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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31
    본전
    공돌
  2. 2008/07/31
    공정택
    공돌

본전

아가페적인 사랑을 하기에는 아직 내가 그리 완성의 문틈에 진입을, 아니 문틈의 냄새도 맡아보지 못한 자로서 별 할 말은 없다.

 

몇 개월 동안 결혼을 준비하면서 정작 우리 둘은 결혼에 대해 이견을 갖거나 싸운 적은 별로 없으며, 양 부모들의 인식과 입장을 조정하는데, 신경을 쓰고 감정의 완급이 있었음을 확인했다. 정작 마음이 허한 것은 내가 다친 전후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가 많은 부분을 처리하고 있으니, '당신은 나를 배려해야 한다'라는 강박이 있었던 것 같다. 그것이 결혼과 연관되어 다투기 보다 사소한 문제로 얼굴이 불거졌던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다친 이후에도, 당신은 나에게 좀 더 양보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생각을 계속 지켰던 것 같다. 사정상 그녀의 심각한 두통이 되려 나에게는 조바심으로 다가오고 또 다시 챙겨야 한다는 부담에 아픈 몸을 이글고 그녀를 챙겼지만. 그것으로 끝내야 했다. 그러나 마음은 간교하게도, 속마음을 가만있도록 허락치 않더라.

 

짜증을 냈고, 되려 그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게 했는데. 그게 더욱 불편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건 나도 '본전'생각하면서 내가 한 만큼 독같이, 혹은 그 이상으로 덕보자는 고약한 심리 때문일 것이다. 여전히 멀리보지 못하고 가까운 것에 집착하고 있는 나를 보면 생소하다. 두 사람이, 두 시민이 결합하는 행위에 많은 진통이 따르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만, 나로선 내가 오히려 더욱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는 점에 의아함을 느낀다.

 

나 혼자, 노력으로는 쉽지 않을 것이다. 대화하고 감정과 생각을 주고 받아야 한다. 혹시 마음에 분이 있다면 그건 공평치 못한 것이고, 공정치도 못한 것이다. 가능하면 결혼 이전에 짧은 기간 동안 '결혼 준비 수첩'을 써보는 것도 결혼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그리고 언제나 새로이 시작해야할 결혼생활의 준비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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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택

1. 선관위에서 아무런 쪽지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아픈 다리를 이끌고 투표장으로 갔다. 그리고 주저없이 주경복을 선택했다.

 

2. 이인규는 알려진 인물도 아니며, 전 정권의 콩고물을 퍼먹다 이제는 선거에 나와 콩코물 묻은 그 입으로 민주를 논했기 때문에 선택 대상에서 제외. 또한 가능성도 없었고.

 

3. 교육 대통령이라는 수사에 '전제적' 요소가 칠갑이 된 상황에서 권력을 우리가 쥐자, 이 따위 발상은 내 개인의 입장에서는 별로 용납할 수 없는 것이고. 더구나 나는 주경복을 잘 모르는데다가 그의 공약을 인터넷에서 대충 훑어 보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아주 구체적인 지지사유를 들기는 어렵다.

 

4. 주경복이 이 땅에 교육의 희망이라고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 한 사람의 낙선 때문에 좌절할 필요는 없다. 낮은 투표율 운운하기에는 민주적인 교육환경을 요구하는, 평등한 교육을 지향하는 인식이 덜 되어 있는 탓을 누구에게 하랴. 답답하기는 하지만, 시민이 시민을 '욕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본다. 이미 파탄이 난 상황에서 아슬아슬하게 끝났다고 교육감 선거를 운운하고 싶지도 않다.  모두다 지 새끼 중하고 남의 새끼 연필로 쑤시고 책으로 덮어서 밟고 넘어가야 할 상대로 보는 인식이 존재하는 한, 주경복이 100명이 나와도 바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여전히 희망은 공정택을 선택한 시민들이다. 그러나 그 시민들을 압도할 힘, 새로운 시민이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자.

 

5. 교육에 대한 희망은 아래에서부터 나온다. 지 새끼 걱정하는 10%만 남의 새끼를 걱정하면 세상은 조금 더 바뀐다. 주경복이 강남, 서초, 동작, 송파 등 서울 남부지방의 부자새끼들에 대한 원망은 말았으면 좋겠다. 문제는 부자새끼들을 닮으려는 민중의 고약한 습성부터 고쳐야할 것이다. 돈지랄하는 부모들과 그들에게 목숨을 내놓고 있는 학원들을 탓하기보다 '돈만 있으면 내새끼도'하는 생각도.

 

6. 사족으로 붙이자면 전교조가 교육개혁에 대한 강의를 여러 번 한 것으로 안다. 그 강의를 들은 바 있다. 내내 MB의 교육정책을 비판하면서 대안은 '핀란도 모형'만을 금과옥조처럼 제시하면서 정작 결론은 주경복 한 방에 모든 것이 바뀔 수 있다는 논조의 강의는 되려 반발만 사기 마련이다. 전교조가 분발해 주었으면 한다. 새로운 시민 때문에 그렇다. 그들이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이 장차 교육감을 직접 뽑는 아이들이 되기 때문이다. 선생의 개인적인 지향과 사상을 노출하기 보다 폭넓은 세상에서 공정택과 같은 인물이 왜 교육과 적합하지 않는 인물인지 스스로 깨닫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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