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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ver Back Down - 절대 물러서지 말그래이~

 

Never Back Down

 

감독 : 제프 왈드로
출연 : 숀 패리스, 엠버 허드,
제작 : 미국, 2008


평범한 소재를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고 할까..
예전 <베스트 키드> 같은 스토리를 세련되게 표현한 영화.

 

이종격투기를 좋아하진 않지만, 영화속 훈련장면, 격투장면등이 생동감 있게 표현되어 있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책임감, 세상에 대한 원망으로 마음속의 분노가 가득차 있는 고등학생

제이크가 이종격투기를 배우면서 가족과 화해, 친구와의 우정을 지키고, 자아을 찾아간다는

이야기이다.

 

격투기 스승인 진 역시 선수였던 동생의 죽음에 대한 책임감으로 가족과 헤어져 살고 있었지만,

책임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계 회복..내 가족을 지키는 것도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제이크의

이야기에 제이크를 비트다운으로 보내고... 가족을 만나러 떠나게 된다.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제목처럼 자신의 인생과의 싸움에서 포기하지 말것과 그 결과는 자신의

책임이라는 말을 스승 진의 입을 통해 강조하고 있다. 

 

상담을 공부하다 보니 더 그렇겠지만, 주인공의 내면의 갈등..두려움을 더 자세히 보게 된다고

할까... 청소년기에 느낄수 있는 혼란. 두려움이 더욱 와닿았던 영화였다.

 

이 영화를 보면서 즐거웠던 것들... 역시 멋진 배우를 보는 일이 아닐까^^

극중 제이크로 나온 숀 패리스 멋있다. 연기도 무난했지만, 남자다운 외모와 몸매가 격투기

장면에서 더욱 강조된다.

 

후반부에 제이크가 비트다운 경기에 출전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각 상대를 다른 기술로 이기는데

이종격투기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반길만한 장면이 아닐까 싶다. 격투기 훈련 장면이나 경기장면

모두 생동감 있는 촬영으로 무리없이 볼수 있었다. 

 

다만, 과격한 격투신과 애정신이 나오므로 12세 관람가로 개봉되기엔 무리가 있었지 않았나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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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데스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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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 감독 김병욱님 인터뷰..

계급도 계급이지만 정신적, 문화적 소수자들에게 애정이 크다는 김병욱님 왠지 정이가는 인물..

 

 

이런 예민한 반응의 소유자라니, 시트콤 감독 김병욱

 

* 출처 : [씨네21 2007-01-29 10:52]

 

언제부터인가 나는 소심한 사람들의 괴력을 눈치채게 되었다. 대범한 사람들이 세계를 들썩들썩 움직이는 동안 소심한 사람들은 주섬주섬 세상을 해석한다. 살아남기 위해 예민해질 도리밖에 없는 초식동물처럼 그들은 누가 힘을 가졌는지 계절이 언제쯤 변하는지 민첩하고 정확하게 읽어낸다. 미미한 자극에 큰 충격을 받고 사소한 현상에 노심초사하는 그들의 인생은 남보다 느리게 흐른다. 타고난 관찰자이며 기록자인 그들의 소극적 복수는 ‘이야기’다. 그들은 더디게 살기 때문에 삶을 사는 동시에 재구성한다. 목소리 큰 당신이 휘어잡았다고 생각하는 어젯밤 술자리에서 벽지처럼 있는 듯 없는 듯 듣기만 하던 동료가 있었던가. 그가 잠들기 전 떠올린 스토리 속에서 당신은 놀림감이었는지도 모른다. 이것이 세계의 평형을 유지하는 메커니즘 중 하나라고 판명돼도 나는 놀라지 않을 것이다.

 

시트콤 <순풍산부인과>(1998),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2000), <똑바로 살아라>(2002), <귀엽거나 미치거나>(2005), <거침없이 하이킥>(2006)의 감독 김병욱도 수줍음을 잘 탄다. 전작 <귀엽거나 미치거나>가 최소한 품위를 지킬 기회도 얻지 못한 채 조기 종영한 지 1년 반. 그와 동료들은 <거침없이 하이킥>(극본 송재정 외 공동연출 김창동, 김영기)을 내놓았다. 신작이 전파를 탄 지난해 11월 그는 말했다. “허접한 작품이라 인터뷰하실 일 없을 거예요.” 말하자면 김병욱 감독은 다운시프트형 인간이다. 실망시키는 일을 극도로 싫어하는 그는, 차라리 기대를 낮추고 작은 잔에 넘치게 따르기를 원한다. 공중파 유일의 시트콤인 <거침없이 하이킥>은 저녁 8시대라는 ‘짧은 활주로’에서 이륙하기 위해 사건과 갈등을 전면 배치하고 그 속에서 캐릭터를 천천히 다졌다. <거침없이 하이킥>은 30회를 넘기면서 <굳세어라 금순아> 이후 MBC가 고전해온 저녁 8시대 시청률을 두 자릿수에 안착시켰다. “다소 어색하기까지 한” 수치라고 김병욱 감독은 표현한다.

 

김병욱 시트콤에는 아녜스 자우이의 매너 코미디, 제인 오스틴의 실내극, 오즈 야스지로의 홈드라마에서 보았던 통찰과 풍자가 있다. 진부한 설정에도 숨을 불어넣는 독자적 감수성이 있다. 김병욱 감독과 송재정 작가는 사람의 왜소함을 급작스럽게 드러내기를 즐기는데 그 결과는 강자의 권위를 비웃는 데에 멈추지 않고 인생의 보편적 어리석음에 가닿는다. 또한 김병욱 시트콤은 가족주의의 이면을 밝힌다. 가족이 한국인에게 중대한 것은, 단지 정이 깊어서가 아니라, 경제적 의존으로 세대가 얽혀 있고 가족 구성원의 인정이 개인의 삶에서 큰 의미를 갖기 때문임을 은연중에 드러낸다. 그리고 물론, 어처구니없는 매력을 지닌 인물들이 있다. SBS <좋은 친구들>(1994)에서 김병욱과 함께 일한 장항준 감독(<라이터를 켜라> <불어라 봄바람>)은 “계급도 계급이지만 정신적, 문화적 소수자들에게 애정이 크다”고 김 감독의 취향을 요약한다. 그의 소우주에서 성격은 운명이고 캐릭터는 에피소드다. 김병욱 감독은 어떤 사태를 맞은 인물의 반응 숏을 아무 지시없이 찍은 무표정으로 대체하곤 하는데, 캐릭터를 숙지하는 시청자들은 배우의 빈 얼굴로도 감정을 짐작한다. 쑥스러움을 잘 타는 김병욱 감독이 곶감보다 겁내는 것은 감정의 과잉, 아니 감상(感傷)의 과잉이다. <거침없이 하이킥> 42화에서 백수 준하가 오랜 실직을 끝낸 출근 첫날, 가족들과 파티를 치르다가 다시 해고 소식을 접한다. 준하가 케이크의 촛불을 끄자 컴컴해진 실내에서 가족들은 각자 흐느낀다. 김병욱 감독은 눈물을 클로즈업하기는커녕 주조명까지 끄고 식구들을 어둠 속에서 울도록 내버려두었다.

 

“코미디를 만들기엔 너무 우울한 사람.” 몇해 전 장진 감독은 김병욱을 그렇게 평했다. 여전히 김병욱 감독은 어딘가에 3만명이 운집했다는 뉴스를 들으면 그 많은 쓰레기와 배설물을 어떻게 치우나부터 생각하는 남자다. 사람도 세상도 웬만해선 달라지진 않을 거라고 여기는 그가 버티는 법은 무엇일까. “소박하게 살고 소박한 것을 만들면서 풀어요. 어둠 속에서 화살을 쏘는 거죠.” 그래서 오늘도 나는 가슴팍에 과녁을 그리고 TV를 켠다.



-예전에 못 보던 콧수염이네요. 언제부터 기르셨어요?

 

=<거침없이 하이킥>을 공동 연출하는 PD가 어느 날 꽁지머리를 하고 왔더라고요. 저도 뭐든 해야 할 것 같아서…. (웃음) 콧수염을 기르니 열심히 일하는 것처럼 보이는 장점도 있어요. 얼마 전 녹화현장을 방문한 MBC 사장님에게 “아이고, 면도할 시간도 없으신가봐요”라고 치하받았어요.

 

-음식점에서 뵙게 되면 매번 따로 있는 방을 선호하시는데, 그 편이 마음 놓이시나요?

=은둔 지향이라서요. 어디 가도 구석진 자리가 마음이 놓여요. 어려서부터 널찍한 공간에 들어가면 나도 모르게 귀퉁이를 찾아서 ㄴ자 모서리에 틀어박혀요. 사방이 트인 공간 가운데에 있으면 눈에 안 보이는 등 뒤가 불안하거든요. 그런데 구석에 몸을 붙이면 등을 찔릴 염려도 없고 전방은 내 시야로 확보가 되잖아요? (좌중 폭소) 어른이 되고도 한참 공중화장실을 이용 못했어요. 밖에서 남이 기다리면 불안해서 소변을 못 봤거든요.

 

-촬영할 때도 로케이션보다 세트, 야외보다 실내가 편하시겠네요.

=세트가 주는 안정감을 좋아해요. 제가 잘 아니까 구석구석 잘 이용할 수 있거든요. 전 익숙한 걸 좋아해요. 도전의식이 거의 없는 사람이랄 수 있죠. (웃음) 광장공포증, 맞아요. 그렇다고 폐쇄공간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라서 사방이 완전히 다 막혀 있으면 못 견디고 두 방향 정도 터져 있는 것을 좋아해요.

 

-한쪽이 터진 실내라면, 딱 세트네요. 시트콤 연출자로 하늘이 내린 운명이네요. (웃음) 그러고 보면 감독님의 고향인 경주도 어딘가 세트 같은 분위기가 있어요.

=제가 어렸을 때는 숨바꼭질하다 왕릉에 올라가서 놀기도 하고 담장이 없어서 등하굣길에 천마총 소나무 숲을 질러가곤 했는데 지금은 문화재를 보호하느라 정말 세트 같아졌더군요. 아버지가 경주고 교사로 오래 재직하셔서 경주 시내에서만 살았어요. 아예 시골이면 흙 내음 맡으며 정서라도 풍부해졌을 텐데, 중소도시 도심에 살다보니 도시도 아닌 것이 시골도 아닌 것이 어정쩡하게…. 그것도 시트콤에 어울리네요.

 

-PC통신만 있었던 <순풍산부인과> 시절부터 지금까지 인터넷 환경 변화에 따라 시청자의 반응 양식이 달라지는 양상을 체감하시죠? 요즘은 캐릭터들에게 ‘주몽혜미’, ‘비굴민호’, ‘하숙범’ 같은 닉네임이 붙여지기도 하잖아요.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를 만들던 당시 인터넷이 생기자마자 저는 시청자 게시판에서 불손한 답글을 써서 필화를 입기 시작했죠. (웃음) 그런데 이번에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큰 행복감을 누리고 있어요. 디시인사이드(dcinside.com)에 <거침없이 하이킥> 갤러리가 생겼는데 거기 모인 이용자들은 “경쟁 프로그램이 종영하는 모월모일이 호객의 기회인데 그날 에피소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등 온갖 전문적 걱정과 의논을 해요. 자기들끼리 에피소드 제목도 붙이고요. 마치 가족끼리 식당 운영하면서 오늘은 간판에 무슨 메뉴를 적나 상의하는 분위기죠.

 

-포털사이트는 감독님께 바람 부는 광장이고, 갤러리는 아늑한 방인 셈이군요.

=시트콤은 시간에 쫓겨 만들다가 종영 때 손때 묻은 세트를 무너뜨리고 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아요. 정말 허무하죠. 그래서 <똑바로 살아라> 마지막 회에서는 노민정(서민정)의 목소리를 빌려 ‘우리 집이 무너지는 것을 보는 심정’을 내레이션으로 쓰기도 했고 <거침없이 하이킥>은 제작일지를 책으로 만들어보자는 구상도 했어요. 그러니 커뮤니티의 존재가 큰 기쁨을 주죠.

 

-여러 작가의 초고를 받아 송재정 작가가 써낸 대본의 최종고를 직접 퇴고하고, 연출은 두명의 다른 PD님과 분량을 나눠서 하고 계신 걸로 압니다.

=<거침없이 하이킥> 연출은 50%가량 직접 하지만 야외 녹화분량을 비롯해 다른 PD가 연출한 부분은 방송을 통해서야 결과를 볼 때도 있어요. 사람들은 제가 모든 걸 계획하고 조직하는 줄 알지만 실제는 안 그래요. 오사마 빈 라덴처럼 얼굴마담 같은 존재일 수도 있죠. (웃음) 함께 연출하는 김영기, 김창동 PD가 생각하는 코미디가 저의 코미디와 다를 수도 있고요. 어쨌든 일일극을 오래 하다보니 한번쯤 혼자만의 생각을 견지해서 편집까지 온전히 마무리하는 작업에 대한 갈증이 심해지는 것 같아요. 그로 인해 제 단점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고 하더라도.

 

학교에 가면 오직 집에 빨리 가고만 싶었어요.

-사람들의 행태를 골똘히 관찰하는 것은 오래된 습관인가요?

=친구들이 기억하는 나는 항상 땅을 보고 혼자 교정을 걸어다니던 모습밖에 없대요. 수필을 몰래 끼적거려서 친구한테 보여주고 슬프다고 눈물 흘리면 즐거워하며 살았죠. 책을 많이 읽지는 않았는데 그런 사람들의 특징이 어쩌다 한권 읽으면 영향을 굉장히 크게 받는 거잖아요. (웃음) 풍부한 독서를 하면 편집해서 생각을 정리하는데 헤르만 헤세만 읽으면 그게 세상의 전부니까 거침없이 염세주의에 빠져드는 거죠. TV나 영화도 좋아하는 것만 봤어요. 지식은 없고 사변만 있는 인생, 그게 저예요.

 

-혼자 놀기의 달인이라고 불러도 되겠네요.

=학교에 가면 오직 집에 빨리 가고만 싶었어요. 대학 가서도 수업 뒤 친구들과 모여 놀기라도 하면 안정이 안 됐어요. 내게 ‘삶’은 집에 와서 혼자 있는 거니까 그런 자리는 집으로 돌아가 혼자 있기 위해 부득이 거쳐야 할 통과의례라고 여겼어요. (웃음) 세상에는 제도권이라는 것이 있잖아요. 사회에서 빤하게 파놓은 내가 가야 할 길. 그 길을 가긴 싫은데 또 이걸 이탈하면 너무나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것 같다는 두려움에 짓눌렸어요. 어린 시절 어쩌다 늦잠 자고 지각 등교할 때 다른 아이들이 가고 없는 길을 혼자 뛰어가며 보았던 휑한 거리 풍경이 선명한 공포로 남아 있어요. 헤세의 <수레바퀴 밑에서>를 보면 주인공 한스가 제도권의 길을 가다가 중도에 포기하잖아요. 나중에 그 길을 포기했다는 사실 때문에 연애도 실패하고, 자살까지 내몰리는 모습을 열중해서 읽었어요.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도, 사회가 용인하는 길을 선택 못한 사람들이 치르는 대가를 슬퍼하며 제 방식대로 감상했죠.

 

-청소년기에 유난스런 고집이나 집착은 없었나요?

=그맘때 제가 거식증이 심해서, 집착 같은 것을 할 기력이 없었어요. (일동 폭소) 아버지 키를 보면 더 커야 했는데 고2, 3학년 때 너무 못 먹어서 성장이 멈췄어요. 2교시 마치고 도시락 꺼내먹다가 혼나는 친구들을 보면 저는 “허, 세상에 어떻게 저런 일이!” 그랬죠. 난 4교시 마쳐도 밥 먹기 싫어 미치겠는데 뭐가 모자라 미리 먹고 걸려서 선생님한테 두들겨 맞고 울고불고 복도에 서 있는 걸 보면 뭐 저런 애들이 있나 신기했어요. 대학입시에서 1차에 실패했지만 거식증 때문에 재수는 생각도 못했죠. 학업을 조금이라도 지속하면 거의 임종을 맞아야 하는 상황이니까. (좌중 폭소) 마지막 ‘발병’은 92년경이었어요. 신혼 시절 아내와 둘이 일본에 놀러갔는데 사흘째인가 갑자기 식욕이 1%도 없는 거예요. 이러다 확 죽는 거 아닌가 하는 걷잡을 수 없는 생각에 빨리 그냥 서울로 돌아가자고 했어요. 아내는 막 울고, 성수기라 비행기 표는 없고. 그런데 이틀 뒤 또 감쪽같이 낫더라고요.


 

-<씨네21>이 ‘내 인생의 영화’ 원고를 청탁했을 때 <월하의 공동묘지>의 추억을 써주셨죠. 인생의 지침을 준 영화라기보다 받은 충격의 크기 순서로 고르신 것 같습니다.

=어려서 상상을 통제하지 못해서 굉장히 힘들었는데 그런 공포가 <월하의 공동묘지>로 증폭돼서 무척 괴로웠죠. 집의 구조가 좀 무서웠어요. 마당에 우물도 있고 뒤란도 있고. 불만 끄고 누우면 마음은 겁에 질려 있는데 몸이 자꾸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곳으로 가고 마는 거예요. 유년 시절 그 공포감 때문에 많은 일을 못하고 거의 4, 5년을 허송했죠. (좌중 폭소) 그 시간을 다른 데 썼으면 좀더 나은 사람이 됐을 텐데. 밤새 식은땀을 흘리며 어린 마음에도 내가 이렇게 자라서 정상적 인간이 되겠나 걱정됐어요. 그러다 중학교 진학 뒤 헤세에 빠져 공포에서 급(急)염세로 전환했죠. 일단 공포는 없어지니 그런대로 좋더라고요.

 

-그런 어려움을 공감하고 이해해준 식구는 누구신가요?

=제가 3남1녀 중 셋째인데 동생 병철이가 저한테 무서운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들어 비슷한 증세를 보였죠. 남한테 전가를 시키니 제가 좀 낫더라고요. (좌중 폭소) 동생과는 어려서 한심한 추억이 참 많아요. 권투 글러브가 생겨서 권투 게임을 했는데 일곱살 차이나는 동생이 이길 리가 없잖아요? 그럼 저는 마구 때리다가 일부러 KO를 피해서 판정까지 가요. 그리고 제가 “자, 판정을 내리겠습니다” 하고 가상의 심판 세명의 채점을 발표해요. “1번 심판 오카다씨, 김병철 136 김병욱 133 ” 그러면 동생이 씩씩거리면서 기다려요. “2번 미국 심판, 김병철 143 김병욱 147” 하면 그때부터 애가 호흡이 가빠지고, “마지막 아르헨티나 심판, 김병철 145 김병욱 146!” 그러면 울면서 저만치 달려가요. (좌중 폭소) 심판을 자기가 하면 될걸, 꼭 나한테 맡기고는 만날 울고불고 해요.

 

-말씀 듣고 보니 동생을 상대로 일찍이 연출의 기초를 닦았다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맞아요. 동생이 내가 의도하는 그대로, 드라마로 치면 내가 만든 배역처럼 움직일 때가 많았어요.

 

-감독님 시트콤에는 <거침없이 하이킥>의 범이를 비롯해 친구 집을 제 집처럼 드나들고 숙식도 해결하는 인물들이 심심찮게 등장하는데 그런 단짝은 없었습니까?

=친한 친구가 있었지만 서로 집은 찾아가지 않는 깍듯한 관계였죠. 대학교에 가서도 동아리 한번 든 적이 없어요. 그러니까 살기는 40여년을 살았어도 거의 경험이 없는, 이 땅에 뿌리를 못 박는 삶을 살았다고 보면 돼요. 늘 늦게 와서 뒷자리에만 앉고 어떤 활동에서든 중하위 그룹에 속해 가능한 한 가장 눈에 띄지 않는 방법으로 대학을 다녔어요. 졸업 무렵 MBC에 입사할 때 수석했다고 사은회에서 앞으로 불려나갔는데 오죽했으면 과 사람들이 웅성거렸어요. “저 사람 누구야? 우리 과 맞아?” (좌중 웃음) 그런데 시트콤이 어떻게 보면 바깥세상의 경험이라기보다는 내적인 정신세계와 관련이 깊어요. 제가 여행하는 방법도 마찬가지예요. 저는 길어야 하루 정도 낯선 도시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관찰하고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여행을 좋아해요. 어떤 집을 찾아가면 집 밖에서 그들의 삶을 구경할 뿐 그 집에 들어가 하루 묵을 정도로 좋아하는 건 아닌 거죠.

 

-내가 아닌 사람, 사물에 깊이 들어가는 일이 성가신 건가요? 두려운 건가요?

=본능적 회피죠. <순풍산부인과>를 할 때 병원 취재를 하다가 제왕절개수술을 보겠냐는 제안을 받았는데 사양했어요. 그렇게까지 적나라한 모습을 보고 정신에 영향을 받고 싶지 않았어요. 연애를 할 때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느라 긴장의 연속이었어요. 깊이 들어가 서로 볼 꼴 못 볼 꼴 다 보는 게 아마도 진정한 삶이겠지만요. 그래서 아내가 고맙죠. 인생에 처음으로 이만큼 가까운 사람이 생긴 거니까요. 저는 가족이 일터에 찾아오거나 가족 동반 직장 모임도 무척 불편해하거든요. 그런 ‘섞임’이 싫어요. 뷔페에 가면 여러 음식 섞인 접시에서 초고추장이 불고기에 묻은 걸 보기가 싫고, 구내식당엘 가면 먹고 난 음식 찌꺼기가 한통에 버려지는 것이 싫어요.

 

-작품에서 플래시백을 많이 쓰는 편인데, 본인도 자주 회상에 젖는 편이신가요?

=회고 취향은 제 인생 전체를 지배한다고 할 수 있어요. 심할 때는 한참 연애하는 중에도 미래를 생각했어요. “나중에는 지금 이 순간이 어떤 추억으로 남으려나” 하고요. 즐겁게 놀아도 나중에 돌아보면 슬프겠구나 생각하고요. 그처럼 삶에 잘 젖어들지 못하는 내 자신에 대한 자기혐오도 있고요.  

 

<귀엽거나 미치거나>의 성취가 <거침없이 하이킥>의 형식을 만든 거죠.

-MBC PD로 입사할 때 라디오를 지망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PD는 적성에 맞는 것 같은데 TV는 어쩐지 눈에 띌 것 같고 라디오라면 숨어서 PD를 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이문세씨가 진행하는 <별이 빛나는 밤에>팀에 있었죠. SBS가 개국할 때 옮겨서 AM 라디오프로 연출을 한동안 했는데 0.8%, 1.2%를 오가는 청취율의 프로그램이었어요. 오는 편지가 하도 재미없어서 제가 가짜 주소로 편지를 직접 쓰기도 했는데 온갖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맘대로 쓰니 행복했죠. 그러다가 TV로 옮긴 이유는 라디오가 TV보다 자기 시간이 없다는 점이 컸어요. 스튜디오 아니면 사무실만 오가니까 공무원처럼 자기 자리를 지켜야 했거든요. 드라마나 교양 부서에 가면 장기출장이 많을까봐 예능국을 지망했어요. 입도 짧고 언제 거식증이 재발할지도 모르니 집 근처에 머물러야 하잖아요. (좌중 웃음)

 

-당시 SBS에서 함께 일한 장항준 감독님의 추억을 들어보니, 권위적이지 않고 남의 말을 경청하고 코미디 감각이 좋아서 무대감독과 작가들에게 무척 인기가 많은 AD였다고요. 입봉할 때 모두 같이 일하고 싶어했다는데요.

=글쎄요. ENG 카메라 들고 혼자 나가서 한 꼭지를 만들어오는 건 잘하는 편이었어요. 가요프로 출연을 사양하는 015B의 그림을 만드느라 콘서트에서 누군가 찍어온 영상으로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는데 당사자들이 흡족해하기도 했어요. 반면 공개방송에서 바람을 잡거나 하는 일은 아주 괴로웠어요.

 

-송재정 작가는 <순풍산부인과>부터 <거침없이 하이킥>까지 김병욱 감독님의 모든 작품을 함께 쓴 공동창작자입니다. 어떻게 만났고 장기적 파트너십에 대한 확신을 굳힌 까닭은 무엇이었습니까?

=<순풍산부인과> 아이디어 작가로 처음 만났어요. 방송 시작 1년 뒤 김의찬, 정진영 작가가 그만두자 빈자리가 컸는데 가장 잘 메워준 사람이 송재정 작가였어요. 글도 잘 쓰지만 구성 재주가 탁월해요. 이야기를 뒤엎어서 시간을 역순으로 묶는다거나 미스터리로 푸는 구성은 거의 송 작가가 한 거예요. 성향을 보면 제가 여성적이고 송 작가가 남성적이죠. 사람들이 눈물을 흘렸다는 에피소드는 제가 쓴 것이 많고 몹시 웃었다고 하면 송 작가가 쓴 예가 많아요. 그래서 코미디 감각이 비슷하면서도 보완이 돼요. 예를 들어 <귀엽거나 미치거나>에서 재벌집 가정부로 일하는 소유진이 우연히 만난 친구 앞에서 그 집 조카인 척하는 에피소드가 있었어요. 그중에 소유진이 식구인 척 행동하는 부분은 송 작가가, 마지막에 친구에게 들켜서 눈물 짓는 장면은 제가 썼죠. 제 연출력이 부족해 송재정 작가의 대본을 제대로 못 살리는 미안한 경우도 많아요.

 

-<거침없이 하이킥>은 파격적으로 일일드라마 시간대인 오후 8시20분에 편성됐습니다. 예를 들어 밤 11시대 시트콤이라면 컬트적인 색깔이 있겠고 저녁 종합뉴스 직후라면 ‘디저트’다운 맛을 고려할 것 같아요. 방송 현장에서 ‘저녁 8시대의 서사’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저녁 8시는 방송의 메인 요리에 해당되니까 보편적 정서에 호소하는 서사를 요구받죠. 30∼50대 주부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가 필요해요. 문희와 해미의 고부간의 갈등도 그래서 만든 설정 중 하나죠. 만약 <거침없이 하이킥>이 조기 종영할 경우 시트콤이 공중파에서 전혀 존재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라 부담이 있었어요. 시트콤적 방법이든 일일드라마적 방법이든 시청률 12%선까지는 안착을 시켜야 했어요.

 

-조기 종영된 <귀엽거나 미치거나>까지 네편의 시트콤을 방송한 SBS를 떠나 MBC로 채널을 옮겼습니다. MBC적인 요소라고 느끼는 점은 무엇인가요?

=저렴한 제작비에 시청률 웬만큼 내는 사람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취급하다가 그렇지 못하면 용도 폐기하는 경우도 있는데, MBC는 평가 기준이 좀 다른 것 같아요. 책임자들이 프로그램을 직접 보고 이 사람이 만드는 콘텐츠가 시청률과 관계없이 가능성이 있다면 인정해주는 분위기예요. 스타 시스템에 의존만 하지 않고 스타가 없더라도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채널의 실험정신도 좋고요. 세트 때깔도 좋죠.

 

-<순풍산부인과>부터 <거침없이 하이킥>까지 만든 시트콤 다섯편을 하나의 흐름으로 놓고 볼 때 각 작품이 차지하는 단계나 발전을 짚어주실 수 있을까요?

=<거침없이 하이킥>이 <똑바로 살아라> <순풍산부인과>의 포스를 못 따른다는 분들도 있어요. 하지만 이런 거예요. 전 음악에 관심이 없어서 서태지와 아이들 노래 중에 <난 알아요>가 제일 좋고 뒤에 나온 노래는 좀 어렵거든요. 제 입장에선 <난 알아요> 같은 노래만 해줬으면 싶지만, 서태지로서는 <난 알아요>가 부끄러울 수도 있어요. 저는 <순풍산부인과>와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는 많이 부끄러워요. 두 작품은 전개가 단순해서 처음을 보면 뒤를 짐작할 수 있죠. 그런데 <똑바로 살아라>에 오면 후반을 예상하지 못해요. 나아가 <똑바로 살아라>까지는 에피소드의 횟수를 바꿔도 무관했는데 <거침없이 하이킥>에 오면 추리적 요소가 들어가고 감정선이 세밀해져서 순서 바꾸기가 불가능해요. 긴 호흡의 서사에서 구성 밀도가 높아진 거죠. 그런 면에서는 진일보, 아니 진이보했어요. 연출의 기술적 측면을 보면 <똑바로 살아라>까지와 달리 <거침없이 하이킥> 첫주 방영분은 원하는 만큼 ENG로 찍었어요. 시청자가 보는 그림은 비슷하지만, ENG를 쓰지 않고 스튜디오 조정실에 제가 올라가 1, 2, 3번 카메라를 놓고 그냥 찍으면 연기자의 표정이나 앵글 하나하나를 제어하지 못해요. 제 필모그래피를 만든다면 <똑바로 살아라>부터 포함시키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언급 안 하셨는데 저는 <귀엽거나 미치거나>가 상당히 야심적인 기획이라는 인상을 받았어요. 지금까지와 다른 것을 해보자는 의욕이 노골적이었던 것은 물론이고, 장기 서사와 주간 시트콤의 주기를 같이 살려가는 구성이 흥미로웠어요. 이번 회에 던진 문제를 당장 해결하지 않으면서도 각 에피소드를 끌고 가는.

물론 그런 성취가 지금 <거침없이 하이킥>의 형식을 만든 거죠. 예를 들어 민용이 신지가 결혼반지를 팔아버린 줄 알고 자기 반지를 버리는데, 정작 신지는 반지를 간직하고 있는 에피소드가 있었어요. 그 때 반지는 한 에피소드의 마무리지만 더 긴 멜로의 복선이기도 해요. 이렇게 두 가지를 취하는 작법을 <귀엽거나 미치거나>를 통해 배웠어요. <똑바로 살아라>가 구성에서 진일보했다면 <귀엽거나 미치거나>는 콘티뉴이티를 살린 거죠. 그런데 <거침없이 하이킥>은 일일시트콤이지만 개성댁 미스터리 등을 도입해 연속성을 강화했어요. 그게 꼭 시청자에게도 더 재미있다는 보장은 없지만 만드는 사람으로서는 치열한 고민이 있는 거죠.


 

 

-<매거진t>의 강명석 편집위원이 UCC 시대에 맞는 성공작이라고 <거침없이 하이킥>을 평했더군요. 그동안 <개그콘서트> 같은 스탠딩 코미디들이 큰 인기를 얻었는데, 시트콤 작가로서 웃음의 코드가 어떻게 달라졌다고 느끼십니까?

=‘마빡이’를 보면 이마를 때리다가 힘든 나머지 그들의 속내나 방송 뒷이야기가 나와요. 지금은 만든 콩트보다 그런 사적인 진실과 사람의 본질이 노출되는 것을 좋아하는 시대 같아요. 우리 시트콤은 언제나 사람간의 갈등에서 벌어지는 코미디라 유행과는 거리가 있죠. 우리의 수용자층은 <개그야>나 <개그콘서트> 팬보다 멤버들의 갈등이 드러나는 <무한도전>의 시청자와 겹친다고 봐요.

 

-<거침없이 하이킥> 초반 마루 밑에 개성댁의 시체가 몇회에 걸쳐 누워 있었습니다. 잘린 귀까지 등장했죠. <블루 벨벳>도 생각나고, 배경인 흑석동이 ‘트윈 픽스’로 보이더군요.

=데이비드 린치라니, 이 실력과 제작비로 어림도 없죠. 이번 작품에서 우리의 모토는 무엇보다 ‘변신’이었어요. <위기의 주부들> 벤치마킹도 좋지만, 그보다 우리의 기존 스타일에 대한 지겨움을 털고 서비스업 종사자로서 시청자가 변화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여겼어요. 그래서 좀 어색하더라도 초반에 “어딘가 다르다”라고 보이는 효과가 중요했죠. 개성댁 미스터리는 일상의 표면 밑을 말하는 이야기죠. 우리 사회도 점점 한 개인의 삶의 실체를 알기 힘든 시대가 되고 있잖아요. 유영철 같은 사람이 나오기도 하고, 굉장히 특이하고 기괴한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이 어디선가 살고 있을 수도 있고. 원래 기획은 거창했어요. 모든 주변 인물에게 비밀을 주려고 했죠. 이를테면 풍파고 학생 중에 흑인 혼혈학생이 한명 있는데 알고 보니 이집트 왕자였다든가. (좌중 폭소)  

 

제일 사랑하는 캐릭터 듀엣은 <똑바로 살아라>의 노민정-노형욱 조예요.

-지금까지 전작을 통틀어 가장 마음에 드는 캐릭터들의 듀엣을 고르다면요?

=내가 제일 사랑하는 건 <똑바로 살아라>의 노민정-노형욱 조예요. 민정이는 생글거리며 괴상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인물이고 형욱이는 비록 꼴찌지만 아주 평범한 가치관을 가진 아이거든요. 둘이 벌이는 해프닝은 그런 차이의 충돌인데 정말 사랑스러웠어요. <거침없이 하이킥>에서는 해미가 강하죠. 누구와 붙여도 재미있어요.

 

-서민정씨에게 여쭤보니 처음 <똑바로 살아라>에 캐스팅했을 때 “내가 연기 가르쳐줄 테니 연기학원 다니지 말라. 네 안에 좋은 게 많으니 그대로 그려주겠다”고 하셨다면서요?

=연기학원 연기가 어떤지 아시잖아요? 흔히 젊은 연기자들의 발성을 많이 지적하는데 전 대사가 틀려도 감정이 진실하면 좋아요. <인간극장>을 보면 사람들의 싸우는 모습이 드라마처럼 딱 맞지 않아요. 영화 <아무도 모른다>에서 어린 동생이 갑자기 사고로 죽는 장면은 아무 복선없이 거의 다큐멘터리처럼 어설퍼 보이게 찍었더라고요. 갈수록 그런 것들에 마음이 끌려요.

 

-감독님 작품의 캐릭터 가운데 배우가 갖고 있는 요소를 200% 활용한 성공적 케이스로 박영규, 이응경, 홍리나, 천정명씨 등이 생각나는데요.

=시트콤의 환경에 맞춘 불가피한 방식이기도 해요. 배우들에게 시트콤은 부업이라 미니시리즈처럼 승마를 가르친다든가 체중조절 같은 변신을 요구할 수는 없거든요. 이미 있는 걸 이용해야 배우가 수월하니까 수동적으로 관찰해서 뽑아내야죠.

 

-서민정씨는 <똑바로 살아라>에서 노민정,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서민정 선생을 연기하는데 둘 다 엉뚱하지만 타인에게 반응하는 방식은 반대라 재미있습니다. 여러 인터뷰에서 가장 자랑스런 캐릭터로 노민정을 꼽으셨는데요. 서민정씨 본인은, 연기경험도 훈련도 전무한 자신을 데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감독님이 창조한 캐릭터라 그럴 거라고 추측하더군요. 혹시 노민정은 감독님이 꿈꾸는 100%의 여자아이 캐릭터인가요? (웃음)

=우리 인물들이 대개 어디선가 본 듯한 현실적 캐릭터인데 노민정은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었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준하는 영규, 이순재는 오지명식으로 유형에 대입할 수 있는데 노민정은 유형이 없죠. 노민정과 <거침없이 하이킥>의 서민정은 정반대의 인물이라고 해도 좋아요. 예컨대 <똑바로 살아라>의 민정은 속엣말- 보이스 오버 대사- 이 거의 없었어요. 반면 <거침없이 하이킥>의 민정은 계속 혼잣말을 하며 노심초사하고 짜증날 정도로 남을 신경쓰죠. 서민정은 똑같은 표정으로 웃지만 성격은 딴판인 거예요. 실제 서민정과 닮은 건 서민정 선생쪽이에요. “정말요?” 반문하는 버릇도 본인 말투예요.

 

-촬영현장에서 연기자를 한 사람씩 불러서 앞으로 다가올 에피소드에 대해 조언하고 방송이 나오면 일일이 모니터링을 해주신다고 들었어요. 그처럼 신경쓴 캐릭터들이 웬만큼 자리를 잡으면 한데 모아놓기만 해도 저절로 이야기가 생기는 흐뭇한 단계가 올 텐데요.

=그걸 가리켜 “가을걷이가 다가온다”고 표현해요. 그래서 네티즌이 ‘괴물준하’, ‘야동순재’라고 캐릭터의 별명을 부르는 것이 기뻐요. 그게 다 하나하나 벼이삭이 여물어가는 거니까.

 

전복에 대한 상상이 시트콤을 만드는 데에는 도움이 돼요.

-지난 몇년간 시트콤을 만들며 가정과 직장, 현관부터 베란다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거의 모든 일을 작가들과 함께 고민하며 살아오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요. 공중파 매체라서 다루지 못한 내용도 있나요?

=없어요. 우리는 케이블에 어울리지 않아요. 케이블은 비주류적 감성을 살리는 장점이 있지만 우리는 이를테면 <안녕, 프란체스카>의 노도철 PD나 신정구 작가와 비교할 만큼 마이너한 감수성도 아니거든요. 또 <가족연애사>처럼 본격적인 섹스코미디를 하고 싶다는 욕구도 없고요.

 

-공중파는 족쇄가 아닌 거군요. 반대로 시트콤이기 때문에 영화나 드라마가 소재로 건드리지 않는 부분을 표현할 수 있다고 느낀 적은 있나요?

=우리가 해온 이야기들이 거의 다 그렇지 않을까요? 드라마가 다룰 수 있는 감성은 아주 제한적이잖아요. 의학드라마는 병원에서 사랑하는 얘기, 법정드라마는 법정에서 사랑하는 이야기가 빠지면 안 된다거나. 시트콤은 드라마가 다룰 수 없는 작은 이야기죠. 30분이라는 시간도 적당해요. 60분을 이야기하면 인생을 천착해야 하는데 30분은 겉핥기지만 적당히 짚어줄 것만 짚어주고 끝낼 수 있어요.

 

-모자이크 처리된 화장실 장면은 김병욱 시트콤의 트레이드마크가 됐어요. 급기야 <거침없이 하이킥>에서는 똥의 1인칭 내레이션까지 나왔는데요.

=저희가 다듬는 걸 싫어해요. 사회의 편견도 그대로 까발리는 걸 좋아하고, 언어도 욕설을 좋아하진 않지만 지나치게 방송용으로 순화하는 것이 싫어서 “지랄”이라는 말도 막 쓰죠. 좋은 소재를 두고 차선을 쓰기 싫은 거죠. 이를테면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시어머니 문희가 평소에 깔끔하고 깐깐한 며느리의 똥으로 변기가 막힌 걸 보고 좋아하는 에피소드가 있어요. 그걸 똥이 아닌 무엇으로 대체할 수는 있겠지만 그러면 맛이 덜 산다고 봐요. 문희가 아들의 방귀냄새가 혼탁해진 것을 염려해 개선에 힘쓰는 ‘방구보감’편은, 정말 강조하려던 것은 어머니의 사랑과 <가위손>의 눈발을 방귀에 날리는 밀가루로 패러디한 마지막 장면이었는데, 더러운 걸로 시청률 올린다고 욕하는 사람들이 많아 자제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조용하고 점잖은 인상이시지만 얼핏 마음속의 분노가 비칠 때가 있어요.

=분노 많아요. 어떤 것은 아주 쪼잔한 상처라 말씀드리기도 뭣해요. 복수할 때도 있어요. 사람을 만나면 상처를 잘 입는데 그걸 내색은 못하니까 분노가 되는 거죠. 시트콤이라는 대접받지 못하는 장르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가진 원한 같은 것일 수도 있죠. 연기자들이 시트콤한다고 무시당한 이야기를 들으면 같이 마음이 상하기도 하고요. 노무현 대통령의 심정도 알 것 같아요. 전복하고픈 욕구는 있는데 쉽지 않고 그만큼 영리하지 못하니까. 그 분은 같은 말도 평범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것 같아요. 마이너의 위치에서는 매력적인 인물인데 그 화법이 대통령 자리에는 안 어울리는 거죠. 방송계 경력도 쌓였지만 저는 여전히 마음속으로는 소수자처럼 느껴요. 전복에 대한 상상이 시트콤을 만드는 데에는 도움이 돼요. 다른 눈으로 현실을 보니까. 하지만 정말 메이저가 됐을 때는 문제가 될 수도 있겠죠. B급 영화감독이 큰 예산을 주면 이상한 영화를 만들 듯.

 

-영화 연출의 의욕을 밝히신 지는 오래됐습니다. <거침없이 하이킥>이 일일시트콤으로서는 일단 마지막 작품이라는 말씀도 들었는데요. 시트콤, 드라마, 영화가 무슨 봉건시대 사농공상 같은 서열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시트콤이라서 빛나는 영역이 있다고 생각하는 터라 아쉽기도 합니다.

=일일극은 이제 체력이 달려서 못해요. 그런데 말씀하신 일종의 ‘사농공상’ 이 현실적으로 있어요. 제가 영화를 한편 하고 나면 드라마를 맡을 수 있어도 그전에는 어려울 거예요. 억울하지만 시트콤이라 만듦새에서 용서받는 부분도 있으니 괜찮아요. 영화도 좋겠고, 케이블에서 16부작이나 8부작 드라마를 만드는 것도 만족스러울 것 같아요.

 

-작품을 보면 권력이나 부를 가진 자나 그렇지 못한 자나 삶의 모습은 다르지 않다는 시각이 보입니다. 세상의 변화에 대해서도 큰 기대가 없고요.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결론에 이를 텐데요.

=세상을 바꾸려는 욕심은 없는데 작은 항변의 욕구는 있어요. PD나 작가나 그것마저 없으면 문제가 있는 거죠. 송재정 작가와 함께 준비해온 영화가 있는데 <그때 그사람들>과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통하는 데가 있죠. 황우석 박사 사태에서 단적으로 보듯, 사회적으로 무거운 지위와 책임을 가진 사람들의 정신세계가 놀랄 만큼 황폐하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을 때가 많잖아요? 사람들이 모두 속고 있는 거죠. 그들은 설마 나처럼 무책임하거나 미숙하지 않겠지 믿는 사람들의 피라미드인 거예요. (웃음) 어떤 사람에게 사회적 책무와 권력을 줄 때는 그만한 성숙한 정신을 기대한 것인데, 우리 사회가 실은 굉장히 위험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방증이죠. 코미디를 만들 때에도 마찬가지지만 그런 냉소주의가 우리 작업의 토대 같아요.

 

 

(글) 김혜리 vermeer@cine21.com

(사진) 손홍주 lightson@cine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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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바람이 꽤 찼던 일요일 오후... 대학로에 다녀왔다.

멀리서 노란 종이가 마른 나뭇잎을 대신하여 흔들리고 있었다.

가까이 가보니 출판 이벤트인듯...

노란 천에 사람들이 소망을 적어 매달고 있었다.

 

가족이 행복하게 해달라는, 싸우지 말자는 친구의 고백...

좋은 대학 가게 해달라는, 1등하게 해달라는 학생의 소망...

나의 소망은... 내 마음이 평온하길...더이상 슬프지 않기를...

돌아오는 길 달님에게 빌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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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렸던 새해 아침의 하늘

우울했던 첫날... 관악산 국기봉에 올랐다.

어둠이 거치고... 해돋이라고 하기엔 아쉬운 하늘...

내 마음처럼 흐리기만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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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끝도 없는 우울의 정체는..

끝날듯 끝나지 않는 이 우울함은 어디서 오는거지...

마음을 다잡기가 어렵다...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채워야 하는 건가...

내 마음은 무엇을 원하는 거지...

시간이 필요한가... 확신이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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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치유 프로그램

언니네 펌글

(몽린 / 언니네트워크 편집팀 , bini-ck@hanmail.net ) 

 

 

많은 언니들이 살아가면서 받는 상처들에 대해 제각각 자신만의 치유 노하우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여길 수도 있다. ‘치유’라는 것이 과연 필요한지, 또 가능한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만나보지 못했던 새로운 치유법을 꿈꾸는 언니들, 함께 소통하며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싶은 언니들을 위해 이번 특집에서는 몇 가지 치유관련 프로그램들을 소개하려 한다. 자! 이제 시작이니, 집중하시라.

* 아리랑풀이
‘맺힌 한을 풀어 신바람 나게!’ 라는 말처럼 아리랑 풀이는 응어리로 맺혀 있는 감정들을 끄집어내고 신나게 치유하는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집단 심리치료인 아리랑풀이에 참여하게 되면 5박6일 동안 자연 속에서 함께 생활하며 나와 너의 느낌을 알고 표현하기, 억압된 감정을 표출하기, 공감과 감수성 계발하기, 몸의 건강과 감각 깨우기, 의식의 확대와 경험에의 개방성 수용, 자연과의 만남등을 체험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웃음, 분노 터트리기(욕), 울음, 노래와 춤, 생태요법과 식이요법, 요가, 조깅, 침묵, 명상등 매우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성장상담연구소 홈페이지를 찾으면 자세한 소개와 함께 직접 프로그램을 체험한 사람들의 후기를 볼 수 있다. 11월에 준비 된 아리랑 풀이는 11월 20일(월, 오후4시)~11월 25일 (토, 오전 11시)에 이루어지며 신청은 11월 13일(월)오후 4시에 마감된다고 한다. 교육비는 50만원. 성장상담연구소에는 아리랑 풀이이외에 선 심리치료, 성장 마라톤과 같은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성장상담연구소 http://www.arirangfree.or.kr/index.asp

*동사섭 (同事攝)
동양적 영성체험에 깊은 관심이 있던 미국의 심리학자 칼 로저스의 엔카운터그룹으로(Encounter Group 참만남집단) 시작한 동사섭은 사람들이 결국은 행복을 위해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서 시작된다. 행복이란 좋은 느낌상태라고 정의하며 행복과 행복의 조건을 혼동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여기서 행복을 향해 가는 행복의 다섯 가지 원리 즉, 삶의 5대원리가 등장하는데 그것이 바로 정체(正體)·대원(大願)·수심(修心)·화합(和合)·작선(作善)의 원리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이 다섯 가지 원리에 따라 과거의 자신을 돌아보며 화해하고, 과거와 다른 형태로 남과 더불어 사는 미래를 그려보게 된다. 처음 이틀 동안은 행복에 대해 삶의 목적에 대한 강의가 이루어지며 곧 명상을 통해 행복을 찾고 느끼는 경험을 한다. 명상은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명상과 달리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는데 이를테면 행동명상의 경우 평소에 억압된 것에서 자유롭게 마음껏 행동함으로써 마음의 병을 고칠 수 있다는 생각아래 이루어진다. 미소-함박웃음-노점상-배 아픈 개-투견-슬픔과 분노 등의 주제를 차례차례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밖에도 주전자 명상, 절 명상, 독배명상과 맑은 물 붓기 명상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수련과정은 일반, 중급, 고급, 전문가 양성과정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홈페이지에는 수련 후기가 잘 정리되어 있으니 읽어보면 좋을 듯. 2006년도 일정은 이미 모두 마감되었고 2007년 1월과 2월에 각각 초급 중급의 일정이 준비되어 있다. 일반과정은 40만원, 중급과정은 30만원, 고급과정은 50만원이다.
동사섭 http://www.dongsasub.org

*아봐타 (Avatar)
아봐타는 산스크리트로 ava(아래로 내려가기) tara(건너가기· 통과하기)의 합성어로 합성어로 '땅으로 내려옴'을 뜻한다. 인도 신화에서 인간의 몸으로 화신(化身)한 신적존재를 아봐타 로 칭했는데 현대적으로는 '뜻대로의 삶을 실현하는 존재' 로 풀이할 수 있다고 한다. 1987년 해리팔머(Harry Palmer)라는 교육심리학자가 개발한 '마음을 다루는 연속적인 연습들을 한데 모은 것이라고 할 수 있는 아봐타는 자기가 자기 삶의 온전한 주인이 되어 뜻대로의 삶을 실현토록 하는 자기 개발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아봐타의 핵심은 생각과 분별없는 느끼기. 느끼기를 통해 업을 경험함으로써 소멸시킨 뒤, 원하는 신념으로 새 현실을 창조하도록 유도한다. 따라서 아봐타는 삶의 창조기술 또는 자기 개발 프로그램으로도 불리운다. 아봐타 코스는 1부 다시 떠오르기(2일) 2부 현실을 지배하는 원리 연습(4~5일) 3부 원하는 현실의 창조(2~4일)로 구성돼 하루 12시간씩 9일동안 진행된다. 아래의 사이트를 방문하면 아봐타 마스터들의 연락처를 알 수 있으며 관련 서적소개, 아봐타 연습하기등이 있어 아봐타프로그램을 살짝이나마 맛볼 수 있다. 특히 밝은길 아봐타 센터에서는 10월 28일부터 9일간의 아봐타 코스가 열린다고 하니 관심있는 언니는 밝은길 아봐타 센터를 먼저 찾아가 보시라. (단, 금액이 만만치 않으니 심호흡이 필요하다)
바위솔 아봐타센터 http://www.bawisol.co.kr/
밝은길 아봐타 센터 http://avatarcenter.co.kr/
아봐타 코리아 http://www.avatar4u.co.kr/

*비폭력 대화
비폭력 대화는 마샬 로젠버그(Marshall B. Rosenberg) 박사가 고안해 여러 곳에 소개되며 36년간 다듬어 진 것이라고 한다. 이 대화법은 사람들의 마음에서 폭력이 사라지면 자연스럽게 연민의 상태로 나아간다는 믿음에서 시작 한다. 한국 비폭력대화센터는 마음에 폭력이 사라진 상태에서 각자의 필요를 존중하고 그것에 반응하는 조직과 환경을 만드는 것이 비폭력대화의 목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상대의 상황을 생각하고 공감하는 훈련을 통해 갈등상황에서 공격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필요’를 이야기하고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세한 과정은 그림의 비폭력대화 체험기를 읽으시면 생생하게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언니네>에서는 네트워크회원을 위한 것과 언니네 회원들을 위한 것, 이렇게 두개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관심 있는 언니들은 아래의 커뮤니티에 방문해 보시길. 또한 아래의 한국 비폭력대화센터에 가면 자료들을 조금 더 자세히 볼 수 있다. 이화여자대학교평생교육원에는 비폭력대화지도자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있고, 종종 비폭력대화프로그램도 진행한다고 하니 지켜봐주시길.

언니네 비폭력대화 모임
http://www.unninet.net/nvcnetwork(언니네트워크 회원 대상)
http://www.unninet.net/compassion(언니네 회원 대상)
한국비폭력대화센터 http://www.krnvc.org/
이화여자대학교평생교육원 http://home.ewha.ac.kr/~sce/0608web/main.jsp

*창조성 회복
창조성 회복은 모두가 창조적인 존재라는 생각 아래 숨어있는 창조성을 발견하고 키워나가는 작업이다. 그러나 오해는 금물. 창조성 회복은 모두가 전업 아티스트가 되자, 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대신 개개인이 자신의 숨은 에너지를 찾아내어 알맞은 형태로 적절히 활용하는 기술을 익히며 조언자의 도움을 받는 것이 창조성 회복이 지향하는 바라고 한다.현재 <언니네>에서는 쥴리아 카메론의 <아티스트 웨이(아주 특별한 즐거움)>이란 책을 주교재로 삼아 반월님이 12주(약 3달)간의 워크샵을 진행하고 있다. 이 워크샵에 참여하는 사람은 일주일에 한번, 총 12주 동안, 12회에 걸쳐서, 교재의 각 챕터를 읽어오고 한 주일동안 실천하고 자신의 경험과 성과물을 나눈다고 한다. 안정감, ‘자기 정체성, 자기신뢰, 가능성, 창조적 풍성함, 연대감등을 회복하는 프로그램이 매주 진행되며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어떤 것이 변하였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갈 것인지에 대한 그림을 그리며 마무리한다.이번 워크샵은 9월에 시작하여 12월초쯤 끝날 예정이라고 하니 다음 워크샵을 기다리는 언니들은 반월님의 자방을 눈여겨보시라. 언니네 검색창에 ‘창조성 회복’만 쳐봐도 워크샵 공지를 볼 수 있다.
반월님의 자방 http://www.unninet.net/halfmoon

*셀프테라피
성소수자 인권모임 무지개숲과 언니네에서 셀프테라피를 하고 계시는 유천님은 "셀프테라피는 스스로를 치유하는 여행자(Journeyer)들의 여정(Journey)"이라고 정의하신다고 했다. 현재 모임은 요가와 명상을 통해 진행되고 있으나 차차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볼 생각이라고 한다. 머리 속이 복잡하다면 자신의 몸 상태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며 몸의 어디가 굳었는지 느껴본다. 만약 몸이 가볍다면 호흡과 감정상태의 연결성을 생각하며, 끊임없이 반복되는 머리 속의 번잡함을 알아보는 등 참여자들이 각자의 상황에 맞는 시간들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 주최자가 모든 것을 책임지는 형태는 지양하며 참여에 있어서도 의무감을 가질 필요 없이 원할 때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도록 꾸려지고 있다. 성소수자 인권모임 ‘무지개숲’에서 시작된 이 모임은 일반적인 사회강박 속에서 정체성의 강박을 떠안아야 하는 성소수자들이 동질적인 분위기에서 편안히 '치유'를 체험할 공간을 만들기 위해 대상은 성소수자로 제한하고 있다고 한다. 이성애자는 참여가 불가능하다.
유천님의 자방 (LGBT들을 대상 셀프테라피) http://www.unninet.net/yuchun

*그 밖의 다양한 치유프로그램

-미술치료
미술을 통해 삶을 더듬어보고 표현하는 미술치료는 ‘잘 그려야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자신의 색을 찾는 작업이다. 여성문화예술기획에서 꾸준히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특집 35호를 읽어보면 보다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다.

-춤테라피
춤테라피는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는 치유방법으로 미술치료와 함께 비교적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몸에 대한 억압적인 시선 속에서 내키는 대로 마음껏 움직이는 것이 쉽지 않은 여성에게 춤테라피는 더 큰 해방감을 줄 수 있다. 특집35호에는 춤테라피 워크샵을 진행하시는 이다님의 글도 실려 있다. 위에서도 소개한 여성문화예술기획에서는 미술치료와 함께 춤 테라피 워크샵을 꾸려가고 있다. 관심 있는 언니들은 여성문화예술기획의 홈페이지를 찾아가 보자.
여성문화예술기획 http://www.femiart.or.kr/

-상담커뮤니티
상담소를 찾아가서 상담하기가 번거롭거나 익명으로 상담하고 싶은 경우 온라인 상담도 괜찮은 방법이 된다. 상담커뮤니티 카운피아는 게시판에 고민을 올려 상담을 받는 것은 물론 일대일 상담까지 가능하다. 그뿐 아니라 다양한 치유관련 워크샵, 상담전문가가 되기 위한 과정까지 한눈에 볼 수 있어 수고를 덜어준다.
상담커뮤니티 카운피아 http://www.counpia.com/


*글을 퍼가실 때에는 출처를 꼭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월간 언니네(www.unninet.co.kr) 2006년 10월 특집 '괜찮치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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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작 [Prozac]

우울증 치료제의 상품명.


성분명은 플루옥세틴(Fluoxetine)이며, 분자식은 C17H18F3NO·HCI이다. 미국의 일라이 릴리 제약회사가 개발하였으며, 1987년 FDA(Food and Drug Administration:미국식품의약국)에서 승인받은 이후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항우울제이다.

플루옥세틴은 뇌에서 인간의 감정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serotonin)을 증가시키는 작용을 하는데, 세로토닌의 분비량이 적을수록 자살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이 약은 기존의 항우울제에서 발생하는 불면증, 체중 증가, 시력 장애, 심장 부정맥, 입마름증, 변비 등의 항콜린성 부작용을 뚜렷하게 감소시켰으며, 하루에 한 번만 복용하는 간편성이 장점이다. 음식물 섭취와 상관 없이 복용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의약품과 병용 투여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우울증 치료 이외에 강박장애, 폭식증, 대인공포증, 도벽, 천재지변 후에 흔히 겪게 되는 외상후 스트레스증후군, 발작적인 증세를 나타내는 공황장애 등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갱년기 여성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안면홍조(顔面紅潮) 증세, 즉 갑자기 체열이 상승하면서 얼굴이 화끈거리고 땀이 나는 증세를 치료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 이밖에 일부에서 비만 치료에도 사용하였으나, 이 적응증으로는 FDA의 승인을 얻지 못하였다.

병을 치료할 뿐만 아니라 삶의 행복까지 되찾아준다는 뜻에서 탈모증 치료제인 프로페시아,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 등과 함께 ‘해피메이커(happy-maker)’ 또는 ‘QOL(Quality of Life:삶의 질) 개선제’라고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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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와 리탈린(Ritalin)

이보연 아동가족상담센터(www.playtherapy.ne.kr, 한글주소: 이보연놀이치료실)에서 퍼온 자료입니다. 이 사이트 정보창고에 보시면 ADHD에 관한 정보가 엄청납니다. 한번 참고하세요.

 

주의집중을 못하고 산만한 아이

 

공부하라고 책상 앞에 앉혀 놓으면 1분도 채 못 가서 물먹고 싶다고 나오고, 화장실 간다며 나오고, 무슨 소리가 난다고 나오는 등 한 순간도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방좀 치우라 해놓고 가서 보면 치운 것인지 손도 안된 것인지 모를 정도로 엉성하게 해놓고, 심부름을 시키면 채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밖으로 뛰어나가 다시 들어 와 물어보는 아이, 심지어 물을 마실 때도 항상 물 컵을 엎어 제대로 마신 적이 거의 없는 아이들도 있다. 집에서만 그러면 그래도 좋겠는데 유치원이나 학교 같은 집단 생활에서는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괜히 돌을 던져 학교 유리창 깨뜨리는 것은 그래도 양호하다. 수업 중에 가만히 의자에 앉아 있지 못하여 빙빙 돌아다닌다거나, 괜히 옆 친구를 건들거나 해서 수업 분위기를 망친다. 이러한 행동 때문에 학습이 제대로 이루어질리도 없다. 문제를 풀 때도 지레 넘겨짚는다든지, 문제를 정확히 읽어보지도 않고 덧셈인데 뺄셈을 해버리거나, 오해하거나, 잘못 판단하는 일들이 많아 항상 성적이 좋지 않다.

흔히 부모들은 성격이 차분하지 못하다거나, 너무 덜렁댄다거나, 혹은 급한 성격때문이라며 성격탓으로 돌리기 일쑤인데 학교 수업을 방해할 정도라면 성격탓으로만 돌릴 문제가 아니다. 이런 아이들을 전문적인 용어로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라 하며 영어 두문자를 따서 ‘ADHD'라 부르는게 일반적이다. 이들 아이들이 먹는 약, ’리탈린‘이 얼마 전 ’공부 잘하는 약‘이라는 주제로 대대적인 매스컴의 주목을 받은 후부터 그동안 성격탓으로만 치부했던 부모들도 점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장애이기도 하다. 여기서 장애란 말을 사용했는데 사실 이 부분 때문에 부모들이나 학교 교사들이 이 아이들을 대응하는데 가장 많은 문제점을 야기시키는 부분들이다. 즉, 앞을 못 보는 시각장애인에게 “저것 좀 똑바로 쳐다 봐! 저것도 안보이냐?” 라는 말은 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사고로 다리를 잃은 신체장애인에게 “빨리 달려!”라고 말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ADHD 아이들은 장애라는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자꾸만 “정신 똑바로 차려!”, “움직이지 마!”라는 말들을 한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이 앞을 보고 싶어도 못 보는 것과 똑같이 ADHD 아이들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싶어도 정신집중이 안되며, 움직이지 않으려고 해도 움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과 학교 교사들은 ’성격탓‘이나 ’가정교육‘, 혹은 ’문제아‘ 정도로만 낙인찍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이 아이들은 ADHD의 근본적인 증상보다도 그로 인해 야기되는 2차적인 정서장애나 성격장애 때문에 더 많은 고통을 받고 있다.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란 진단명 그대로 주의력이 부족해서 집중을 잘 하지 못하는 것과 끊임없이 움직이는 과잉행동 상태를 말한다. 예전에는 따로 분리해서 진단을 내렸지만 주의력이 부족한 아이들은 대부분 과잉행동증상을 나타낸다고 하여 통합한 것이다. 따라서 어떤 아이들은 과잉행동보다 주의력 결핍이 우세한 아동이 있을 수 있고 또한 반대의 경우도 있다.

 

이들 증상은 대체로 세 가지 경로를 밟는데, 성인 때에도 계속 증상이 남는 경우,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 과잉행동은 좋아지나 주의력결핍과 충동성은 남는 경우 등이다. 주의력 결핍과 과잉 행동 증상은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 위험과 장애를 초래한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이 부모의 교육적 노력이나 아이 자신의 노력에 의해서 호전될 수 없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가 받는 스트레스는 커지게 마련이다. 10세를 지나면 과잉행동 증상은 대부분 수그러들지만 부정적 경험으로 인해 비뚤어진 성정은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고 치료되지도 않는다. 따라서 이 질환의 가장 흔하고 심각한 합병증은 성격장애다. 그리고 학교 생활에서 나타나는 학습장애가 그 다음으로 문제가 된다. 비록 지능에는 이상이 없다 할지라도 학습이란 보고 배운 것을 적절히 통합하고 사용해야 발달할 수 있기 때문에 정신집중을 해야 배울 수 있는 학습은 당연히 뒤떨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아동들은 위에서 말한 ‘리탈린’이라는 약물에 반응이 좋으나 약물이 아이들의 상처받은 마음이나 비뚤어진 성격까지 바로잡아주지는 못한다. 따라서 이러한 아이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은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를 병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고: 리탈린에 대한 올바른 이해

 

ADHD 아이들의 치료약으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리탈린(Ritalin)'이라는 약이다. 하지만 이것은 상품명으로서 주성분은 메칠페니데이트(methylphenidate)이다. 그 약이 어떻게 해서 ADHD에 효과가 있는가라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ADHD의 원인을 알아야만 한다. 인간의 뇌 속에는 뉴런이라고 불리는 뇌세포가 약 140억개 정도 있다고 한다. 초기에는 이러한 뇌세포들이 서로 붙어있었다고 했었는데 미세한 현미경으로 보니 서로 떨어져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아무튼 이러한 뇌세포들이 서로 연락을 취하면서 뇌가 정보를 교환하는데 이러한 정보전달과정이 꽤나 복잡하다. 우선 그림을 보면서 설명하는 것이 이해가 빠를 것이다.

 

[그림 1-1: 뇌세포(뉴런)]
위 그림은 하나의 뇌세포를 확대한 것이다. 우선 그 조그마한 뇌세포에서도 정보를 받아들이는 부분이 따로 있고 다른 뇌세포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부분이 따로 있다. 정보를 받아들이는 부분을 '수지상돌기, 혹은 수상돌기'라 부르고 정보를 전달하는 부분을 '종말단추'라고 하는데 위의 그림에서는 '수지상돌기'와 '단추'라고 씌여진 부분이다. 그런데 이 종말단추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다른 뇌세포(뉴런)의 수상돌기에 닿기만 하면 정보가 전해지는 것이 아니다. 정보를 서로 전달할 때라도 두 세포는 절대 맞닿는 법이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정보를 주고 받을까? 이러한 비밀은 바로 종말단추 내부에 들어있다. 우선 종말단추를 들여다 보자.

 

[그림1-2: 종말단추]

그림 1-2는 정보를 전달하는 종말단추를 확대한 것이다. 하나의 뇌세포와 또다른 뇌세포 사이에는 아주 미세한 틈이 있다. 이것을 우리는 시냅스(Synapse)라 부르는데 이 틈은 전자 현미경으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 용어의 혼란을 막기 위해 잠시 설명을 해야겠다. 이미 언급한 수상돌기, 혹은 수지상돌기를 비롯하여 축색을 축삭이라 부르기도 한다. 또한 종말단추를 시냅스로 그리고 시냅스를 시냅스 간극으로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이는 아직 뇌를 탐구하기 시작한 역사가 짧아 우리나라에서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용어의 통일이 안되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여러분들은 그 용어가 어떻든간에 구조를 잘 본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무튼 위에서 하나의 세포와 다른 세포는 서로 맞닿을 수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다음 뉴런으로 신호가 전달되는 것일까? 이 물음에 답을 준 것이 ‘신경 전달 물질’의 발견이었다. 종말단추 속에는 시냅스 소낭이 있다. 수상돌기에서 받아들인 정보가 종말단추까지 오면, 소낭 안의 화학 물질(신경 전달 물질)이 시냅스로 방출된다. 이 신경 전달 물질이 신호를 받는 쪽의 뉴런에 있는 수상돌기와 결합함으로써 전기 신호가 전해지는 것이다. 이런식으로 뇌세포와 뇌세포는 서로 필요한 정보를 끊임없이 주고 받는데 대부분 뇌이상이니 기질적 문제니 하는 말들은 바로 이 신경전달물질에 이상이 있다는 말과도 거의 같다.

지금까지 발견된 이러한 신경전달물질은 약 50종류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것이 도파민이다. 바로 이 도파민이 ADHD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현재시점까지는 알려져 있다. 이러한 신경전달물질들은 각자 독특한 역할이 있는데 도파민은 인간의 두뇌 바로 앞쪽의 뇌교 부위의 신경세포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의 하나로 사람의 감정 중에 행복감과 만족감 등 쾌감의 전달을 담당 한다. 술, 담배, 마약, 본드, 심지어 쵸콜렛 등이 우리를 기분 좋게 해주는 이유는 이들이 신경 세포의 도파민 분비를 촉진시켜 주기 때문이다. 심지어 누군가에게 칭찬을 받아도 도파민의 분비는 늘어난다. 그러나 도파민이 뇌속에 지나치게 많이 존재하면 환각상태 등이 일어나기 때문에 우리 몸은 자동적으로 적정량 이상을 즉시 제거하는 것이다.

이러한 도파민은 크게 네 가지 뇌 부위로 퍼지는데, 첫째는 원시적인 욕망의 뇌이며 호르몬 조절뇌인 시상하부로 간다. 따라서 이 도파민계가 이상이 생기면 호르몬 분비가 이상이 생긴다.
둘째는 오랜 기원을 가진 '본능의 뇌'인 번연계로 가는데 이 계는 분노, 공포와 같은 감정과 기억, 학습과 관계되므로 이 부위의 이상으로 정서, 기억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세번째는 운동조절에 관여하는 선조체 부위로 퍼진다. 도파민은 미세한 운동조절을 하기 때문에, 기능이 파괴되면 말과 운동이 원활하지 못한 파킨슨씨병이 생기게 된다.
넷째는 가장 중요한 인간의 정신과 지식을 총괄하는 대뇌피질부로 퍼져 올라간다. 대뇌피질 중에서도 뇌의 가장 앞쪽에 위치하고 있는 전두엽은 인간의 창조와 지식뿐만 아니라 주의집중과 활동, 정서반응을 규제하는 것으로 알려진 어찌보면 인간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고 말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ADHD 아이들에게는 이 도파민의 활성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주장들이 사실이라면 이 도파민을 활성화시켜 주기만 하면 ADHD 아동들의 문제는 해결되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간단치 않다. 아직까지 도파민의 문제라고 추측만 하고 있을뿐 또다른 신경전달물질이 관여하고 있는지, 아니면 또다른 문제가 있는지는 확실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리탈린은 바로 ADHD 아이들을 위하여 개발된 약인데 1937년 스위스의 노바티스사에 의해 개발되었다. 이 약은 대뇌의 전두엽을 자극, 활성화함으로써 집중력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러나 이 약은 식욕 저하, 구역질, 불면증, 두통, 복통, 우울감 등의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식욕이 저하되는 부작용 때문에 심한 비만 환자의 다이어트용으로 처방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약은 약효가 체내에서 유지되는 시간이 한계가 있어 하루 2~4회 복용해야 했으나, 최근에 개발되어 한국얀센에서 시판되고 있는 '콘서타'라는 특수 오로스(OROS)제형의 약물은 아침 1회 복용으로 총 12 시간 동안 작용을 하므로 편리하
며 약효과의 변동이 없이 지속된다. 이 약의 대표적인 부작용은 우울로 잘 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최근에 언론보도로 화제가 되었던 '공부 잘하는 마약'이라는 말도 이 약이 집중력을 강화하는 약이기 때문에 집중력을 높여주면 당연히 공부를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진짜로 그런 효과가 있다면 무엇 때문에 규제를 하겠는가! 오히려 모든 아이들에게 권장하여 공부 잘해서 전국민의 천재화라도 만들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발상이 어디있겠는가?

하지만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과다하게 도파민이 활성화되면 환각상태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상적으로 도파민이 활성화되는 사람들이 복용하면 도파민 과다현상이 일어날 것임은 뻔한 이치다. 그래서 '마약류'로 규제해놓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또다시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동안 ADHD 자녀들에게 리탈린을 먹인 부모들이 이제는 아이들에게 마약을 먹였다는 사실에 갑자기 분개한 것이다. 그럼 마약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리탈린은 과연 마약인가?

사실 마약이다 각성제다 하는 소리를 들으면 마약과 코카인이 정치.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된 미국이라면 몰라도, 우리나라에서는 대다수 사람들이 자기와는 관계가 없는 특별한 약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마약하면 연예인들이나 가끔씩 하는 것쯤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경찰에 잡혀가 징역을 사는 범죄라고만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결코 그렇지 않다. 마약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입에 대고 있는 술과 담배, 혹은 감기약이나 신경안정제 따위의 사촌인 것이다.

마약이란 인간의 정신과 육체를 지배하는 물질로서 한번 이것에 손을 대면 쉽게 빠져 나오기 어려운 중독성과 인격을 상실시키는 파괴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세계 각국은 마약에 대하여 규제를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도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에서 규제대상을 정하고 있는데 이 법에서 정하는 마약, 대마, 향정신성 의약품 등 규제대상을 통틀어 좁은 의미의 마약과 구별하기 위하여 '마약류'라고 부른다. 그런데 리탈린을 언론에서 '마약류'라며 대대적으로 보도하자 이러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던 부모들이 놀란 것이다. 하지만 하나도 놀랄 것도 없으며 새로운 것 또한 아무것도 없었다. 즉, 리탈린은 향정신성 의약품으로서 법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또한 이는 의약품인 동시에 마약인 것이다.

흔히 인간의 뇌에 작용하여 정신활동을 좌우하는 약물을 향정신약이라고 부른다. 이를 또다시 세 가지로 분리할 수 있는데 하나는 정신활동을 진정.안정시키는 중추신경계억제제와 정신활동을 활성화시키는 중추신경계흥분제와 나머지 하나는 환각제로 나눌 수가 있다. 중추신경흥분제는 중추신경계를 흥분시켜 기민성과 활동성을 증가시키는 물질로서 니코틴(담배), 카페인(커피), 싼틴(초콜렛), 암페타민(히로뽕), 코카인 등이 있다. 중추신경억제제는 중추신경계의 작용을 억압하는 물질로서 아편계열(아편, 몰핀, 헤로인, 코데인, 메사돈), 알코올, 수면제, 진정제, 신경안정제, 흡입제(본드, 가스) 등이 있다. 환각제는 지각, 감각, 자기인식, 감정 등에 영향을 미치는 물질로서 환시, 환청, 환촉, 환취 등을 일으키는 약물로서 대마초(마리화나), LSD 등이 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흔히 마약이라 생각했던 필로폰(히로뽕), 아편, 몰핀, 마리화나 등이 모두 마약인 동시에 약인 것이다.

따라서 마약과 의약품의 구별은 사실 모호하다. 의사의 처방없이 그냥 먹으면 마약이 되는 것이고 의사의 처방을 받고 먹으면 약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리탈린이 '마약류'라는 것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 단지 문제가 되는 것은 첫째, 리탈린은 치료제인가, 진정제인가, 하는 문제와, 두 번째로 중독성이 강한가, 그렇지 않는가의 문제, 그리고 마지막으로 부작용이 많은가, 적은가 하는 문제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어느것 하나 정확히 밝혀진게 없이 논쟁만 계속 되고 있다. 따라서 부모들이 걱정해야 될 것은 바로 이러한 문제다. 우선 치료제인가, 진정제인가 하는 논쟁은 진정제라는 쪽이 우세하다. 두 번째 중독성에 관한 문제는 그다지 심각한 중독 보고는 아직까지 없다. 마지막 부작용에 관해서는 불면증과 식욕부진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하지만 어떤 약이든 부작용이 없는 약은 없다. 다행히 아직까지 인체에 치명적인 부작용은 보고되고 있지 않다.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리탈린은 마약류다. 또한 분명히 의약품이다. 따라서 정확한 의사의 처방만 있다면 그렇게 두려워할 것도 무서워할 것도 전혀 없는 것이다. 단지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약물의 오남용인 것이다.

내용출처 : http://www.playtherapy.ne.kr

 

(출처 : '산만한아이어쩌면좋죠?' - 네이버 지식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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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사랑의 과학'…&quot;사랑은 뇌가 한다&quot;

사랑을 지배하는 것은 뇌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이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14일은 사랑을 고백하는 밸런타인데이다. 사랑은 시나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마음’ 속에 품는 것일까? 과학이 마음의 신비를 한꺼풀씩 벗겨내면서 사랑을 관장하는 기관은 마음도 성기도 아닌 ‘뇌’란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사랑의 쾌감은 뇌의 화학반응이다. 실제로 사랑에 빠진 사람의 뇌는 마약에 도취했을 때와 똑같이 작동한다.》



미국 럿거스대 헬렌 피셔 교수는 사랑에 빠진 연인들의 뇌 활동을 연구해 왔다. 오랜 연구 끝에 그는 남녀간의 사랑이 갈망→끌림→애착 3단계를 거치며 단계마다 뇌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도 다르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사랑의 첫 단계는 갈망(lust)이다. 이 단계의 성적 욕구는 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이 만들어낸다. 그러나 사랑이 지속되려면 단순히 욕망의 분출에서 끝나지 않고 상대와 사랑에 빠지는 끌림(attraction)단계가 필요하다. 이 단계에서 연인들은 식욕을 잃고 불면의 밤을 지새우며 낮에도 온통 연인 생각뿐이다. 끌림의 단계를 지배하는 화학물질은 도파민, 노레피네프린(일명 아드레날린), 세로토닌이다. 쾌감을 느끼게 하는 도파민은 니코틴이나 코카인의 의해서도 활성화된다. 노레피네프린은 심장을 뛰게 하고 땀이 나게 한다. 세로토닌은 사랑에서 가장 중요한 화학물질로 사람을 일시적으로 미치게 만든다.

다음은 애착(attachment)의 단계. 관계가 지속돼 더욱 밀착되기를 원하고 결혼으로 발전한다. 이때 뇌에서는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이 분비된다. 옥시토신은 출산이나 수유 때 나와 엄마와 아기의 결합력을 공고히 한다. 또 섹스 때도 나와 자주 섹스를 할수록 결합은 깊어진다. 실제로 들쥐에게 옥시토신을 주사하면 쥐들은 애착 행동을 보인다.

런던칼리지유니버시티 세미르 제키 교수는 최근 6∼12개월 사이에 사랑에 빠진 대학생 17명의 뇌 활동을 분석했다. 이들은 전두피질 등 뇌의 네군데가 활성화됐다. 마약에 도취된 사람의 뇌도 똑같이 네군데가 활성화됐다.

미국 브룩헤이븐국립연구소 노라 볼코 박사도 “마약 중독자와 사랑에 빠진 사람의 뇌 활동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며 “사랑에 빠진 사람이 연인이 없으면 슬퍼하며 탄식하는 것은 중독자에게 마약을 주지 않을 때와 비슷한 현상이다”고 말한다.

미시간대 로버트 프라이어 교수는 “사랑에 빠졌을 때 분비되는 세로토닌 등은 상대의 결점을 인식하지 못하게 해 사람을 눈멀게 만든다”며 “이때가 되면 뇌에서 화학물질이 마구 쏟아져 나오므로 주변에서 아무리 얘기해도 소용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들 호르몬의 농도가 높게 유지되는 것은 2년 정도. 따라서 4, 5년이 지나면 효과가 없어진다.

사랑의 쾌감을 만드는 화학물질은 뇌에서 분비돼 몸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사랑할 때 얼굴이 붉어지고, 가슴이 뛰고, 안절부절못하고, 잠 못 이루고, 식욕이 떨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초콜릿에도 이들 화학물질과 비슷한 자극 물질이 포함돼 있다.

통계적으로 사람은 90초에서 4분 사이에 상대에게 끌리게 된다. 상대를 사로잡는 지름길은 눈을 쳐다보는 것. 전혀 모르는 남녀에게 상대방의 프로필을 알려주고, 4분 동안 서로 눈을 보게 하는 실험만으로도 남녀는 금세 사랑에 빠져 결혼에 골인한다.

연인은 위기에 처할수록 더 쉽게 사랑에 빠진다. 전쟁 속의 로맨스, 부모의 반대, 스릴은 사랑을 활활 불타오르게 하는 기름이다. 올해 밸런타인데이에는 주머니에 초콜릿을 찔러 넣고 바람 부는 절벽 위를 걷거나, 공포영화, 번지점프, 롤러코스터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상대의 눈을 지그시 쳐다보면서 말이다. 

 

* 출처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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