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과 관련된 레포트, 혹은 수업시간에 든 생각들... 기타 등등'에 해당되는 글 28건

  1. 문화인류학 - 영상쪽글 두번째 <인류학의 이해> 2005/03/25
  2. 문화인류학 시간 - 영상쪽글 첫번째 <인간게놈-인류의 청사진> 2005/03/25
영상에서, 그리고 수업시간에 얘기되었던 문화상대주의, 모든 문화는 그 자체로 가치가 있고, 보존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 역시 누구의 시선인가. 당연히 연구자의 시선일 수 밖에 없겠지요. 박제화되어버린 과거의 유물들을 우리는 세계 곳곳의 박물관에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원주민 물품 전시관 등에서 봅니다. 자본주의의 파괴력, 전파력의 영향을 무시하고 문화상대주의를 이야기하는 것, 그것은 또 하나의 폭력적 시선이 되지 않을까. 자본주의 문명에 의한 1차적인 문화 파괴와 그리고, 이전의 것까지 보존하여 이제는 파괴된 그것을 그리워하며 가슴아파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이제는 누군가가 억지로 가서 파괴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파괴되고 스스로 서구화되어 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강의하시면서 베트남이나 중국에 가서 우리나라의 70,80년대 쯤 되겠지 라고 생각하는 것의 오류를 말씀하셨는데요. 사실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현재의 대부분의 국가들은 서구 중심적 근대화의 경로를 쫒아가고 있고, 물론 그것이 동일하게 변화함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방향으로 비슷한 모습으로 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분명 중국의 어느 도시는 10년 후에는 우리나라의 어느 도시와 거의 흡사한 모습을 띨 것입니다. 마치 10년전의 일본이 우리나라의 현재와 흡사하다고 느끼는 것처럼 말입니다. 자본주의가 전세계를 장악하고 있는 지금, 전세계 국가의 선택지는 제가 보기엔 거의 동일합니다. 몇몇 국가를 제외하고는.. 그것을 선택하지 않은 나라들은 전쟁의 대상이 되고 있구요.


지금은 과거 19-20세기의 방식을 가지고, 그러한 의식을 여전히 가지고 있는 이들의 한편에는 정반대의 생각을 가진 이들 또한 존재합니다. 자본주의 세계는 갈 때까지 갔으니 과거로, 아니 지속가능한 사회를 꿈꾸는 이들이 그들입니다. 무분별한 진보, 서구적 기준의 단선적 발전이 아닌 각 사회가 그 특징에 맞는 지속가능한 사회로 가자는 그런 의지를 가진 이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또한 역설에 부딪히는 것은 그러한 과거의 오류를 가장 먼저 뛰어넘고 있는 국가들 역시 유럽에 있다는 것입니다. 어쨌든 많은 의문들이 있긴하나, 영상에서 얘기한 현대의 문화인류학의 관점을 잘 곱씹어 보려고 합니다. 모든 문화는 그 자체로 특수하고 가치가 있다. 저는 거꾸로 19-20세기의 흐름이 아닌 역의 흐름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자신의 문화를 잣대로 다른 문화를 판단하고 바꾸려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문화를 잣대로 우리의 문화를 판단하고, 오류를 찾아야한다고 봅니다. 이미 파괴될대로 된, 이미 한국적이라는 이름아래 포장된 어떤 것들을 제외한 한국적인 것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한국의 현실에서 우리는 무엇을 한국적인 것으로 만들고, 생산해 낼 것인가. 그 기준은 여전히 새로워진 서구의 모델인가. 아니면 우리의 과거의 모델인가. 아니면 전혀 새로운 상상 속의 유토피아인가. [오래된 미래-라다크로부터 배운다]에서 처럼 우리는 라다크라는 "미개사회"로부터 이제는 배워야할 때가 아닐까요. 또한 고민되는 지점은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보존할 것인가에 대한 것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의 탈춤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면, 탈춤은 분명 과거의 것입니다. 지금은 탈춤, 탈놀이를 연행할 만한 사회적 구조가 아닙니다. 다만 과거의 문화유산으로서 현재에 전승되고 보존되고 있을 뿐입니다. 물론 일제하에서의 탈놀이를 억제하는 정책이 있었고, 그것이 지역에서 그것이 사라지는데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할지라도 현재 그것을 복원시키는 것은 때에 따라 지역 문화축제때 연행하는 것 외에 다른 역할을 하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본주의를 체화한 이래 쓸모없어진 과거의 "문화"들을 한국적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되살립니다. 그리고 그것은 사람들의 향수 속에서 역시 자본주의의 논리 속에서 움직이곤 합니다. 대략 요약하자면, 과연 현재에 상대적으로 바라보아야할 타자가 있는가. 모두 닮은 꼴이 아닌가. "미개사회"와 "문명사회" 등 다양한 가치를 그대로 인정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문명에 대한 성찰과 함께 역방향의 흐름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그리고 우리가 보존해야할 "문화"는 이미 박제화된 과거이거나 변화하려 하는데 부여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 영상을 보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일단 투르카나족과 그들을 연구하러 갔던 이들이 서로 카메라를 들이대고 촬영하는 장면이었는데, 바로 그 장면이 현재의 문화인류학이 지향하는 모습일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what is important? 중요한 것은 생명이다. 그리고 또한 발달된, 서구화된 문명사회에 있는 나에게 묻고싶은것, So, Are you 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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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25 19:08 2005/03/25 19:08
쪽글을 쓰기에는 그리 많은 분량의 할 얘기가 있을 것 같지 않아 조금 망설여지긴 하나 궁금한 것들이 있어 써보려합니다. 첫 번째는 제가 가진 지식의 한계 때문에 생기는 의문일 듯하나, 미토콘드리아 DNA 유전자의 일치가 과연 공통조상의 자손이라는 근거가 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부모자식간에는 그렇다면 그 DNA 염기 배열이 100% 일치하는 것인가요? 그렇다면 유전자의 차이는 인류 ‘진화’ 과정에서 발생한 돌연변이 발생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인지.. 동시에 드는 비슷한 의문은 유전자가 하나씩 바뀌다보면 다시 원래 상태와 비슷하게 바뀔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을텐데, 어떻게 일본의 원주민과 안데스 지방 원주민의 DNA 염기 배열의 일치 여부만으로 동일 조상이라는 설의 근거로 제시되는 것인지, 좀 빈약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류의 공통조상이 한 사람의 여성이라는 것도 좀 수긍하기 어렵구요.


하지만, 이런 생물학적(?)인 의문점 외에는, 근거 빈약의 문제를 차치하면 가설 자체는 인정하고 싶고, 설사 근거가 빈약해도 우겨보고 싶은 내용이긴 합니다. ‘과학적 근거’라는 권력으로 인종주의자, 극우민족주의자들에 대한 비판 논리 정도는 형성할 수 있을테니 말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그들의 입장이 달라지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한 순간 입막음 정도는 할 수 있겠지요. 그 수업 이후에 이런 의문점들을 약간이나마 해소해보고자 친분이 있는 인류학과 학생에게 의견을 물어봤었습니다. 답변은 자신의 관심분야가 아니므로 잘 모른다는 것이었는데, 그 학생의 생각은 왜 그게 중요한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인류학과 학생마저도... 사실 저 역시 그 학생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긴합니다. 모든 인간은 천부적 인권을 가지고 있고, 평등하다는 보편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우리가 공통조상의 자손이기 때문이 아니라 말 그대로 모두가 평등한 인간이기 때문이고, 문명과 진보에 대한 개념 역시 같은 근거로 무엇이 옳다라고 사고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당장 한국과 일본인이 공통조상에서 갈라져 나왔으니 친하게 지내보자. 한다고 해서 온나라 국민을 한순간에 민족주의자로 만드는 독도 영토 분쟁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한치앞의 역사적 사실도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정 반대의 해석을 하고 있는 마당에 상상도 할 수 없는 현생인류 최초의 조상에 이르면 아득하기만 할 뿐 무엇을 더 이상 생각해야 하는지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즉, 모든 것을 비약적으로 해석하게 되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듭니다. 의도했던 바는 아니었으나 쓰다보니 좀 삐딱하고 횡설수설한 감이 없지 않아 있는데, 결론짓자면, 과학적 사실관계에 대한 질문과 함께, 과학적 근거에 대한 과도한 믿음이 낳는 한계에 대한 의문, 체질인류학(?) 자체의 효용성에 대한 가벼운 의문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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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25 19:07 2005/03/25 1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