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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너희들 어디서 왔니?!

금요일 밤에 집에 들어갔더니,

화장실 겸 욕실 바닥에 구더기 천지더라.

얼마나 놀래고 기가 막히던지, 참나...

이게 무슨 날벼락 같은 현상인가...

그 넘들 중 몇몇은 방안으로 기어들어왔다...

 

뭥미! 이 시추에이셩은!

한 열흘 전부터 죽은 생물체의 썪는 냄새가

화장실 겸 욕실 내부에 진동을 하였다.

그 냄새가 방안까지 스며들어 선풍기로 그 냄새를 빼내느라 고생했다.

 

욕실 겸 화장실의 구조가 어떠냐 하면 이렇다.

내가 사는 방은 원룸 식으로 화장실이 방 옆에 있는데,

화장실에 창문이 없다.

대신 욕실 겸 화장실 한 쪽에 주인 집 고장난 테레비, 세탁기 등

쓰레기 같은 잡동사니들이 들어차 있는 지하 광 같은 것으로 연결되는 문이 하나가 있다.

그리고 그 광 한 켠에 밖으로 통하는 조그만 창문(예전에는 종종 고양이가 이 창문을 통해 들어와서  

새끼를 키우며 살았다고 한다)이 있다.

연결되는 그 문을 닫으면 화장실은 공기 순환이 되지 않아서, 곰팡이가 피고 그 냄새와

곰팡이 균이 방으로 새어 들어온다.

그래서 그 문을 활짝 열어 놔야 화장실에 공기 순환이 조금 이루어진다.

 

그런데 금요일 밤에 들어오니, 구더기 천지라...

도대체 이 넘들이 어디서 기어들어 왔다는 것일까...

그래서 보니까 그 광에서 구더기들이 떼를 지어 몰려들고 있었다.

주인집에 얘기했더니,

주인집 아저씨가 와서 구더기들이 어디서 오는지를 살펴보았지만

어디서 나오는지를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 구더기들은 락스나 바퀴벌레 약으로도 죽지를 않더라...

그래서 그 문을 닫고 화장실 바닥에 있는 구더기들을 다 청소하고 잤다.

 

그 다음날 일어나서 욕실 겸 화장실 문을 열어보니,

어제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구더기들이 다시 몰려와 있었다.

이젠 구더기가 무섭다거나 더럽다는 생각보다는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살펴보러

광에 들어갔다.

그런데 도대체가 알 수 없더라, 어디서 나오는지를....

이것들이 광에서부터 욕실로 종대로 몰려서 욕실 겸 화장실로 기어들어오는데

그 행렬은 광에 있는 창문 앞에서 끝이 나 있었다.  

그리고는 어디서 왔는지 감이 안 잡히더라...

썩는 냄새의 진원지에서 구더기들이 아놨을 것이지만...

그 썩는 냄새의 진원지를 찾을 수가 없었다.

 

주인집 아들이 방충방제 전문 업체에다 문의를 해 봤더니,

그 업체들도 구더기의 진원지는 잘 찾을 수가 없단다.

그래서 오려 하지 않는단다.

눈에 보이는 구더기는 와서 방제할 수 있는데,

그거라도 괜찮다면 오는데,

진원지를 찾으라면 못 오겠단다.

그러면서 가르쳐 준 것이 구더기 잡은 약이 약국에 있느니 그걸 사다가

구더기가 오는 쪽에다 뿌리면 당분간 안 나타난다고 했단다.

그래서 어젯밤에 집에 갔더니,

약을 쳤나 보더라...

그런데 그 약이 약국에 있는 게 아니라 농약 파는 그런 곳에 있다더라...

 

어쨌거나 방에 들어가보니...

구더기 몇 마리가 또 방에서 뒹굴거리고 있더라...

그걸 치우고서 욕실 겸 화장실에 들어갔더니,

약을 뿌려서 그런지 구더기가 더 이상 안 나오더라...

 

그런데 이 구더기들이 방 현관문 옆에 보일러실 겸 빨래하는 곳이 있는데,

거기서 구더기들이 다시 줄줄이 기어 나오더라...

그래서 일단 다 쓸고 버렸다, 하수구에...

거기도 약을 쳤다는데,

구더기들이 그리로 몰려 나오더라...

오늘 가서 다시 잘 확인해 봐야겠다...

 

살다 살다 구더기가 떼로 나오는 집은 처음 봤다...

내가 살고 있는 방에 대한 정나미가 또 하나 떨어져 나갔다...

 

진원지를 몰라서 구더기를 완전히 퇴치를 못했으니,

다음에 또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인데... 쩝...

그때는 또 어쩌냐...

 

얘들아, 너희들 도대체 어느 별에서 왔니?!

이제 너희들 고향 별로 돌아가 주면 안 되겠니!

 

아, 놔... 진짜 미치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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