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사기

1.

한여름 석달이 넘도록 파업을 벌인 끝에, 끝내 타결을 보았노라 해서 기뻐했더니, 그 타결이 그 타결이 아니었더라. 근무 시간 중 노조 활동은 4시간을 넘지 못하고, 노조가 게시물을 붙일 때도 사용자와 협의를 해야 한다든가? 누가 이런 것을 타결이라고 이름 붙였는가.  종국에 노조 없는 학교를 만들고 말겠다는 서울대를 지배하는 저 지독스런 '교수'들이 날마다 침 튀기며 가르치는 것들은 무슨 내용들일까?

 

2.

교육부 장관인가를 지냈다는 문 용* 교수가 라디오에 나와서 그럴듯한 말빨로 사람들을 훈계하고 있더라. '저 자신 뿐만 아니고 주변 이웃을 생각하는 이기적이지 않은 사람'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부모들의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등등... 이렇게 좋은 말씀을 잘도 하시는 분들이 수백 수천명일텐데 그 입들이, 자기들이 밥 먹고 회의하고 토론하고 모임하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총장실 아래 한 데서 자며 농성을 벌일 때에는 모두들 한결 같이 그처럼 조용했었을까? 배려해야 할 이웃에도 '급'이 있다는 말인가?

 

3.

한때 어용 교수들을 추방하자고 선동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아무도 그런 추방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독재 정권에 빌붙어 먹던 어설픈 어용교수들은 가고, 입심 좋은 자본의 하수인들만 남아, 오로지 그들의 '하인'들에 대해서만 '이기적이지 않기'를 가르치고, 잘 먹고 사는 이웃들을 '배려'할 것을 열심히 가르치고 있다.

 

4.

고대에서는 학교 방침에 반발하던 학생들이 시위 중 벌어진 일로 '출교' 조치를 당했단다. 퇴학도 아니고 아예 학적에서 이름을 지워버리는 것이 출교 조치라는 것임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그런 징계도 있었구나. 그들이 병설 전문대 학생들이 아니라 '진짜 고대 식구'들이었으면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법원은 덩달아 그 출교 학생들의 농성 천막까지 치우라는 판결을 내렸다. 아카데미에서의 정의도, 사법적인 정의도 모조리 사망 선고를 받고 말았지.

 

5.

'진리', '정의', '기상'  어쩌고 하는 따위 죽은 말들로 치장된 대학 로고들을 한 데 모아다가 장사라도 지내줘야 하지 않나 싶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