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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은 교육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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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 집 꾸 미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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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교육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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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기.

 

평택, 20060709 A.M.3:30---

 

 3시 30분 경 해산하려고 하는 사람들을 전경이 갑자기 에워싸기 시작했다. 나는 친구들과 방송차량 뒤를 쫒아가고 있다가 어떻게든 빠져나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주차장 가의 길로 향했으나, 그곳 이미 전경들이 에워싸고 있었다. 직감적으로 모두 연행될 것이라는 생각이 스쳤다. 죄가 있건 없건 범죄자로 간주되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무차별적으로 폭행당하고 폭언을 들으면서 패배한 개같이 끌려갈 수 있다는 사실이 이미 몇 차례 충분히 증명된 바 있었기 때문이다. 속속들이 전경이 오고 있었고 나는 전경 사이에 갇히게 되었다. 그 때 남자분 둘이 전경 틈 사이를 뚫고, 옆에 있던 노란색 티셔츠를 입은 여자 분을 잡아당겼다. 나는 필사적으로, 전경들 사이로 보이는 그 여자분의 팔을 잡았고, 그 팔이 나에게 동아줄이 되어주어 겨우 빠져 나올 수 있었다. 그 여자분과 나는 서로 마주보며 5초간 어색한 시간을 가졌고, 우리가 멍하니 아비규환을 지켜보고 있을 때, 남자 몇몇이 일단 언덕 쪽으로 가자고 해서 약 20m 떨어진 곳으로 갔다. 그곳에 잠시 있다가 사람들이 연행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서 쪽으로 몇 걸음 갔을 때, 사복 형사가 뒤에서 쫒아왔다. 누군가 "달려!"라고 소리쳤고 모두 정말 미친듯 달리기 시작했다. 마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뒤를 돌아보면 돌이 되는 이야기처럼 너무나 두려워 뒤를 돌아볼 마음 따위는 전혀 생기지 않았다. 빌리 엘리어트에서 형이 도망가는 장면이 생각났으나, 우리는 젊지도 않아 멋지게 달릴 수도 없었고, CLASH의 LONDON CALLING같은 훌륭한 배경음악도 전혀 없었다. 영화가 아니니까 말이다. 모두 오로지 잡히지 앉도록 있는 힘껏 새벽 밤거리를 달릴 뿐이었다. 전속력으로 달려 삼거리 쯤 왔을 때 누군가 흩어집시다!  하고 외쳤다. 나는 급한 대로 어느 원룸 빌딩으로 들어갔다.

1 층을 지나가는데 천장의 전조등이 켜졌다. 형사에게 들킬 것 같아 긴장감이 급습했다. 전조등 때문에 더 올라가지 못하고 1층과 2층 사이의 층계에 있을 때, 밖에서는 계속 비명 소리가 터지고 있었다. 나중에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니, 도망치고 있을 때 뒤를 돌아보니 달리던 사람이 형사와 전경들에게 잡혀 팔을 꺾인 채로 아스팔트 바닥위에 눕혀지고 있었고 어느 여자 분은 실신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밖을 보지 못하니 망상이 생겨, 몇 차례 심하게 개 짖는 소리가 들리자, 이제는 경찰이 개까지 풀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는 다른 친구들의 안부가 궁금해서 핸드폰으로 연락을 했는데, 두세 명은 학교 운동장 수풀, 어느 빌딩 옥상 등 에 숨어있다고 했고, 나머지 일곱 명 정도는 모두 연행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중에는 실신을 해서 응급실에 실려 갔다가 다시 서로 돌아온 사람도 있고, 너무 많이 맞아서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1시간 정도가 지난 후 나는 건물 꼭대기 층으로 올라갔고, 그 곳에는 전조등이 켜지지 않아서 창 밖 을 볼 수 있었다. 사복형사가 몇 차례 건물 앞을 돌고 있는 것을 보았다.

 두려운 마음에 아침이 될 때까지 밖에 나오고 싶지 않았고, 만약 원룸 주민이 거기 숨어있는 나를 발견한다면, “저는 살인을 하지 않았어요!” 라고 말할 생각이었다. 나는 사람을 치지도 않았고, 살인을 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사람을 치고 살인까지도 불사하는 행위를 하는 것은 경찰 쪽이다. 그런데 왜 연행을 당해야 하고, 연행을 피해 수상하게도, 남 집 계단 모서리에 숨어있어야만 하고, 왜 사복형사는 끝까지 우리를 잡기 위해 한 시간도 더 지났는데 건물 앞을 도는 것인지 정말 납득하기 힘들었다. 사람들이 잡혀가던 광경은 홀로코스트와 같았고, 나찌를 피해 숨은 유태인의 심정이 이해가 갔다.

 동이 틀 무렵에야 겨우 밖에 나갈 마음이 들어 혹시 아직도 경찰이 있을까 주위를 살피면서 민주노동당 사무실로 갈 수 있었다. 사무실에서 피해 상황, 그러니까 안정리에서 술취한 상인이 던진 돌에 내 팔을 얻어맞고, 친구는 골반에는 돌, 몸에는 썩은 달걀을 맞고, 한 여자가 가슴에 돌을 맞아 주저 앉는 것을 본 것에 관하여 써내려가고 있었을 때였다. 어떤 여자분이 친구가 연행 될 때 보았다고 했다. 자신이 두건을 잡고 있다가 놓쳤으며, 전경에게 머리채를 잡혀 휴짓장처럼 끌려갔다고 하면서 걱정하며 안부를 물었다. 이튿날 서울에서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다가 그 후에 있었던 해산집회에서 이 여자분이 마구 우는 사진을 보자, 나는 오히려 그 사람의 안부가 궁금해졌다.  

 나중에 구치소에서 나온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더욱 가관이었다. 구멍은 기술적으로 뒷통수와 등만을 집중 구타당하였다. 과거 '왕꽃미남'으로 불렸던 얼굴에 크게 흠이 가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보기에는 상해가 없도록 교묘한 수를 써놓아, 상처 사진을 찍기도 곤란하니 어쩌란 말인가. 결국 병원에 가게 되었는데, 평택에 있는 모 병원에 함께 간 형사가 의사에게, 이 사람들은 다 시위자다, 라는 언질을 줘서 의사에게도 매우 부당한 대우를 받고 다치지도 않은 곳 엑스레이를 찍었다고 했다. 또 어떤 여자 친구는 전경에게 끌려가던 도중, 남자 전경이 뒤에서 가슴을 잡았고, 거세게 항의했으나 비웃음과 욕설을 들었으며 여자 전경에게도 폭언을 듣고 구타당했다고 한다. 우스운 것은 서에 도착한 후, 형사가 수고했다면서 그 여경의 엉덩이를 만지는 것을 목격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여성 시위자들에게 욕설을 내뱉고 구타하다가, 시위대를 향해 헛소리를 지껼이는 전경의 말에는 얼굴을 찌푸리고, 다시 폭언을 하며 진압하다가, 저쪽에 가서는 전경에게 두드려맞은 환자를 보면서 정말 안타까운 표정 짓기를 반복하며 갈피를 못잡았다고 하니, 후에 언젠가 정신병에 걸리지 않을까 생각된다.  

 연행당한 친구들은 모두 평택 경찰서 앞에서 해산을 하려고 나가던 도중이었다. 그들은 전경이 어떤 여자분을 일부러 세게 밀쳐서 여자분이 항의하자 그 여자분의 배를 걷어차서 2m 날라가게 한 뒤, 쓰러져있는 여자분을 뒤로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유유히 전경들 사이로 걸어가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것에 한 친구가 항의하다가 여러 명의 전경들에게 집중구타를 당했고, 다른 사람들이 다시 항의하고,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폭력적인 사태에 휘말려 모두 무차별적으로 얻어맞고 성폭력까지 당하면서 연행 되었다고 했다.      

 한편 평택 서 앞에서 집회를 할 때, 마치 이쪽 집회 참가자인양 굴면서 교묘하게 사태를 조장하던 이상한 남자가 있었는데, 흰 옷을 입고 머리가 짧고 덩치가 큰 사람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경찰의 프락치였다. 때문에 이튿날 아침 나는 민주노동당 사무실에서 프락치가 아닌 한 남자를 의심하고, 길거리의 모든 사람을 의심하는 심한 망상에 시달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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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liott Smith - Ballad of big nothing

 

 throwing candy out to the crowd
dragging down the main
the helpless little thing with the dirty mouth who's always got something
to say you're sitting at home now waiting for your brother to call
i saw him down at the alley
having had enough of it all
said you can do what you want to whenever you want to
you can do what you want to there's no one to stop you
all spit and spite you're up all night and down every day
a tired man with only hours to go just waiting to be taken away
getting in to the back of a car for candy from some stranger
watching the parade with pinpoint eyes full of smoldering anger
you can do what you want to whenever you want to
you can do what you want to there's no one to stop you
now you can do what you want to whenever you want to
do what you want to whenever you want to
do what you want to whenever you want to though it doesn't mean a thing
big nothing

 

네가 원할 때 네가 원하는 것을 해라

네가 원할 때 네가 원하는 것을 하라

비록 그것이 아무런 의미 없을 지라도

거대한 無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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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2006 07 11

 

오전 10시. 수원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이 있었다.


길거리에 주차되어 있는 매우 많은 차량 중 유독 기자회견하는 차량만을

몰래 견인하려다 걸린 경찰.

기자회견 하던 사람들에게 걸리자 또 다른 경찰이 달려와 테이프를 꺼내어 부수고 사진을 지우는 것으로 옹색하게 사태를 마무리했다.  

한편 앞 건물 옥상에서 기자회견 하는 사람을 채증하다가 항의를 받고 내려오기도 함. 

 

아랫분은 평택경찰서 앞에서 방송차량을 몰았던 분인데,

크랙션을 울리자 전경들이 차 안으로 들어와 운전석에 있던 본인을 끌어내어

집단 구타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구치소에서 있었던 대안학교 학생. 미성년자.

왼쪽은 선생님. 병원에 입원한 자현씨의 심각했던 상황를 말하셨다.

아래는 발언한 사람들의 사진.



검찰청 앞에서의 용석씨.  못마땅한 듯 바라보는 오른쪽의 검찰청직원.

검찰청 직원들은 사람들이 잠시만 인사를 할 시간을 갖게 해달라고 하자,

차 안에 태운 뒤에 인사를 시켜주겠다며 인사를 못하게 해놓고

그 말을 2분 뒤에 까먹어버리면서

차에 태운뒤 바로 떠나 버리는 놀랍고 개떡같은 조삼모사를 보여주었다.

비닐백에 든 입을 옷을 넣게 해달라는 여자분과 거부하는 직원의

비닐백을 서로 집어던지는 멋진 실랑이가 있었고 여자분의 승리로 끝났다.

병원에서 면회하고 나오던 길.
다친 자현씨의 사진은 왠지 미안해서 찍지 못함.

 

아래는 구치소에서 기다리는 중.



 

 

세 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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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인/ 과시적 비소비

 

 토르스타인 베블런

유한계급론


1.

 유명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한 끼에 만 오천원 짜리, 어쩌면 그 이상의 식사를 하고, 재미없는 술자리를 이어가느라 바에 가서 칵테일이나 위스키를 마시면서 돈을 쓴다. 십 여 만원 짜리 공연을 보러 다니고 돈을 모아 명품 가방과 구두를 사는 데 골몰한다. 

 사람들은 그런 소비들이 자신을 수식할거라고 믿는다.

 대단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좋은 경험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안타까운 사실은, 그들이 이 세계의 주인공이 아닐 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그들과 똑같은 이유로 같은 유명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같은 명품 가방을 매고 구두를 신은 사진을 싸이월드에 올리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모두 누군가를 좇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자본주의 안에서 벌어진다. 자본주의에 대한 믿음은 어떤 종교 이상으로 굳건하고, 이 ‘자본교’ 안에서 소비는 장엄한 종교 의식이 되며, 이러한 의식을 통과하는 자만이 자신의 신성성을 과시할 수 있다. 과시를 위해서 이 모든 것을 사진 찍어 싸이월드에 올려 투데이를 높이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사람들은 그런 신성한 자를 좇는다.


 토르스타인 베블런은 ‘과시적 소비’라는 말을 처음 쓴 사람이다. 과시적 소비란, 사람들이 자신이 보다 우월하고 특수한 사회 계급에 있다는 것을 상징하기 위하여, 재화나 서비스를 아낌없이 헛되게 쓰는 행위를 말한다. 그는 재미있게도 북서부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부와 권력을 과시하기 위하여, 겨울이면 낭비적으로 선물을 분배하며 벌이는 축제인 포틀레치에서 이야기를 끌어온다. 포틀래치 중 족장은 고급 물건들을 분배하고 모두가 보는 앞에서 능숙한 예법을 선보이며 과시한다. 타인이 가지지 못한 물건을 나누어 주며 물질적인 부를 과시하는 한편, 그 와중에 적절한 화술과 예법을 구사하고 타인의 찬사를 들으며 우월함을 획득하는 것이다. 베블런은 이러한 것이 유한계급의 축제나 연회 행위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현대에 와서 이것은 단순히 고급 취향과 명품 소비의 축제에서 물질적인 면을 넘어 그 속에 숨어있는 내포하는 초 물질적인 코드를 이용하여 소비자의 마음을 빼앗는 것을 볼 수 있다. ‘비싼 물건’ 자체에 열광하는 것은 무언가 속물 적이고 품위 없다고 누구나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비싼 물건’을 이용하는 이유가 그것을 가지고 사용함으로서 생기는 ‘당당함, 자신감, 기품 등의 매력’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매력의 핵심이 구매력에 있다는 것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이 구매력 있는 자들이 오늘날의 신성한 자들이 되는 것이다.


2.

 최근 몸짱, 얼짱 열풍은 일면 웰빙과 결합하여 지칠 줄 모르는 가속을 자랑하며 퍼져나가고 있다. 잘 먹고 잘 살자 는 것이 웰빙의 기본 취지라면, 열심히 몸과 얼굴을 가꾸자는 것이 몸짱, 얼짱 열풍의 기본 취지일 것이다. 물론 사람들은 공식적으로는 이렇게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생태적으로 환경을 생각하여 우주의 순리와 이치를 따르는 자연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이 웰빙이다, 라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몸짱 얼짱 열풍에 대해서도 조금 더 복잡하고 보기 좋은 설명을 붙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웰빙의 모습은 다음과 같다. 나무가 조금 있고 다른 주거환경으로부터 떨어져 있는 곳에 대도시에 위치하여, 거실에는 천연 성분 본드를 발라 나무 바닥재를 깔고 주방에는 인조 대리석을 깔은 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에 사는 것, 유기적인 식물의 형태에서 모티브를 따 디자인된 자동차를 몰고 주위에 있는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에 가서 유기농 코너에 있는 완벽하게 씻어서 포장된 야채들을 사다가 집에서 이리 저리 연구를 해 보며 요리를 하는 것이다.

 베블런은 값비쌈과 아름다움은 점점 의도적으로 혼동되어, 아름답지만 비싸지 않은 물건은 아름답게 평가 되지 않기에 이르게 된다고 말한다. 아름다운 야생화를 불쾌하고 비위생적인 잡초로 여기는 한편, 본질적으로 더 아름답다고 말할 수 없는 다른 꽃을 막대한 비용을 들여 재배하며 즐기고, 좋은 환경에서 감식력을 기르는 교육을 받아 이른바 고급 취미를 갖게 된 꽃 애초가들은 그 비싼 꽃에 찬사를 보내곤 하는 것이다. 오늘날의 웰빙 열풍 역시 이와 다를 것이 없어서, 웰빙을 이야기 하면서, 결코 가난하여 단칸방에 살면서 화분에 야채와 채소를 재배해서 먹는 그런 삶, 혹은 시골에서 평생 농사를 지으며 사는 농부의 삶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않는다. 어쩌면 오히려 이야기 하지 않는 것이 예의일지도 모르겠다. 평범한 상추나 배추, 콩나물보다는 로즈마리, 민트, 세이지, 레몬 버베나 등의 허브나 먼 이국으로부터 들여온 야채나 채소를 즐겨 다루며 값을 쳐 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웰빙과 합쳐지는 몸짱 얼짱 열풍은 계속해서, 아마도 다음과 같이 어렵지 않게 상상해 볼 수 있다.

 저녁이면 헬스클럽에 가서 열심히 운동을 하고, 생약 성분을 넣어 만든 수제 비누와 허브 성분이 든 샴푸와 바디 워시로 목욕을 한 뒤, 집에 가서 아로마 테라피를 하며 요가를 하는 것이다. 그런 뒤 감자와 서 너 가지 곡물을 믹서로 갈고 꿀을 넣고 저어 반죽을 만든 뒤 얼굴에 팩을 한다.

 웰빙이나 몸짱 얼짱의 뒷면에는 무언가 ‘성실성’이라는 코드도 포함되어 있는 것 같다. 게을러 운동을 하지 않고, 피부를 가꾸지 않으면 미인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는 얼핏 보면 맞는 말 같아 보이기도 하다. 그러나 위의 이야기를 보면, 단순히 몸짱, 얼짱 열풍은 ‘성실성’만으로 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몸짱이나 얼짱들은 애초에 외모에 대한 재능이 뛰어나게 태어나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외모를 만들 능력이 있어야만 한다. 그 다음에는 무엇보다 계속해서 자신의 외모를 꾸며나갈 여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주로, 혹은 오로지, 돈과 관련된 문제이다.   


 3.

 최근 들어 ‘과시적 비소비’라는 말이 눈에 띄고 있다. 엄청난 부자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낡은 티셔츠를 입거나, 오래되고 초라한 자동차를 몰고 다니면서 과시적 소비를 일삼는 중류 계급을 향해 ‘그런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란다’ 하는 초연한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다가 중류계급이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할 돈을 아무렇지도 않게 기부해 버린다. 이런 과시적 소비와 과시적 비소비의 표면적인 양상은 매우 달라 보인다. 그러나 그 안에서 이루어 지는 심리적 작용은 거의 유사하다. 

 토르스타인 베블런의 ‘유한계급론’은 유한계급의 과시적인 소비와 각종 행위들의 구조를 밝히며, 그러한 것들이 머나먼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인류의 원시적인 속성으로부터 기인하고 있기도 하다는 것을 이야기고 있다. 상류 계급들은 생산 수단이나 노동에 관련된 일상적인 것을 천박한 것으로 여기고, 실생활 대신 그로부터 무언가 유리되어 있는 격식과 고급 취미로 그들의 온 행위를 전환시킨다. 이러한 소비의 제의 속에서  자신의 고귀함과 우월함을 뽐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상류 계급의 과시적 소비 제의를 중류 계급이 따라하게 되면서 자신들의 신성성이 침해당하자, 이번에는 과거와는 반대로 돈을 쓰지 않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다가 거액의 돈을 기부하거나 환원하는데, 이러한 것은 무언가 일반적으로 보통 사람들은 잘 이해하기 어렵고, 좀처럼 흉내 내기 어려운 면모를 가진다. 과거에는 상류계급의 과시적 소비를 이해할 수 없고, 흉내 낼 수 없었다면, 이제는 상류 계급의 과시적 비소비를 이해할 수 없고, 흉내 낼 수 없다. 상류계급은 일상적이고 인간적인 모습으로부터 벗어나 초월과 신성을 갖고 싶어 한다.

 우스운 것은 그들의 이러한 모든 행위들은 바로 잔인함과 민첩성이라는 두 야만적 특성을 가지는 약탈의 습성으로 인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 약탈성은 차별적인 성공을 추구하고, 개인의 편의를 도모하며, 금력을 과시하는 문화에 의하여 오히려 적극적으로 육성되고 있다고 베블런은 말한다. 일상이나 어떠한 통념에서 자신을 유리시켜 우월함을 가지려는 시도가 사실은 매우 원시 적인 인간의 본능의 발현이라는 것을 보면, 인간적인 어떠한 속성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다른 시도 역시 놀라울 정도로 인간 적인 것임을 알 수 있다.

 중고등학교 시절 즐겨 보던 만화책 ‘천재 유교수의 생활’에서 주인공인 60대의 경제학 교수 유택(야나기사와)은, 경제학을 하는 이유는 그것이 너무나 인간적인 학문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중고등학교에서 배우던 경제학은 재미없기 짝이 없었고, 나는 오랫동안 그 말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 책을 보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여러 가지 경제학의 게임 이론들이 인간의 행동 양식에 의해 정리되고 이론화되어 다시 행동으로 수렴되는 것을 바라보면서, 그 말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울러 인간의 물적 토대와 현상들은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다면, 과시적 소비에서 과시적 비소비로 넘어가듯 계속해서 다른 양상을 보이며 바뀌어 나가겠지만, 초물질적이고 근본적인 무엇, 원형은 결코 바뀌지 않으며 진화하거나 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은 자신과 타인을 비롯한 인간에 대하여, 혹은 동식물이나 어떠한 사물에 대하여, 혹은 만질 수도 없고 볼 수도 없는 세계에 대하여 개념을 정의하고 분류를 나누고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이론화한다. 이러한 학문이라는 인간의 작업은 얼마나 인간적인가. 베블런은 고등학문이 금력을 과시하는 현상에 대하여 통렬하게 분석하여 써 내려간다. 그리고 이 책은 경제학 분야의 고전이 되었고 고등학문의 일부가 되었다.    

 모든 인간의 행위는 너무나도 인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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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2006 07 08-09

풍문여고 2학년 8반 문 모 양의 쑥쓰러워 하는 모습.

비대칭과 처음 온 노원씨

위 사진의 친구들은 모두 연행되었다.

사진 좀 빨리 찍어. 하면서 웃는 구로구.

평택 서 앞에서 전날 세벽 세시 경까지 진행된 항의에서

정말 말 잘하던 사회자의 발언을 응용함. 

안정리 상인들과 대치 할 때의 사진. 제대로 찍을 수 없었다.  

서로 채증. 죄송하지만 미남은 아니시네요.


sbs 뉴스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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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ies - velou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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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집 꾸 미 기 - 3 rooms

 

첫 번 째 방 . 모던한 방








 

두 번 째 방.

 

-방문 옆에 이런 손표시가 있음. (화면상의 색상은 실제와 다를수 있습니다.)

 

아나키, 히피, 자메이카, 귀여움 등등을 향한 각종 열망이 꿈틀거리는 방. 


예쁜 윤정.

별안간 알수없는 포즈를 취하는 윤정. 어쨌든 베스트 포즈.

포즈잡은 구로구(위)와 본인이 그린 써클에이 앞에서 퍽 자랑스러워하는 구멍.

사실은 초록색 배경이 나오기를 바랬던 구멍.

써클 에이 곁에 저절로 서는 아나키스트.

'프린트'모자와 사이다의 조합

본인의 작품 앞에서의 매화백.

 

 

세 번 째 방. 아방가르드


-주의.

 노약자, 임산부, 2급이상 정신 질환자, 각종 심폐 질환자 및 알러지, 감기 환자 등등 만인에게 경고.





하지만 창문을 열면 들이 보인다.

전망이 멋지다.

 

 

end.

인테리어용으로 거실에 걸려있던 비닐 봉지를 끝으로,

이상으로 방 소개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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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집 꾸 미 기






이 때는 다들 치우느라 정신 없을 때였으므로 사진이 별로 없음.

대추리 그레이트 체어 특별전!

멍멍아 안녕



'바보' 라고 쓴 뒤 다시 자기이름을 쓴 구로구의 낙서. 아래는 자랑스러운 구로구.

다 치운 거실과 부엌.

호스문을 내고 비닐을 잘 바른 문. (그에 비해 욕실은 아직)

지킴이의 집에서 본 모습.

무지개 다리(?) 구름 다리(?)를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어쨌든 꽤 멋진 담장 계단을 넘어오는 구멍.


 


 Pavement - Range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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