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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글

설날을 보내며...

 

우리나라에서는 일년중 가장 큰 명절인 설날이 이제 다 지나갔다.

운 좋게도 금년의 설날은 주말이 겹쳐 휴일이 제법 길었다.

가장 안성 맟춤으로 설날이 목요일에 해당하니 휴일이 닷새나 된 셈이다. 금년의 우리집 설날은 여느때 처럼 시골에서 보내지 않고 우리집에서 노부를 모시고 보낸 첫해가 되었다.

어쩌면 이렇게 하는것이 가장 실효성 있고 현실적이라 할수 있을것이다. 한사람만 움직이면 많은 사람이 편하게 설을 보낼수 있다.

 

설날이란 여자들에게는 참으로 번거롭고 피곤하고 힘든 것이다.

그러나 일년중에 가족과 친지들을 가장 많이 만나보는 날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쩌면 번거롭고 힘들지만 이런날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예로부터 우리는 설날에는 아이들에게 고운 옷을 마련하여 입혀왔는데 이것을 세장이라하고 윗 어른들을 찾아뵙고 인사드리는 것을

세배라하고 이때에 내어 놓는 술을 세주라하며 더불어 먹는 음식을 세찬이라 하였다. 

우리민족이 오랜동안 이렇게 지내온 명절을 일제 강압기에는 말살하기위해 온갖 수단으로 괴롭혔다.

심지어는 설을 위시하여 약 일주일 정도를 방앗간의 영업을 중단시키기도 했다. 그것에 뿌리를 두어 얼마전 까지만해도 설날은 공휴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고유의 명절을 찾아 사흘간이나 휴일을 만들었으니 이것 또한 우리의 잃었던 뿌리의 한편을 찾은셈이다.  내가 어렸을때 시골에서는 정월 초하루부터 시작하여 대보름날까지 웬만한 일은 다 쉬고 설날로 보내면서 대보름날이 지나면 그래도 아쉬워서 그 다음날을 고만이날이라 정하여 그날에 일을 하면 기능이 늘지 않아 고만 그대로 있다고 하면서 쉬는 날을 하루더 보태는 관습이 있었다. 그렇게 우리민족은 설날을 즐겼다.

 

세월은 우리 모두를 변하게 만들었다.

변해야 살아갈수 있도록 만들었다. 모든것은 간소화 되고 변질 되었다. 그래도 설날은 우리 민족에게는 일년중 가장 큰 명절임에는 틀림이 없다. 형제 자매들이 왔다가 다 떠나고 마지막으로 아들마져 떠나고 나니 아내와 단둘이 횡하게 남으니 조금은 허전함도 느껴진다. 그래도 우리에겐 내일과 내달이 있고 또 내년이 있기에 변함없는 삶을 영위할수 있는것이다. 

내년은 또 어떤 모습의 설날이 다가올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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