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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폭력이란..

무화과님의 [겁쟁이 기회주의자가 되어버렸다. ] 에 관련된 글.

 

사실은 간단하게 댓글을 달았던 것 뿐인데 졸지에 자본가를 부러워하는 사람이 되어 버린 것이 처음엔 어이없고 나중엔 얼굴이 달아올라 그냥 대꾸 안 하기엔 머시기한 것이 되어 부렀다. -_-;;

그저 댓글로 쓰다 보니 너무나 길어져 괜스레 무화과님 블로그에 실례를 범할 듯 하여 댓글 쓰던 걸 걍 내 블로그로 가져와 버렸다.

참고로 어젯 밤에 쓰던 건데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간 진보넷 블로그 안 들어가졌다.

그리고 그 시간 광화문은 열라 싸우고 있었다. -_-;;

아, 어쨌든 간만에 블질 적응 안 된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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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

위의 제 댓글은 자본가에 대항한 투쟁에서 물리력(폭력적 수단)은 불가피하게 동원될 수 밖에 없다는 뜻으로 올린 것인데 너무 간단하게 쓴 나머지 자본가가 부럽다고 읽혔다면 그건 머 저의 탓이겠죠. -_-;; 

함에도 저의 글에서(제가 보기엔 그렇게 읽힐 소지가 전혀 없는데도 말입니다ㅠ) 자본가가 부럽다는 맥락을 '추측'하시다니 님의 추측이 저는 다소 당황스러울 뿐입니다.

 

 

어쨌든 비폭력을 대안적 행동으로 규정하고 있는 님은 폭력 그 자체는 이미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 폭력적 수단을 포함한 모든! 물리력은 투쟁에 불가피한 요소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구요.

여기서 후자의 폭력은 자본가정권의 손에 들려 있는 폭력적 수단(모든 영역에서의 법과 그 집행체계 등)의 의미로서가 아니라 그들에 대항하는 우리의 모든 수단, 즉 선전과 선동 그리고 조직의 영역을 포함하는 가운데 ‘일부’를 말하겠지요.

그것을 폭력이라는 단어로 압축하는 것은 범주가 좀 맞지 않은 듯 합니다.

함에도 저에게 있어 분명한 것은 폭력의 개념은 누가 그 수단을 틀어쥐고 있느냐에 따라 해석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님에 대한 댓글이라기 보다 제가 생각하는 폭력을 다시 이야기하면 뭐 이렇습니다.

촛불집회가 두달이 다 되도록 이어지고 있는 것은 일단 가진 놈들의 정권이 일방적으로(전 이걸 “폭력적으로”으로 쓰고 싶습니다만) 정책(쇠고기, 민영화, 대운하, 교육정책)을 입안/결정(혹은 시도)한 것이 원인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런 경우가 이번 한 번뿐은 아니었던 듯 합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10년 전 노동법 날치기도 그랬고, 그 여파로 닥친 대규모 구조조정도 그랬고, 온갖 FTA체결도 그랬고, 모두 다 가진 자들의 법으로 가진 자들의 이익을 위해서 법과 정책이 마련되어 왔습니다.

그 결과 비정규직은 날이 갈수록 늘어가고, 취업 걱정에 어깨 쳐진 20대와 실업자들, 망해가는 중산층들은 거의 태반이 넘는 지경에까지 와 있죠.

전 이러한 것이 가지지 못한 자들에 대한 가진 자들의 폭력이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것에 어떻게 무슨 대응을 했나 등의 문제는 일단 논외로 칩시다요)


그들의 폭력은 반드시 합법을 가장하고 있습니다.

권력을 틀어 쥐고 있는 자들은 결코 폭력과 합법을 혼동하는 것이 아닙니다.

합법이라는 미명 아래 마음껏 폭력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지요.

만에 하나, 합법적이라 우겨댔던 것이 불법이라 판정이 된다 한들, 그 법은 결코 가지지 못한 자들의 편에 서지 않습니다.

결국 지금 이 곳의 법이라는 것 자체가 권력의 울타리 너머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따라서 합법적이라는 말은 투쟁에서 불필요합니다.

제가 노랫말(악법은 어겨서 깨뜨리리라~ 불법으로 투쟁하리라~)을 적었던 것은 우리의 싸움이 아무리 저들이 노래하는 합법적 영역에서 이루어지더라도 그들을 그것을 결코 우리 싸움을 합법으로 인정하지 않고 모두 불법으로 규정하므로 우리가 합법을 운운하며 싸울 필요가 없다는 말이었습니다.

물론 모든 합법적 영역의 투쟁이 그렇지 않지만 합법의 영역에 굳이 우리를 가둔다면 투쟁은 체제 내에 갇혀 버릴 가능성이 커지게 되고 그건 결국 지배계급에 대한 투쟁이라기 보다 지배계급과 협조하는 수준에서 마감되는 싸움이 될 여지가 커지게 됩니다.

하기에 저는 일상에서 자행되는 우리에 대한 그들의 폭력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그래서, 합법은 투쟁에서 중요하게 고려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저항은 '적'들에겐 언제나 불법이니 말입니다


그렇다면 일상에서 전혀 보호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러한 폭력에 어떻게 저항해야 하는 문제가 남을 테지요.

그것은 결코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되지 못함은 누구라도 부정하지 못할 터.

현재의 촛불집회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저로서는 아직 풀리지 않는 문제이긴 하지만, 일단 여지껏 그런 폭력들에 노출되어 왔던 개인들의 불만이 ‘쇠고기’라는 사안을 계기로 터져 나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쇠고기로 시작된 촛불집회가 여러 가지 현안의 싸움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을 본다면 말입니다.


잠깐 개인적 경험을 빌어 이야기하자면 촛불집회에서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정말 평화롭고 자유로운, 축제 분위기의 집회가 "합법적 영역에서" 정권의 일방적 정책에 제동을 걸고 전면 재협상의 성과를 얻어 온다면 그야 말로 “즐거고 기쁜 승리”겠다라고.

하지만 저에게 고민은 그 다음이었습니다.

첫 번째는 그것’만으로’ 가능할까 였고 동시에 가진 자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이런 싸움의 성과가 모든 영역에서 어떤 형태로 남을 지 말입니다.


제가 폭력적 수단을 거부할 필요가 없다고 한 것은 바로 첫번째 고민으로부터 였습니다.

싸움의 과정에서 비폭력이냐 폭력이냐 둘중의 하나를 선택하라는 논리가 아니라, 여러가지 싸움의 수단 중 하나라는 것이지요.

저는 도로를 점거하고 전경차를 끄집어 내고 청와대에 진출하려는 모든 시도들을 폭력적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 가진 자들은 그것을 불법을 거론하며 폭력이라고 명명하지요.

저들의 논리대로라면 우리는 "이미 폭력적입니다.”

여대생의 머리가 군홧발에 짓이겨지고 殺수차에 부상당한 사람들을 보면서 과연 끝까지 비폭력을 외쳐야 할까, 분노하는 사람들 앞에서 분노하지 말고 참자라고 말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조금 더 확대하면 이런 것이죠. 일방적 구조조정에 나와 나의 동료가 해고되고 노조활동을 할라치면, 혹은 확대될라치면 식칼테러에 집단구타, 방화는 기본에 온갖 참주선동을 일삼는 살인적 테러 앞에 “저들의 폭력에 휘둘리지 말고 비폭력 저항을 조직하자”라고 전, 절대! 말 할 수 없을 듯 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똑같이 우리도 식칼 테러하자~라는 것이 아닙니다.

이 모든 것이 결국 가진 자들의 권력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임을, 따라서 그들의 목줄을 죄는 모든 투쟁의 방법과 수단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싸움에서 항상 “진격~앞으로!”를 외칠 수는 없는 노릇. 때에 따라 후퇴하는 것도 하나의 전술이겠지요.

그러나 불붙은 싸움 앞에 싸움을 자제하자는 것은 저로서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조커님이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은 그저 그냥 저의 썰을 풀고 있을 뿐. )

혹여, 아직 싸움이 불붙지 않았다고 해서 폭력적 수단(공장점거와 라인중단, 파업을 포함한 모두)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외려, 그것이 곧 대중투쟁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전 싸움은 곧 물리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물리력은 말 그래도 물리적 힘의 행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선전과 선동, 조직의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것을 말합니다.

저항을 만들 때 우리의 '적'들은 그것이 하나의 집단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크게 문제시 삼지 않습니다. 또한 우리가 하나의 집단으로 존재하더라도 그 집단의 성격을 협조적으로 만들 수 있다면 그 집단의 존재 자체도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협조적으로 만들기 위해 온갖 교육과 선전/선동(회사에 충성을 다하게 하기 위한)을 아끼지 않죠.  

그렇다면 우리는 그것에 대한 우리의 교육과 선전/선동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것은 개인의 영역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항을 위한 조직과 계획이 있고 그것을 실천하고 집행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저항할 수 있습니다." 

저의 미천한 경험에 근거하면 가진 자들은 개인의 불만을 문제시 삼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개인의 불만이 확대되는 것을 두려워 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언론을 동원해 진실을 왜곡한 이데올로기를 유표하기도 하고 합법이라는 미명 하에 폭력적수단으로 싸움을 개박살내기도 하지요.  

그리고 그 불만을 넘어설 수 없을 때, 불만의 응집체로서의 조직과 그 모든 양식들을 자신의 날개 밑으로 포섭하기에 급급해 합니다.

자신의 적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것은, 곧 계급적 자각을 명확히 인지하는 것은 바로 자본가 계급, 가진 자들과 그 정권이지요.

전 최근까지 대한민국에서(대한민국을 넘어 자본주의에서) 가장 계급적인 부대는 바로 자본가 계급이라고 말해오곤 했습니다. 이것은 그들이 부러워서가 절대 아니라 현재 벌어지고 있는 싸움을 목도할 때 우리가 그만큼 계급적이지도 원칙적이지도 않다는 것을 비꼬아 말한 것입니다.   

그런 자들과 싸우기 위해서는 우리의 목적이 분명해야 합니다.

우리가 겨누는 화살이 무엇을 겨냥하고 있는지 명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그 가운데에 우리의 행동방침은 여러 가지를 고려할 수 있는 것이구요.

전, 그런 가운데 폭력적 수단을 우리의 싸움에서 미리 배제한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습니다.

...

 

말이 너무 길어졌습니다. 열라 졸립니다. ㅠ

두번째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써야 겠습니다.

너무 두서없이 늘어놓은 듯 합니다. 지금 정신도 제 정신이 아닌데 말입니다요.

여기서 줄여야겠습니다. 졸립니다.

다음에 기회되면 다시 올리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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