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썼다 지웠다...

 

 

. 오늘도 썼다 지워버릴건가? 그럴지도...

 

간간히 둘러보는 이 곳..

여러 블로거님들의 이러저러한 고민, 사는 이야기들을 진지하게, 그리고 재미나게 보고 있다.

나 또한 함께 소통하고픈 마음에 자판을 두드리기를 몇 번 시도했지만 금새 지워버리곤 했었는데...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다 보니, 이 곳에 들르는 것 자체가 소원해 지더라.

관심이 없어지더라. 그것이 익숙해지더라.

 

 

 

. 망설임

 

무언가를 말하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무엇을 가지고 화두를 던져야 할지 모르겠다.

은근슬쩍 몇 마디 던져보지만 동료들의 시큰둥한 반응에 나는 금새 힘이 빠져 버린다.

그러면서 문제를 외부로 돌려 버린다.

 

아직은 신생사업장이잖아.

회사 관리체계가 너무 정교해.

작업자들이 회사가 설파하는 이데올로기에 너무 감염되어 있어.

내가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어.

돈만 벌면 되잖아?

 

쭉쭉 빠져나가는 기운을 주체할 수 없다.

하루에도 몇 번씩 무엇이 문제일까, 되뇌이고 또 되뇌여도 답은 보이지 않고 물음표만 내 머리속을 휘젓고 다닌다.

이래도 되는걸까? 이래저래 답을 내려보지만 마음 한 구석 찝찝한 것은 씻겨날 줄 모른다.

 

 

. 아직 연필도 쥐지 않았는걸...

 

그림을 그려보자.

무수히도 지껄였던 그 말이 얼마나 공허한지 모르겠다.

언제나 그림만 그렸던 것 같다.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 아! 이 그림이 좋겠구나.

그런데 뜻대로, 그리고자 한 대로 그림이 현실에 옮겨진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단 한번도.

 

너무 안이하게 살아왔나 싶다.

너무 무책임하게 살아왔나 싶다.

이빨만 까는데 능숙하지 않았나 싶다.

호흡하자 했지만 정작 내 몸을 뒤로 숨기지 않았나 싶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 숨쉬는 것, 내가 너를 믿고 네가 나를 믿고, 그래서 언제든 함께 어깨 걸 수 있게 만드는 그 길에 나는 지금 단 한 걸음이라도 내딛고 있나...  

그런 생각들이 나를 뒤흔들고 있다.

 

 

 

. ...

 

껍데기를 무수히도 벗겨 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나에게는 벗겨내야할 찌꺼기들이 너무나도 많다.

새로운 외투가 필요하다고 투덜거렸지만, 오물로 뒤덮인 것들을 먼저 씻겨내야 한다.

가장 낮은 곳에서 함께 할 것이라 했지만, 아무도 가지 않으려 하는 그 곳에 나를 던지자고 했건만, 나는 여전히 머리로만 생각하고 있었던게다.

새로운 나, 지금부터일지 모르겠다.

언제나 그런 생각을 가졌다 생각하지만.

 

썼다 지워버리면 누군들 썼다 지운줄 알겠는고.

생각이 그러하면 일단 쓰자고.

기운차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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