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에 해당되는 글 58건

  1. 엄마와 나, 그리고 준호 (2) 2010/11/14
  2. 사랑 2010/11/13
  3. 미룸 2010/11/13
  4. 단호박 2010/11/12
  5. 미대 입시 (2) 2010/11/09
  6. 학교 2010/11/09
  7. 지루해 (2) 2010/11/08
  8. 블로그 이사 2010/11/07

엄마와 나, 그리고 준호

from diary 2010/11/14 20:52

 

 

잘 몰랐는데 엄마의 감정 상태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었다. 엄마의 말에 의하면 그건 내가 엄마에게 많이 의존하고 있어서 라고 했다. 엄마가 방황을 하고 있을 때 나를 보면 내가 방황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게 느껴진다고. 그런데 정말 엄마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사람의 기라는건 참 신기한거니까. 엄마가 우울하면 나도 우울하고 엄마가 아프면 나도 아프고. 이건 정말 친한 사람일 때 일어나는 일이다. 성은이랑 나도 이런식이었다. 성은이가 아프면 내 몸이 진짜 아팠고 성은이 마음이 아프면 내 마음도 아팠으니까. 신기하게 그렇게 되는 것 같다. 서로 한 마음 한 몸이 되는 것. 아주 미묘한 것에도 반응하고 같아지는 것. 정말 그랬다.

 

엄마에게 난 타인의존적인 인간인 것 같아 라고 하자 엄마는 그럴 수도 있는데 그건 혼자 많이 있어서 라고 했다. 친구들과 같이 어울리고 많은 친구들을 사겼다면 좀 더 독립적일 수도 있다고. 결국 끝이 있는거니까 너무 다행이지 않냐고. 지금은 확실히 타인의존적이지만 학교를 가고 친구들을 많이 사귄다면 지금보다 훨씬 독립적인 존재가 될거라 믿는다.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엄마와 준호 밖에 없으니까 자꾸만 그 둘에게 의지가 아닌 의존을 하게 됐는데 준호한테는 많이 미안하게 생각한다. 엄마는 이 모든걸 이해할 수 있지만 준호는 이해하기 힘들겠지. 그럼에도 헤어지잔 말 없이 꿋꿋히 날 지켜봐주는 준호에게 새삼 고마워서 눈물이 난다.

 

어느 순간부터 엄마는 내게 잘한다 잘한다 가 아닌 말들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때부터 내가 힘을 내지 못한 것 같다고. 엄마의 변화가 내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모든 것을 엄마 탓 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엄마는 전교1등 하는 아이가 계속 1등을 유지하는게 칭찬의 영향이 크듯 그런것과 비슷한거라고 했다. 나에게 관심을 쏟아붓지 않은 순간 나는 무너진거다. 이건 준호와의 관계에서도 드러난다. 준호가 나와 통화를 길게 해주고 준호가 내게 문자를 자주 해주면 나는 힘이 나서 공부도 열심히하고 노는것도 열심히하고 즐겁게 생활한다. 그런데 준호가 내게 쏟는 관심이 조금이라도 줄어들면 난 쳐져버린다.

 

이러면 안되는데 싶지만 내 안의 힘이 너무나도 부족한 상태인 것 같다. 어서 이 시간이 끝나서 많은 사람들 속에서 힘을 얻어서 내 안의 힘으로 바꾸고 싶다. 내 안의 힘을 많이 만들어내서 다른 이들에게도 힘을 나눠줄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타인의존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삶을 살고싶다. 의존해서 상대를 힘들게 하는게 아니라 나도 상대에게 힘이 되는 존재이고 싶다. 곧 그렇게 될거란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벅차다. 마음이 떨린다. 준호에게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말했다. 수능이 끝나면 다대포에 가기로 약속했다.

 

수능이 4일 남았는데 티비를 보냐는 동생의 잔소리에 4일 남든 얼마가 남든 누나가 티비보는데 나도 뭐라 안하는데 니가 왜 뭐라 하냐고 말해주는 엄마가 고맙다. 내가 책을 읽든 드라마를 보든 영화를 보든 터치하지 않는 엄마가 고맙다. 그러한 것을 지켜봐준다는 것은 지금의 나를 이해한다는 것. 누군가에게 이해 받는 다는 것은 이토록 가슴 벅찬 일이다. 나도 누군가를 이해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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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4 20:52 2010/11/14 20:52

사랑

from diary 2010/11/13 17:10

 

다른건 다 모르겠지만 내가 준호를 많이 좋아한다는건 안다. 어서 이 시간이 지나서 우리 둘 다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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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3 17:10 2010/11/13 17:10

미룸

from diary 2010/11/13 13:07

 

 

내가 지쳐간다는걸 준호는 알고 있을까. 내 마음을 잘 알아주는 것 같았는데 요즘은 자기 신경 쓰느라 바빠서 그런지 내 마음을 전혀 헤아려주지 않는 것 같다. 근데 또 준호는 내 마음을 잘 모르는 것 같다 라는 문장을 쓰면 그러는 나는 준호 마음을 잘 헤아리고 있나 하는 반성이 반사적으로 튀어나와서 좀 짜증난다. 아 아무튼 준호가 내 마음에 관심이 없는 것 같아서 속상하다. 속상한 내용을 가득 적고 싶지만 그러면 나는 준호를 이해하지 못하는 나쁜 여자가 되는 것 같아서 그만둔다. 그치만 사실인걸. 난 준호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 준호는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끊임없이 이해받고 싶은데 그게 안되니까 힘들 뿐이고. 아마 준호도 힘들겠지? 아무리 성격이 다르다하더라도 이해 받지 못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있을 것 같은데 표현을 안하네.

 

재랑이랑 많이 어울려서 그런지 준호가 재랑이 같지 않으면, 아니 나 같지 않으면 이해가 안되는게 사실이다. 쟤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사나 하는 생각을 한 적도 많고. 준호 입장에서는 하루종일 공부도 안하고 집에 콕 쳐박혀서 뭘 하는지 맨날 울기나 하고 왜저러나 왜 저러고 사나 하는 생각하겠지. 결국 학교를 다니고 안다니고의 차이인가 싶다가도 그런것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고 다시 생각해보면 결국 그 문제인것 같기도 하고. 처음엔 쟤 왜저래 하다가 그 '쟤'라는게 준호만이 아니라 내 친구들 모두인걸 알고는 아 내가 보편적인 기준에서 많이 떨어져나온거구나 싶어서 괜히 슬퍼지기도 하고 내가 보편적인 기준이 되야지 왜 이상한게 보편적인건가 하는 생각에 어이 없어지기도 하고. 뭐 그렇다. 학교-과외-과외-공부-학교-과외-과외-공부의 반복된 생활을 하는 준호가 안되보이기도 하고 그래도 자기가 선택한건데 저렇게 해야하나 하고 개인을 탓해보기도 하고. 그치만 결국은 그러한 시스템 속, 학교 속에 있는 학생으로선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미움을 없애보기도 하고. 아, 그러니까 혼자서 쇼를 하고 있는거다. 미워했다가 이해해보려했다가 또 미워했다가. 이러한 것의 반복. 모든게 다 그렇듯 반복하면 지치게 된다. 힘들어.

 

잘 몰랐는데 우리집은 굉장히 자유로운 편이었다. 준호집이 엄하고 그런게 아니라 우리집이 굉장히 자유로운. 그래서 지금은 이해할 수 있지만 아니, 아직도 솔직히 이해가 잘 안된다. 난 밤에도 전화통화를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통화하는 내용을 혹시나 들을 수도 있어서 밤에는 통화를 잘 안하려 하는 편이지만 문 닫고 있으면 얼마든지. 근데 준호는 그렇지 못하니까 그 점에서 되게 많이 답답하고. 밤이고 낮이고 집에 있을 때는 아예 전화를 못하니까 그게 너무 답답하다. 결국 하교길에만 잠깐 통화하는데 그게 너무 형식적인 통화 같아서 짜증이 나고. 아니 이제는 바빠서 하교 길 통화도 못하고 있지만. 아 아무튼 목소리 듣고 싶은데 못들으니까 너무 짜증난다. 시험 하나 때문에 이런걸 미루고 내 마음을 보듬어주지 않는다는 것에 화까지 난다. 이러면 안되는거겠지만. 난 밤에 울컥울컥할 때 준호랑 통화하고 싶은데 준호는 맨날 피곤해서 지쳐서 쓰러져자거나 운동하거나 공부한다. 그래서 좀 서운하고 속상하다. 내가 매달리는것 같아서 나한테 화도 나고. 타인의존적인게 티나니까 다 때려치고 싶다.

 

난 준호한테 많이 기대고 있는데 준호는 그런 나를 봐주지도 않고 자기 일하느라 늘 바쁘고. 그런게 싫다. 그런 준호가 싫고 그런 내가 싫다. 너무 밉고. 준호를 미워하지만 사실은 내가 미운거겠지. 그렇게 바빠야 하는게 정상이라고 볼 수 있는데 나는 여유를 넘어 나태하기까지 하니까. 시험이 일주일도 채 안남았는데 음악 듣고 한가로이 책이나 보고 문제집은 안펼쳐본지 며칠 몇주일이 됐는지도 모르고. 거의 몇 달 째 백수처럼 보내고 있으니. 아아 자책하기 싫어. 이럴 수도 있는거잖아. 나라도 나를 위로해주고 싶다. 자책하기 싫다. 내가 이상한게 아니잖아. 내가 이상한건가. 휴 이런생각에 사로잡히기 싫다.

 

아무튼 수능이 끝나서 준호랑 밤공기 마시고 싶고 밤바다 보고싶다. 비누방울도 불고싶고 같이 손잡고 걷고싶다. 아이스링크장 가서 스케이트도 다시 타보고싶고 작년에 했던거 다 해보고싶다. 목도리도 해주고싶고 장갑도 같이 끼고싶고. 등산도 가고싶고 자전거도 타고 싶고 퐁퐁도 타고싶다. 같이 그림도 그리고 싶고 노래 듣고 싶다. 또 같이 밥먹고싶고 같이 공부하고 싶고 같이 같이…. 씨. 눈물 난다. 아 그리고 지금 갑자기 이 글 쓰니까 짜증이 확 난다. 얼굴이 화끈거린다. 눈물도 나고. 그냥 좀 아 편해지고 싶다.

 

계속 답답하고 식욕도 없고. 하루에 한끼밖에 안먹는것도 좀 스트레스고. 배고픈데 챙겨먹기 귀찮고 또 먹고싶은것도 없고. 저녁 한끼 먹는것조차 아침되면 설사해버려서 먹기가 싫다. 내가 먹고싶은것만 먹으면 설사하니까 재미도 없고. 채식하다가 요즘 다시 면도 먹고 빵도 좀 많이 먹고 군것질 하니까 맨날 설사한다. 그러니까 의욕도 당연히 없어지는거고. 역시 잘 먹어야되는건데 잘 먹는건 너무 힘들다. 진짜. 누가 맨날 좀 챙겨줬으면 좋겠다 싶고. 기억나지 않지만 이번주 내내 설사했던 것 같다. 콘푸로스트 먹고 빵먹고 우유 마시고 이래서 설사하고 또 그제는 한끼도 안먹고 저녁에 핫리조또인가 아무튼 치즈 있는 볶음밥 먹고 아침에 설사하고 또 하루종일 안먹다가 어제 저녁에 칼국수 먹고 오늘 아침에 또 설사하고. 큭. 으아 이 블로그마저 이렇게 푸념 적는 용도로 쓰이는건 정말 싫었는데! 하 근데 답답하고 적고싶은데 뭐 어쩔 수 없지. 아 바다 보고싶다. 밥이나 먹어야겠다. 혼자 먹는것도 지겨워.

 

그러니까 너는 잘 모르면 나한테 뭐라하지마. 니가 같이 먹어줄거 아니면.

 

+)

글 쓰고 나서 느낀건데 요즘 준호랑 통화를 못하고 피곤하다 힘들다 배고프다 설사했다 따위의 푸념을 꾹꾹 눌러담고 말하지 못하니까 더 힘든 것 같다. 그런건 누군가에게 바로 뱉어내야 가벼워지는데. 물론 상대는 우울해지겠지만. 나란 인간은 진짜 하. 다시 독립성을 되찾아야겠다. 나 진짜 독립적이었는데, 아니 아닌가? 이제 그런것도 모르겠군. 휴 아무튼 결별선언은 아니더라도 독립선언은 좀 할 필요가 있는 듯. 아니 근데 독립선언 되게 많이 했다. 이제 다시 잘하겠다고. 아 근데 맨날 안지켜졌지. 으엉 나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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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3 13:07 2010/11/13 13:07

단호박

from diary 2010/11/12 11:12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맛있는 단호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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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2 11:12 2010/11/12 11:12

미대 입시

from diary 2010/11/09 19:47

 

 

오랜만에 미대 입시생들이 많이 있는 커뮤니티에 들어가봤는데 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작년이랑 제작년까지만해도 이런 움직임이 없었던 것 같은데 머리에 소름 돋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지역마다 다른데 한달 회비가 40~60만원이다. 그리고 수능이 끝나면 특강을 하는데 300~500만원이 든다. 학원비도 학원비지만 지방에 사는 학생들은 식비와 자취비가 추가된다. 지방에서 계속 그림을 그린다면 상황이 다르겠지만 서울까지 올라갈 경우에는 돈이 어마어마하게 깨진다. 아무래도 홍대 앞 미술학원에는 홍대생들이 보조쌤으로 알바를 하고 있으니 학생들 입장에서는 서울로 올라갈 수 밖에 없다. 불안한 지방 입시생들의 마음.

 

지금도 그런게 있는지 모르겠는데 내가 다녔던 학원은 교수평가라는게 있었다. 엄연히 말하면 불법. 그런데 교수평가를 의무적으로 해야했다. 교수평가란 말그대로 교수에게 그림을 평가받는거다. 학원 수업시간에 그림을 그려서 그걸 모아서 교수한테 갖다준다. 그리고 학생들은 교수들이 평가해주는 대가로 교수에게 돈을 내고. 아마 학원에서도 좀 챙겨먹고 교수들한테도 돌아가는거겠지. 교수평가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모른다. 학원측에서 교수평가 하는 사진을 비공개 클럽에 올리면 그걸 보는 정도. 점수를 채점해준다. 그런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건지 모르겠다. 결국 교수와 학원 배불리는것 밖에 더 되나 싶고. 

 

그런게 지금도 있을거다. 학원끼리 연합해서 연합 교수평가를 실시하기도 하고 자체적으로 실시하기도 하는데 이런걸 아무도 신고하지 못한다. 선생들은 원장들 눈치 보느라 신고하지 못하고(이런걸 적어도 잘못됐다고 생각은 하겠지. 선생이라면.) 그리고 학생들은 이런것에 신경쓸 여유라는게 없다. 학교 다니는것만으로도 힘들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글 쓸 물리적인 시간도 없고 여유도 없다. 미술학원에서 10시 30분~11시에 마치고 집으로 가지 않고 영어나 언어 학원에 가기 때문. 학원에 가지 않고 집에 바로 온다 하더라도 시험공부가 아닌 이런것에 매달릴 여유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미대 입시에 이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많이 알지 못하는 것이다. 잘못됐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럴 여유가 없다. 핑계처럼 들리겠지만 입시생들의 마음은 가난하다. 그리고 두려움도 있을 것이고. 그리고 바껴야한다고 막연하게 생각은 하지만 어떻게 실천해야할지 몰라서 그 상황을 참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얘기가 좀 샜는데, 지금 그 커뮤니티에서는 수능 끝나고 특강비가 터무니없이 비싼 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며 다함게 공정거래위원회에 민원신고를 하고 소비자고발과 불만제로에 제보하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그 글만해도 추천수가 꽤 높아졌고. 이걸 실천하는 입시생들이 얼마나 많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신고했다는글도 꽤 보이는걸 보면 희망적인 것 같다. 그래도 쉽게 바뀌지 않을 문제겠지만. 이런 움직임이 전에도 전혀 없었던건 아니겠지. 아 잘됐으면 좋겠다 그래도.

 

이건 정말 언젠가는 바껴야하고, 누군가가 나서서 바꿔야만 하는 일이었다. 바뀌는 조짐이 보이는 것 같아서 내가 다 떨리네. 미대는 돈 있는 사람만 간다는 말이 맞을 정도로 미대에 가고 싶어도 돈이 없으면 갈 수 없는게 현재 미대 입시의 시스템이다. 아무리 그림을 잘그려도 학원을 다니지 않으면 합격하기 힘든게 사실이고. 그런데 학원비가 터무니 없이 비싸고. 학원비 때문에 미대를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 학원에서 집안 형편이 어려우면 할인을 해주는 경우도 있긴하지만 힘든 일이다. 학원비 때문에 입시 도중에 포기를 하거나, 아예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혁명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입시제도가 바뀌면 이 문제도 사라지겠지만 홍대가 실기고사 폐지한다는 발표하자마자 학원들의 반응은 대단했다. 다른 학교들마저 실기고사를 폐지한다고 하면 학원에서 들고일어날거다. 먹고사는 길이 사라지는거니 또 그럴 수 밖에 없겠지. 그런데 정말 학원비를 왜이렇게 비싸게 받는지 모르겠다. 학원들끼리 담합하나? 솔직히 평일에 4시간 정도 수업하면 내 그림을 봐주는 시간은 정말 몇 분 안된다. 그림이야 혼자서 그리는거고 누군가 그걸 도와준다는게 힘든거고 정답이 있는것도 아닌데.

 

학원에서는 '기술' 을 가르친다. 그리고 애들을 모아놓고 경쟁시켜서 스피드를 빠르게 밀도를 더 높게 하는걸 가르친다. 그림은 생각하면서 그려야하는데 막판에는 거의 기계적으로 그린다. 밥먹고 그림그리고 밥먹고 그림그리고 밥먹고 그림그리고. 휴 아무튼 입시미술에 지쳐서 미대 진학 포기했는데 미대 입시는 진짜 할게 못되는 것 같다. 돈도 돈이고 체력도 체력이고 창의력도 사라지는 것 같고. 경쟁으로 시달리다가. 아 아무튼 진짜 올해 입시생들이 많이 제보하고 고발해서 달라지길 바란다. 진심으로.

 

 

그리고 이건 개인적으로 공감했던 글. http://j.mp/dvwiaq

내용을 요약해보자면 올 한해 동안 한달에 육십여만원의 학원비를 벌기 위해 악을 쓰며 온갖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그만한 돈을 버는것은 힘들었다는 내용이다. 시급 4~5000원으로 그 돈을 버는 것은 굉장히 힘들었고 돈을 벌기 위해서는 그만한 시간을 투자가 되어야하는데 공부 또한 시간을 투자해야 되서 힘들고. 공부 뿐만 아니라 그림도 그리는 시간이 많아야 되는데 돈버느라 그림 그릴 시간도 없고. 풀 수 없는 최악의 사이클에 미대 입시에 회의감이 든다는 재수생의 글이다. 정시는 돈 때문에 접근할 수도 없다고. 휴ㅡ 정말 한숨이 절로 나오는 글. 돈 때문에 미술을 싫어할 수도 없고 꿈을 져버리기도 힘들고.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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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9 19:47 2010/11/09 19:47

학교

from diary 2010/11/09 12:02

 

 

집에 쳐박혀있다가 답답해 미칠 것 같아서 공원을 가던 중 은실이를 만났다. 그 추운데 서서 꽤 많은 얘길 나눴는데 그 많은 얘기의 전부가 입시 얘기였다. 오랜만에 만나서 이런 얘기만 했다는게 좀 슬프긴 하지만 우리가 하고 있는게 그것밖에 없으니 그 얘기 말고는 할 얘기가 없는게 당연하다고 받아들였다. 은실이는 매일 집에만 있는 나의 외로움을 이해했고, 난 매일 학교 다니는 은실이의 답답함을 이해해줬다. 서로 그렇게 위로하고 잘할 수 있을거라는 얘기를 하고 헤어졌다. 오랜만에 만났다는것만으로도 기분이 좋고, 워낙 심심했던 탓에 집까지 바래다주고 헤어졌다. 히히. 정말 심심했나보구나? 하며 서로 웃었다. 근데 그 때 나 정말 심심했어!

 

은실이 말에 의하면 학교는 거의 노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미 하향지원해서 거의 다 합격해서 공부하는 애가 없다고. 올해 재수생들이 너무 많아서 다 하향지원했단다. 은실이도 이미 한 곳에 붙어버려서 시험에 대한 큰 부담은 없다고 했다. 학교 와서 하는 것도 없는데 학교 왜 다니나 싶겠다 하니까 그렇다고. 다들 꾹 참고 다닌다고 했다. 진짜 학교는 쓸모없는 것 같다. 그리고 확실히 입시만을 위한 공간이고. 1, 2학년 때는 시험진도 맞추기에 급급하고 3학년 때는 입시준비 한다고 바쁜 곳이 학교인 것 같다.

 

학교에서 공부하는 애는 반에서 5명도 안될거란다. 그리고 은실이랑 헤어지고 나서 공원에서 지인이를 불러내서 수다를 떨었는데 인문계 뿐만 아니라 실업계도 마찬가지란다. 취직하는 애와 진학하는 애로 나뉘는데 이미 반은 취직나갔고 반은 진학을 하는데 등교에서 하교할 때까지 자습만 하다 온다고. 선생들은 뭐하냐고 했더니 논다고 했다. 그러니까 그냥 출석일수 채우기? 뭐하는건지.

 

지인이는 대학 진학에는 전혀 생각이 없는데 수능은 그냥 한번 본다고 했다. 삼년 동안 집에 있으면서 너무 외로워서 학교를 가지 않으려는 지인에에게 그래도 대학교는 가라고 했더니 학교에 있어도 외로운건 마찬가지라며 대학을 왜 가야하냐고 되물었다. 그래서 바로 수긍했다. 배움의 큰 뜻이 없는 이상 학교 다니는건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니 솔직히 배우는것도 혼자서 할 수 있고. 내가 대학 가는 이유는 너무 오랫동안 혼자 있어서 사람 구경을 좀 하고 싶어졌고 함께 공부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어서다. 정작 학교가 그런 욕구를 충족시켜줄지는 잘 모르겠지만. 에휴ㅡ 아무튼 다들 재미없게 산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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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9 12:02 2010/11/09 12:02

지루해

from diary 2010/11/08 17:37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렇게 사는건 아냐

다 때려치고 어딘가로 숨어버리고만 싶어ㅡ

 

의 기분은 아니고 다들 좀 나와서 나랑 놀아줬으면 좋겠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렇게 사는건 아니지 않니

다 때려치고 여기로 나와서 나랑 놀자ㅡ

 

의 기분이랄까.

 

 

학교 다니는 애들도 나처럼 이렇게 지루해할까? 준호에게 심심해 죽겠다고 하니까 어이없다고 하던데, 내가 생각해도 어이없긴하다. 10일 남겨놓고 심심해죽겠다니. 막판 뒷심을 발휘하고 있어야할 이 시점에 뭔가 재밌는건 없을까 신선한거 없나 하고 두리번거리고나 있으니. 그런데 정말 심심한걸! 혼자서 할 수 있는건 대부분 다 해봐서 더이상 할 것도 없다. 책 보는것도 지겹고 단편영화 보는것도, 우쿨렐레 연주하는것도, 블로그 글을 읽는것도 재미없다. 지금은 아무리 재밌는걸 내게 갖다준다해도 혼자라서 재미없을것 같다. 정말 혼자선 뭘해도 심심해! 아아 10일 후면 함께일 수 있겠지? 학교와 회사를 폭파해버리고 싶다. 심심해 심심해!

 

이런 모습을 보고 나를 타인의존적인 사람이라 부른다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 난 진짜 이제 혼자서 뭔가 하는건 질렸다. 누군가 나랑 놀아줬으면 좋겠다. 놀아줬으면이라기보다 같이 놀고싶다. 놀 사람이 없다는게 문제지. 그리고 놀 사람이 생긴다하더라도 뭘하느냐가 또 문제다. 왠지 모든게 다 끝나도 삶은 단조로울 것 같은 느낌이 드는건 왜일까. 스릴 넘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다. 엄마가 그런건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난 그러고싶은걸 어떡해. 신나지고 싶어 숑키숑키! 신나지고 싶어 숑 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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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8 17:37 2010/11/08 17:37

블로그 이사

from diary 2010/11/07 22:25

 

 

 

 

어떤 이유 라고 정확히 말하긴 힘들지만 지금까지 사용한 블로그를 떠나고 싶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 공간이 아니라 그곳의 나들로부터.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꽤 오래전부터 떠나야겠단 생각을 했는데 드디어 옮겼다. 처음엔 티스토리로 이사하려했는데 이전에 사용하던 블로그 이웃들과의 인연을 유지하려면 그곳의 시스템으로는 좀 복잡했다. 그래서 이사를 관둘까 하다가 진보넷 블로그에 새 둥지를 틀게 되었는데 이곳은 어떤지 잘 모르겠다. 정 안되면 그곳에도 로그인하던지 틈틈히 RSS 구독기에 주소를 채워넣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이사해버렸다. 아니 이사라는건 모든걸 다 옮겨야하는건가? 더 좋은 표현은 없을까. 아아 아무튼 뭐가 그리 급했는지 모르겠지만 이왕 이곳에 온거 잘 정착했으면 좋겠다.  뭔가 진보넷블로그는 활동가들을 위한 공간인 것 같아서 조심스러운데, 이곳에 글쓴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겠지? 히히. 반가워 앞으로의 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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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7 22:25 2010/11/07 2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