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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질루 이쁜

아버지 때문에 서울집의 짐을 정리해서 내려왔다.

송탄에서 짐을 정리하다 옛날 사진들이 나왔다.

대부분은 허접 쓰레기 같은 것들이었는데...



처음으로 같이 살게된 냥이 콩콩이

 

내가 살던 신림6동.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길건너편 9동은 고시촌으로 꽤 그럴 듯 하지만 6동은 낙후된 지역이다.

그곳 재래시장에 토끼, 오리등을 약으로 고아서 파는 집이 있는데,

철창에 냥이가 들어있는 경우가 가끔 있었다.

아마도 동네에서 냥이가 새끼를 낳았는데 처치곤란하면 그집에 갖다 주는 것 같다.

가끔씩 다 큰 녀석이 있기도 하고.

 

콩콩이를 거기서 데려왔다. 아주 새끼였는데 관심을 보이자 주인이 사가라고 했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2천원인가 줬던 것 같다.

그 집은 이렇게 임자가 나타나면 팔기도 하고, 약 고을 때 냥이를 같이 넣어 끓이기도 하는 것 같다.

냥이가 신경통에 좋다는 말도 안되는 속설이 있으니까.

 

콩콩이의 영양상태는 좋지 않았다.

2천원에 파는 냥이에게 얼마나 좋은 것을 먹였겠는가.

지금 생각하면 콩콩이에게 너무 미안하다.

그때부터 냥이용 사료를 먹였어야 하는데 말이다.

냥이를 처음 길러봤고, 그 당시에는 "적게 벌고 지지리 궁상으로 살자주의"였기 때문에 밥에다 생선 통조림을 비벼서 주었다.

콩콩이의 건강을 생각하나,

매번 밥하고 생선 데워서 비벼주는 귀찮음을 생각하나

심지어 비용을 생각해봐도 진작 사료를 주었어야 했는데 말이다.

한 달에 몇천원만 더 쓰면 됐는데.

 

콩콩이의 어릴적 사진을 찍기는 했을 것 같은데찾지는 못할 것 같다.

그걸 찾아볼 시간도 요즘은 없고 말이다.

어쨌든 그래도 잘 자라서 드디어 새끼까지 낳았다.

아는 사람은 안다.

새끼 냥이가 얼마나 놀랍도록 예쁜지를.

 

 





 




 

제목이 왜 "세상에서 질루 이쁜"인지는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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