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2016/01/06

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16/01/06
    구도(構圖)
    곰탱이
  2. 2016/01/06
    정성
    곰탱이

구도(構圖)

<<방각본 살인사건>> 2권 중에서 발췌한다.

 

===============================================================

 

늙은 살구나무 아래 작은 집 한 채 있다. 방에는 시렁과 책상 등속이 삼분의 일을 차지한다. 손님 몇이 이르기라도 하면 무릎을 맞대고 앉아야 하는 너무나 협소하고 누추한 집이다. 하지만 주인은 아주 편안하게 독서와 구도에 열중한다. 나는 주인에게 말했다.

 

"이 작은 방에서 몸을 돌려 앚으면 방위가 바뀌고 명암이 달라진다네. 구도란 생각을 바꾸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바뀌면 그 뒤를 따르지 않을 것이 없지. 자네가 내 말을 믿는다면 자네를 위해 창문을 밀쳐 주지. 웃는 사이에 벌써 맑고 드넓은 공간으로 올라갈 걸세."

 

- 이용휴, <행교유거기(杏嶠幽居記)>

 

(276쪽)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정성

이번 역사소설은 <<방각본 살인사건>>(전2권)이다. 그 중에서 제1권에 나오는 대목 중 눈에 띄는 대목을 정리해본다,

 

=================================================================

 

"대단하이. 참으로 대단해. 그런데 백탑서생들은 왜 윤회매를 서로 배우고 가르치며 만드는 건가? 잘만 만들면 꽤 비싼 값을 받을 수 있겠지만 돈을 벌기 위한 건 아닐 테고."

 

김진이 잠시 답을 미루고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입가에 잔잔하게 흐르던 웃음도 사라지고 없었다.

 

"봄을 기다리기 때문이 아닐까 싶으이."

 

"봄?"

 

..... (중략)

 

"피지도 않은 매화를 미리 만드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그런다고 봄날이 당겨지는 것은 아니라네."

 

김진이 답했다.

 

"좋은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그저 두고 보며 기다려서는 아니 된다네. 꽃을 피우는 나무만큼 여린 것도 없지. 노력을 하고 정성을 쏟으면 그만큼 빨리, 크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법이야."

 

"꽃이 사람 마음을 읽기라도 한단 말인가?"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다. 김진이 쉼 없이 답했다.

 

"당연하지. 바로 그렇다네. 꽃은 우리네 마음을 읽지. 간절히, 정말 간절히 봄을 원하면 매화가 며칠 앞서 피기도 하는 법이야."

 

(262~263쪽)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