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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도 삼성이 MBC에 복수하기 위해 카우치를 사주한 게 아닌가 하는 음모론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ㅋㅋ (이미 많은 네티즌들이 이 가설에 공감하고 있다고 한다) 최소한 엑스파일, 특히 삼성 관련 건을 잠재우는 효과는 가져왔고, 나아가 폭로의 원흉이었던 MBC는 정신 못차리고 있으니. 잘만 하면, 보기 싫던 최문순 날려버릴 수도 있을지도.
조중동의 보도 태도를 봐도, 이번 사건의 전선은 명백하다.
정연주 KBS 사장은 취임 이후 줄곧 ‘개혁’ 기치를 내걸고 잇달아 ‘미디어 포커스’ ‘한국사회를 말한다’ 등을 만들어 이른바 ‘보수’세력, 일부 신문을 맹공격해 왔다. 보도국·교양국이 사장과 ‘개혁 코드’ 맞추기를 하는 사이 예능국은 헐거워진 규제의 틈을 타 선정적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 KBS가 지난해 팀제로 조직 개편을 한 뒤 중견 방송인들이 대거 물러나면서 경력이 낮은 PD들이 현장을 좌지우지하면서 ‘게이트 키핑’ 기능이 무너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조선일보 2005.8.2 '막가는 방송'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방송사 내부의 게이트키핑 기능이 이처럼 허술해진 것은 구조적인 원인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KBS의 경우 정연주(鄭淵珠) 사장이 지난해 8월 개혁조치의 하나로 대(大)팀제를 도입한 뒤 팀장 한 사람이 팀원 수십 명을 관리하게 되면서 중간 간부의 게이트키핑 기능이 무력화됐다는 사내외 비판이 제기됐었다. MBC의 경우 최문순(崔文洵) 사장 취임 이후 중간 간부의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시청률 경쟁에 따른 일선 제작진의 과잉 의욕과 실수를 걸러 주는 여과층이 약해졌다는 게 중론이다. (동아일보 2005.8.2 "지상파 TV 끄고 싶다")
둘 다 똑같이 게이트키핑 기능의 상실을 이야기하고 있다. 개혁파 사장들의 책임으로 몰아가고 있다.
불상사가 발생하면 통제가 불가능한 생방송 도중 예측할 수 없었던 돌발상황이었다는 변명이 MBC의 상투적인 수습책이 아니길 바란다. .. 방송법에 물의를 유발하는 방송사와 출연자를 제재할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 (중앙일보 2005.8.1 [사설] MBC의 엽기적인 성기노출 생방송)
중앙의 사설은 MBC에 대한 복수심이 넘쳐난다. 과연 저 글의 '물의'란 단순히 성기노출 사건일까? 혹시 엑스파일을 보도한 걸 얘기하는 건 아닐까?
그 정겹던 TV는 이제 별 의식 없는 현행범들의 천박한 선전장이자 노리개로 전락했다. TV가 말초적이고 현란한 자극만 좇다 자초한 파국이다. 시청자를 우습게 알고 시청자 위에 군림해 온 업보다. (조선일보 2005.8.2. 태평로 - TV의 무차별 안방 테러)
여기서도 현행범이 혹시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한 이상호 기자를 염두에 두고 있는 건 아닐까?
그런데, 더욱 납득할 수 없는게 민언련의 논평이다. 민언련은 인디밴드가 나오는 방송은 녹화방송이어야 한다고 한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조중동으로부터 지겹게 들어야 했던 '게이트키핑 기능' 얘기를 민언련에게까지 들어야 하는 걸까?
언더그라운드 인디밴드들의 공연 양상은 주류 대중 가수들과는 완전히 다르다. 그들의 자유분방하고 파격적인 표현 양식을 방송할 때 제작진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민언련 2005.8.1. MBC 음악 프로그램 <생방송 음악캠프> 성기노출에 대한 민언련 논평)
그럼, 생방송을 해도 되는 대중가수는 누구란 말인가? SM이나 싸이더스 같은 기획사들이 돈들여서 키운, 그래서 사고치기에는 스스로 잃을 것이 너무 많은 그런 가수들만 생방송을 해야 한단 말인가? '녹화'를 해도 걸러지지 않는, 날로 도를 더해가는 '주류 대중 가수'들의 선정적 옷차림이나 뮤직비디오 같은 표현 양식들은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TV의 공공성과 윤리를 무시하자는 게 아니다. 오직 사후 처벌만을 허용하고 사전 검열은 불허하는 것이 표현의 자유의 원칙이다. 누구나 입을 모아 이야기하듯이, 당연히 이 원칙에 따라 카우치의 행위는 잘못이고, 처벌받아야 한다. 그러나 인디밴드에게만 녹화방송을 해야 한다는 것은 사전 검열의 정신이다. 지난 시기 함께 표현의 자유를 위해 싸웠던 기억을 민언련이 어느 새 잊어버린 건 아닌가 묻고 싶은 것이다.
지난 금욜, 그러니까 7월 31일.
회원도 아니면서, 종운이 형의 초대로 투기자본감시센터 회원 모임에 갔다. 사실 요즘 경제학에 대한 내 갈증이니, 종운이 형이 굳이 초대하지 않았더라도 기꺼이 갔을 거 같다.
세미나 형태로 진행된 모임이었다. 어디나 비슷한 고민들을 하는 모양이다. 어떻게 하면 정말 회원들이 직접 결정하고 일하는 단체로 나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
그 세미나의 교재가 <<아탁>>이었다. 토빈세라는 가장 어려운 주제를 가지고 운동하기 시작한 아탁이 어떻게 10만의 회원을 자랑하는 대중단체로 발전할 수 있었는가를 보여주는 책이라고 한다. 교재 선택 역시 투기자본감시센터의 고민을 잘 보여준다. 그래서, 세미나 형태로 진행되었지만, 소중한 출발이라고 믿는다.
얘기 나누던 중에 그런 얘기가 나왔다. 경제학자들이란 사람들이 지독하게 예측을 못한다고. 그 말 한 사람은 이른바 과학적이라는 주류경제학 비판하느라 그 얘기 했겠지만, 내 보기엔 맑스 경제학도 그 점에서 별 차이 없다. 언젠가 한 번 공황이 오는 거나, 언젠가 한 번 수요 공급이 맞아떨어져 (예정조화라고 불리는) 그 분이 오시는 거나. 예정된 파국을 기다리는 것이 운동이라면 휴거를 기다리는 종말론자들과 뭐가 다를까?
예측이 어차피 무의미하다면, 그럼에도 허무주의가 아니라 운동을 택한다면, 문제는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이다. 내가 투기자본감시센터에서 알고 싶은 것도 사실 그 것이다. 도대체 경제적 차원에서 당신들이 생각하는 사람살이란 무엇인지? 그냥 '언젠가 자본주의가 없어지고 나면 이루어질 자유로운 인간들의 공동체' 그런 거 말고, 지금 이 순간 당신과 내가 함께 실천해야 할 경제라는 건 뭔지? 도대체 당신들의 경제란 저들의 경제와 어떻게 다른 건지? 아쉽게도 그 얘기는 아직 듣지 못했다. 그 모임에 더 나가게 된다면, 그런 얘기 나눠보고 싶다.
생협이나 공정무역, 사회책임투자가 그래도 끌리는 건 바로 그런 요소 때문이다. 정답이 아닐지는 몰라도 다르게 살아가려 한다는 것!

최근 몇 년간 한겨레 만평을 보면서 이만큼 만족해본 거 처음인 거 같다. 한나라당이 "정부가 아직도 현실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던데, 그 당이 노리는 바야 정반대겠으나, 그 말만큼은 딱이다. 투기세력만큼은 온 나라가 난개발과 투기판이 된 참여정부 2년 반이 영원하기를 바랄 밖에. 그러고보면 이 정부가 파악못한 것은 현실이라기보다는 제 주제가 아닐까 싶다.
주변을 돌아보는 법,
30년 넘게 배워도 배워지지 않는다.
누군가 어떤 이유로 아파하고 힘들어한다는 사실을
모른다. 혹시 그런 사실 건너듣더라도, 막상 당사자들이 부정하면,
잘못 알았겠거니 한다. 그들의 부정이, 사실 얼마나 아프고 힘든 부정이었을까.
내가 아픈 건,
그들이 아프고 힘들다는 사실 때문인지,
아님, 그들이 아프고 힘들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는 얘기해도 내게는 얘기하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인지.
- 그만두는 누군가가 있다.
그가 그만둘 정도로 아프고 힘들어하는 동안 함께 아파하고 마음써온 다른 누군가가 있다.
- 형편이 어려운 누군가가 있다.
그 사실을 아는 다른 누군가가 있다.
내가 그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는 게, 더 아프다고 힘든 나는,
영원히 주변을 돌아보는 법은 배우지 못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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