으로 대신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실제 바쁘고 지치는 것은 사실이다. 근데,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다른 일에 집중하기 보다는 다시 일에 집중함으로써 바쁘고 지친 것에 대한 보상받기를 원한다. 이것이 바로 노동중독의 시발점이다.

 

솔직히 말을 하는 게 아니었다. 혼자서 해도 될 것을 관하게 의지했다는 생각도 들고.

그 얘의 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내 몸 불편한 것을 누구에게 탓하랴. 적어도 아픈 시간 동안만큼은 내가 이사정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는 편이 더욱 낫다. 내가 집에 있으면서 하는 얘기들은 별로 설득력이 없는 것 같다. 빠른 시일 내에 몸이 불편하더라도 출근하는 편이 나을 듯하다.

 

성환이가 간 뒤, 다시 짐정리를 하고 나니 벌써 2시 30분이 넘었다. 이리저리 정리할 것이 한둘이 아니다. 버려야 할 것은 버렸고, 대충 가져갈 것들은 모아 두었다. 이사한 이후로, 제발 갈등이 없어야, 특히 내 투정이 없어야 할 것인데. 지친 몸을 이끌고 온 사람에게 뭔가를 시킨다는 것도 사실 부담이 크다. 어떻게든 빨리 일을 마쳐야 할 듯하다.

 

전세금 일부는 부산집에서 빌려서 충당하기로 하고, 현재 있는 집의 전세금은 8일까지 일부를 받기로 했다. 첫 번째 잔금은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않을 수 있어서 다행인데. 그 이후가 문제다. 돈문제를 혼자 해결한다는 것도 가당찮은 부담이다. 이미 미보집이 힘든 상황이라는 걸 모르는 바가 아니므로, 지금 상황은 내가 어떻게든 돌파하는 수 밖에. 여하간 기분이 언짢아, 짐정리는 내일로 미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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