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보이나요?

from diary 2010/09/10 01:41

내가 자존감을 말아먹은 인간일까, 아니면 내가 느끼는 것이 진실일까.

 

비가시적 존재가 된다는 것.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는 내내 생각을 곱씹었다.

 

나는 안 보이는, 혹은 안 보고 싶은 존재였을까.

 

혹은 나 스스로 그렇게 생각했던 것일까.

 

왜 나는 그렇게 느꼈을까.

 

세계에는 비가시적인 것들이 너무나 많다.

 

어느 공간에 가면 나 역시 비가시적인 존재가 된다.

 

어느 공간에서는 무척이나 소중한 존재이기도 하겠지만.

 

모든 공간에서 존중받아야하는 것이 당연한 것일까?

 

배제되고 있는 것은 당신과 내가 공유하고 있는 것이 적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

 

나를 보아달라고 외치는 것이, 싸우는 것이 필요한 것일까?

 

그러나 나는 싸울 수 있는 유형의 인간이던가.

 

한편 나는 모두를 대등하게 대우하는 인간이던가. 그것이 과연 가능한가.

 

 

 

문득 옛 생각을 하였다.

 

나의 스펙들이 나를 가시적 존재로 만들어주던 순간들.

 

(물론 그것들은 아직도 나를 따라다닌다. 유령처럼... 실체없이)

 

나의 자존감은 스펙없이 그 자체로 의미로울 수 있기를 원했고,

 

그 스펙에도 불구하고 나는 자존감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인간이었다.

 

 

보이지 않는 순간.......들

 

세수를 하다가 울컥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무엇이 기억이 났던 것일까.

 

조금 전의 생각인데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가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근조근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싶을 때가 있다.

 

그러나 나는 듣는 이이기보다는 주로 말하는 이에 가까운 것 같다.

 

그러나 말할 수 없을 때 나는 무엇이 될 수 있을까.

 

말할 자리를 잃었을 때 나는 그저 블로그에 넋두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궁금하다.

 

누군가를 비가시적으로 만드는 것은 누구인가.

 

 

 

 

-오랜만에 혼자 술먹으며 스트레스 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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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0 01:41 2010/09/10 0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