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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숙해야만하나?

민주당 대변인이 김대중 전 대통령 사망 뒤 방송사에 대해 볼멘 소리를 했다.

 

"김 전 대통령을 비중있게 뉴스를 다뤄줘 고맙다.

근데 방송패턴이 일상적이라는 비판이 많다.

노무현, 박정희 전 대통령에 비해 충격적 서거가 아니라 방송 비중이 준 것은 이해하나

오락, 쇼 프로 등 너무 밝은 분위기가 비춰지고 있는 건 의외고 유감"이란다.

 

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망하고 그를 추모하고 안 하고의 문제를 떠나

예능프로가 올스탑된 게 정말 불만이었다.

그의 죽음을 정말 애도하고 슬퍼하더라도

예능을 보며 위안을 삼는 사람도 있을텐데

왜 예능을 중단시켜야 하는 지...

 

친누나는 전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상당한 충격을 받고 울더라.

진심으로 그를 애도했다.

(그녀는 노무현을 지지했고 그를 자신의 대통령으로 생각하는 듯 하다)

 

하지만 그녀는

공중파에서 예능이 안 하자

케이블을 찾아 예능방송을 봤다.

그녀는 노무현을 완전 추모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왜 엄숙을 강요하는 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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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숙을 강요하는 건

정치권뿐 아니라 어디든 비슷한 것 같다.

 

쌍차투쟁이 한참이던 때

평택역에서 집회가 열렸다.

집회를 마치고 공장으로 향하기로 했기에

집회참석자들 사이에 무언의 긴장이 흐르는 게 느껴졌다.

 

근데 무대에서 한 문예패가

예능스런 공연을 했다.

우스꽝스런 분장에 웃기는 대사...

 

그러자 어떤 일군의 무리가 항의를 했다.

'동지들이 공장에서 다 죽어가는 데 이게 뭐냐고'

 

항의에 이면에는

'지도부가 진격투쟁을 왜 조직하지 않느냐'는 정서가 깔려있는 듯 했지만

(이 부분에 동감을 하지만)

번지수를 잘못 찾아갔다는 생각이 들면서 짜증이 났다.

 

전투를 앞두고 쫌 놀 수도 있는거고

그 공연을 보면서 긴장을 잠시 풀고 전열을 가다듬는 사람도 있을터였다.

 

짜증의 원인은

(오해일 수 있지만)

엄숙함을 강요하는 듯한 느낌때문이었다.

 

당시 점거투쟁이 막바지여서

극한의 긴장이 흐를 때였지만

쫌 웃을 수도 있지 않나.

 

갠적으로 그 공연은 맘에 들지 않았지만

일군의 항의로 인한 역반응으로

그 공연에 대한 '시시껄렁'한 감정은 사라지고

항의한 일군의 무리에 대한 '짜증'만 남아버렸다.

 

쫌 다양한 모습과 다양한 태도를 인정하면서

살아가자고.

엄숙만이 능사는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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