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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나들이

  • 분류
    riverway
  • 등록일
    2008/05/02 11:16
  • 수정일
    2008/05/02 11:16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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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을 자주 함께 하게 되는 동료와 전주를 다녀왔다.

KTX 잡지에 소개된 사진들에 매혹되어 맛있는 비빔밥과 콩나물국밥 먹으러 가자고

날을 잡았더랬다.



 

이성계의 위패를 모신 경기전과 그 주변 한옥집들을 위주로 조성한 한옥마을, 그 마을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오목대. 한 시간 정도 걸어서 다 돌아볼 수 있다. 마침 가까이에 프랑스신부가 설계하고 중국인 기술자들이 와서 지었다는 전동성당이 있어 둘러보았다.

명동성당의 축소판이나, 오래된 건물을 잘 보존해두었음을 확인했다. 당시 가톨릭을 믿게 되면서 부모님의 장례를 전통적인 방식으로 치르길 거부했던 양반이 결국 참수를 당하는 사건을 순교로 기념하는 자리에 지었단다. 목숨을 기꺼이 바쳐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삶에 대해 새삼 생각케...

 

한옥마을을 돌아보면서는 참으로 취약한 우리의 문화적 역량을 실감했다. 예술적 상상력이 어쩌면 그렇게도 일상과 거리를 좁히지 못하는지 안타까웠다. 10년 후 보다 나은 모습이길 그저 바랄뿐.

 

오늘 아침, 어린이날을 앞두고 이런저런 뉴스를 들으며 집단으로 성폭행과 성희롱 등을 겪은 대구 아이들에 대해 생각이 났다. 대책위가 구성되었다는데, 범법행위를 다루는 형사가 인터뷰를 했다. 학교에서도 이미 알았지만 쉬쉬 은폐하였고, 상담센터에서도 손을 못댔었다는데... 법적 접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과연, 어른들조차 '성'에 대한 성숙한 이해와 수용을 얼마나 하고 있을까?? 아이들에게 그저 한없이 미안할뿐이고,   문화적 역량의 부실함을 또 한번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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