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헤스는 [죽지 않는 사람]을 빌어 불사에 대해 말한다.
그 소설의 주인공은 자신이 불사의 존재임을 확인한 후, "불락에서 [천일야화]를 필사하기도 하고, 사마르칸드의 감옥에서 장기도 두고, 보헤미아에서 점성학을 연구하기도"하며 수많은 삶을 산다. 불사의 존재란 이처럼 끊임없이 다른 종류의 삶을 사는 사람이다. 따라서 불사의 존재란 끊임없이 죽는 존재고, 그 모든 죽음을 거부하지 않고 자신의 삶 안에 담을 수 있는 존재다.
죽음을 거부하고 기존의 동일한 삶을 지속하려는 집착을 던진다면, 사실은 우리 모두가 불사의 존재임을 알려주려는 것이다.
- 한계레신문 2007. 3. 16. [책과 지성], 이진경 [고전다시읽기] 소설로 담은 '색즉시공 공즉시색'(보르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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