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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주둔에 관한 미-이라크 협정, 과연 불법 점령 종료될까

어제 16일(일), 이라크 내각이 미군 150,000명을 2011년까지 이라크에 존속시키는 외국군 지위에 관한 협정(SOFA) 초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협정안은 2011년까지의 미군을 주둔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미군과 미 사설업체 직원의 치외법권 적용과 영구 미군기지 수 등 민감한 의제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제 이 협정안은 곧바로 이라크 의회에 상정될 것이다. 한편 미 부시 행정부는 이번 이라크 내각의 승인 결정이 "긍정적인 진전"이라고 평가하며 환영을 표했다.

 

하지만 이라크 내에서는 협정안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내각에서 초안을 통과시킬 당시 총 37명의 위원 중 9명이나 퇴장할 정도로 협정안에 대한 단일한 입장을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시아파 최대 진영인 알 사드르 세력이 이를 극구 반대하고 있다. 또한 알자지라 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협정안의 내용이 그 어떤 공식적인 문서로 확인되지 않고 있는 점도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었다. 이라크 의회는 물론 국민들조차 정확한 내용을 알지 못한 채 진행되고 있어 ‘밀실협정’이라는 비난에 휩싸이고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 이라크에서는 지금도 자폭테러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3년 뒤 미군이 갑작스럽게 완전 철수할 경우 이라크 치안 상황이 악화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미군 철수에 대한 이라크 국민들의 여론을 엇갈리게 하고 있다.

현재 이라크에서의 다국적군의 주둔 기한은 유엔안보리 결의안에 따라 2008년 12월 31일로 만료된다. 그만큼 미-이라크 양측 정부 모두 외국군 주둔 관련 협정을 조속히 처리해야 할 사정이 있다. 그만큼 이번 협정안의 세부적인 내용이나 미국과 이라크에서의 의회 통과 여부에 대해 대내외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음은 지난 10월 22일 Transnational Institute(www.TNI.org)에 필리스 베니스(Phyllis Bennis)가 작성한  <이라크에서의 미군부대 유지에 관한 미-이라크 협정>을 요약한 것이다.
 

이라크에서의 미군 주둔에 관한 미-이라크 협정  / 필리스 베니스

                                                                 (번역_ 김중훈 평화군축센터 자원활동가)

이라크에서의 미군 주둔 유지를 위한 협정과 관련해 미-이라크 협상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대됨에도 불구하고, 현재 미 점령에 대한 실제적인 효력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협상은 부시 대통령의 대리인과 말리키 총리에 의해 진행되는데, 양 측 모두 미군 부대가 실제로 철수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다. (말리키 정부는 미군 부대 철군 시 정권 유지가 힘들 것이고, 부시는 석유와 미군 기지의 전략적 위치 때문에 영구적인 이라크 통제에 관한 결의에 변함이 없다). 그러나 철군 일정표를 내보여야 하는 정치적 압력에 직면한 결과, 협상 내용은 양 측이 수용가능할 만한 수준으로 미국의 지속적인 점령 현실을 숨기고 이라크 주권을 칭송하는 언어들로 대체하고 있다. 

 

사실, 어떤 양자 협정이나 유엔 위임의 주둔 연장 기한 등이 이라크에서 벌어지는 교전에 실질적인 효력이 발휘되지는 않는다. 미국이 이라크를 불법적으로 침공했듯이, 불법적인 특성 때문에 이라크 점령을 그만두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미군을 겨냥한 저항군들의 테러행위 역시 개정된 법률 문서 때문에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협정의 실제적인 내용들은 불명확한 채로 남아있다. 아랍판이든 영문판이든 지금까지 밝혀진 어떤 버전도 없고, 흘러나오는 아랍어 초안이나 비공식적인 영어 번역본이 전부다.

 

국회, 의회 그리고 협정

협정은 이라크 의회에 제출되지 않았고, 미 상원에서 역시 비준되지 않았다. 부시 행정부는 협정안이 독일, 일본과 맺은 SOFA와 유사하다는 점을 들어 의회 비준을 거절했다. 그러나 이 국가들은 미군이 벌이는 전쟁이 일어날 일이 없다. 이라크에서도 알 사다르 등 다른 정치 지도자들은 이 협정안에 대해 전면적인 반대를 표명했으며, 이라크인들 대부분 부시 행정부 이후의 새로운 미 대통령으로부터 더 나은 가능성을 모색하려고 한다.

 

미군 철수: 일정 범위(a time horizon)

 

협정 초안의 25조항은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에 대해 설명하고 있고, 첫 단락에서는 “미군은 이라크 영토에서 2011년 12월 31일 이전까지 철수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같은 조항의 후반부에는 2009년 6월까지의 이라크 주둔 “전투 부대” 철수와 미군 기지에서의 재편성에 대한 언급이 있는데, 2011년 12월 31일까지의 철군이라는 첫 공약은 “전투” 부대를 명기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국민들뿐만 아니라 의회 또한 확실히 미국 대선 토론에서 전쟁 종결로 여겨진, “전투 부대”만의 부분 철수 등의 형식을 거부할 것임을 알고 있는 이라크 정부의 요구 사항 중 하나였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문구의 존재가 2001년 말까지 모든 부대의 완전 철군이라는 일정표에 따른 미국의 공약 이행 의무를 가리키지는 않는다. 같은 조항의 5번째 단락을 보면 “이라크 치안 부대의 훈련과 지원을 목적으로” 이라크 정부가 미군에게 이라크 주둔 연장을 요청할 수 있음을 명백하게 보증하고 있다. “지원”이라는 용어는 미군에 의해 훈련되고, 무장되며, 여전히 미군에 의존하는 이라크 군대가 실상 펜타곤이 원하는 대로 어떠한 군사적 행동도 수행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5번째 단락은 또한 “이라크 정부는 동 조항의 첫 번째 단락의 내용과 관련하여 연장을 요청할 수 있다.”라는, 2011년까지의 철군 기한 연장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결국 '일정 범위(time horizon)'라는 표현은 정치적인 속임수에 불과한 것이다. 이는 꽤나 훌륭한 표현일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도달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지는 표현으로서, 부시 행정부가 이전부터 사용하기를 꺼려온 '시간표(timeline)'와도 부합되지 않는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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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이라크인에 대해 저지르는 범죄문제에 대해 오히려 미군에 대한 처벌보다는 면제가 더 확대되었다. 12조항에 따르면 “이라크는 미국과 계약한 자들과 그 직원들에 대한 우선적인 법률상 재판권을 가진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미국은 "미군 부대 병력과 미국 시민들에 대한 우선적인 법률상 재판권" 을 유지하도록 했다. 물론 기지 밖에서나 공무상이 아닐 때 저지른 중대 범죄 등에 대해서는 이라크가 우선 재판권을 갖지만 공무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미군 측이 하도록 되어 있다.

미군 기지 문제도 여전히 남아있는 과제이다. 미국은 2008년 6월 30일까지 “미군이 사용했던 설비나 지역”에 대한 목록을 제출해야 한다. 여기에는 “이번 협정에 의해 건축되고, 개조 및 보수가 되는” 기지를 이라크 당국으로 반환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협정 전 기지사용에 관한 것이나 “양 측 동의에 따른 설비나 지역”에 대한 언급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아무리 본문에 이라크 주권과 관련된 언급이 가득하다 할지라도, 실상 이러한 것들을 집행할 역량이 없는데다가 양국간 힘의 불균형이 크다. 이는 압도적으로 미군 주둔을 반대하는 이라크 시민들과 이라크 의회를 달래기 위한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석유

이번 협정에는 미국이 이라크의 석유를 통제하려는 시도를 중단시키기 위한 그 어떤 언급도 없다. 이것은 곧 미국이 이라크의 석유와 가스 생산, 그리고 이로부터 벌어들이는 수익에 대해 “보호를 위한 조정(protection arrangements)”이라고 하는 현재의 역할을 지속할 것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라크 의회가 두 달 이내에 협정안을 쉽게 승인하지는 않을 것이며, 말리키 총리는 내년 초 있을 지방 선거를 의식해 함부로 의회 의사를 무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미 부시 대통령 또한 비슷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미 의회는 의회 승인이 필요 없도록 해달라는 대통령의 요구를 거절하면서, 우선적으로 절차의 문제를 강조하고 있다. 몇몇 의원들은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음에도 협정안 본문에서 이라크 사법 시스템에서 미군이 책임을 지도록 하는 내용에 대해서 문제 삼고 있다.

 

의회에서는 이미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 Bill Delahunt 하원 의원 주도 하에 몇몇 이들이 협정안의 의회 승인을 배제하려는 것에 대한 정당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유엔 안보리가 유엔 위임 기한을 12월 31일 이후로 연장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유엔을 이용해 정치적 명분을 얻으려는 일반적인 전략을 되풀이하는 것이다. 결국 불법적인 미국의 행동을 합법적으로 무마해주는 것이며 심지어는 불법적인 명령에 의해 행해진 미군의 전쟁 범죄도 덮어버릴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 기한과 관계없이 미 점령을 지속시키는 미-이라크 협정에 반대해야 한다. 
- 미국과 이라크 의회 승인 없이 이루어지는 그 어떤 협정에 반대해야 한다.
- 점령을 지속시키는 모든 임시 조치도 거부해야 한다.
- 우리는 유엔 안보리가 미 점령을 승인하는 것과 다름없는 결정을 내리는 것을 반대해야 하며, 유엔이 이라크에서의 주둔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국제법 및 이에 관한 강령을 내세우는 전세계 시민사회를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해야 한다.
- 유엔 결의에 따른 2008년 12월 31일 주둔 기한이 만료되면 미군의 이라크 불법 점령을 즉시 인정하는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 그 결과에 따라 모든 미군은 각자의 기지로 즉각 되돌아가는 단계를 밟아야 하고, 전투 부대뿐만 아니라 미국 소속 비이라크인 계약자들의 즉각적인 철수, 그리고 미군 기지 폐쇄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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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오세요] 10/ 22-23, <특강> 김영미 PD가 전하는 분쟁의 속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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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에서는 10월 22, 23일 양일에 걸쳐
[특강] '김영미PD가 전하는 분쟁의 속살' 을 개최합니다.

이번 강연에서는 이라크, 아프간은 물론 그간 우리의 관심에서 소외당했던 소말리아에 대한 현장이야기부터 국제사회의 국제분쟁 개입에 대한 예리하고 날카로운 분석까지, 여러 분쟁 지역의 최전선을 돌아다니며 취재한 김영미 PD로부터 이를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고 여겨집니다.

어렵게 마련된 자리인만큼 많은 분들께서 관심가져주시고 참석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참가 문의 :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723-4250, oversmiler@pspd.org)


22일(수) 1강 저녁 7시 느티나무홀
  
"풍선아 작아져라, 작아져라" - 미군들의 이라크

 

        이라크에 커다란 풍선이 작아지기를 기다리는 미군들이 있습니다.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남아있는 시간을 재기 위해 매일 풍선을 바라보는 그들.

        전쟁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소망이 있는 경우는 무엇일까요?
        길을 잃은 세계안보의 방황은 언제까지 계속 될까요?
        
        이라크를 직접 밀착취재한 종군 취재 전문 김영미 PD의 해설과 함께
        이라크의 현실로 들어가 봅니다.


23일(목) 2강 저녁 7시 느티나무홀

"국제분쟁, 제대로 이해하기"  

        동원호, 마부노호, 브라이트 루비호...
        한국인 선원들도 피해갈 수 없었던 소말리아 인근 해상 납치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합니다.
        정부가 추진하려는대로 해군함정이 파견되면 소말리아 해적들은 다 사라질 수 있을까요?

       소말리아의 현장을 직접 취재했던 김영미 PD와 함께 
       중동, 아프리카 등지에서 벌어지는 분쟁을 둘러보고,

       한국정부의 개입 방식에 대한 문제점과 한계,
      바람직한 국제분쟁 개입원칙과 방향 등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  김영미 PD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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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미(39)씨는 한국에서 손꼽히는 분쟁지역 취재 전문 프리랜서 PD다. 1999년 동티모르를 시작으로 지난 10년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등 세계에서 가장 위험하다는 분쟁지역만 골라 취재해 왔다.

2006년 한국인 선원들이 타고 있던 동원호를 납치한 소말리아 해적들을 단독 취재해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고, 최근에는 이라크 주둔 미군을 밀착 취재한 영상이 지난 9월 10일 KBS 1TV '수요기획'을 통해 방영됐다.

"10년간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세계의 최전선에서 언론인으로 살아갈 겁니다."
 언론인으로서의 자부심과 포부를 당당히 밝히는 김영미 PD, 지금의 그를 만든 건 바로 왕성한 '호기심'과 지칠 줄 모르는 '도전정신'이다. (프로필 출처 @ 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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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방청 후기] 10.4 선언 존중하지만 이행은 못한다?

10.4 선언을 둘러싼 의원들의 남남갈등 현주소

구상찬 의원 : (10.4선언 1주년 기념 강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 어떻게 생각하나?
김하중 장관 : 현직 통일부 장관이 전직 대통령 발언에 대해서 발언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구상찬 의원 : 장관의 속마음 제가 잘 알고 있다.

국정감사 첫날인 6일, 국회 본관 4층에서는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통일부 대상 국정감사가 개시되었다. 이명박 정부 들어 날이 갈수록 남북관계의 경색국면이 깊어지고 있는 마당에, 하필 이 날 키워드는 김하중 통일부 장관의 ‘속마음’이라고 제시해도 될 만큼 초반부터 국정감사는  그 한심한 수준을 드러냈다.

사실 이는 지난 10월 1일, 통일부 장관이 건군 60주년 국군의 날 행사에는 참여했으면서 10.4선언 1주년 기념 행사에는 불참한 것을 놓고, 의원들의 공방이 시작된 것이다. 민주당 문학진 의원은 통일부 장관의 이런 처사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반면, 한나라당 윤상현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강의자료가 배포된 10.4 행사는 건군 60주년 행사에 재를 뿌리는 것이라며 독설까지 퍼부었다. 이런 상황을 보건대 도대체 여기가 이명박 정부의 국감장인지, 전 노무현 정부의 국감장인지 도무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였다. 그렇다면 김하중 통일부 장관의 ‘속마음’은 정말로 복잡다단할 것 같은데, 일부 의원들은 어떻게 ‘이심전심’으로 잘 알고 있다는 것일까.


10.4 선언 존중하지만 부정하는 해괴한 논리

문제는 일부 의원들의 10. 4선언에 대한 인식이다. 10. 4 선언은 문국현 의원이 언급한 대로, 작년 11월 1일 유엔총회 결의안을 통해 전 세계가 이를 지지했던 국제적 성격을 담고 있다. 그래서 지난 한러 정상회담 때 메드 베데프 대통령은 ‘2007년 정상선언을 지지한다’는 발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했는데 오히려 한국 정부는 순전히 러 대통령의 ‘돌출발언’이라며 진땀을 흘렸다. 10.4선언을 인정하지 않는 이명박 정부가 초래한 국제적 망신이 아닐 수 없다.
 
오늘 국감 자리에서도 몇몇 의원들은 기다렸다는듯 지난 참여정부가 맺은 10. 4선언에 대해서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한나라당 윤상현 의원의 경우, 북한이 10.4선언을 투쟁의 도구로 삼아 남한의 친북세력을 결집시켜 이명박 정부를 고립시키고 경제적 이득을 챙기려 하다고까지 해석했는데, 이는 시대착오적인 것을 넘어서서 도무지 외통위 위원으로서 면모를 찾아볼 수 없는 발언이다.

통일부 장관 역시 10.4선언에 대한 입장이 모호했고, 답변태도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 김 장관은 양국 정상 합의라 하더라도 국민적 합의가 없으면 결국 ‘퍼주기’에 불과한데, 지금으로서는 국민적 합의가 없다고 10.4 선언을 평가절하 했다. 10.4선언 이행은 대북 퍼주기이므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의 의견과 다를 바 없는 것이었다.

오늘 국감에서 화두가 되었던 10.4선언 이행 요구에 14조3천억원이라는 천문학적 재원이 소요되는 것이 큰 난관이라고 한다면, 당연히 여러 의원들이 제기한 대로 그 타당성을 따져가며 국민 세금이 함부로 낭비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현대경제연구원이나 통일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서 6.15공동선언과 10.4 선언 이행을 통한 경제효과는 미래 통일비용을 절감해 줄 뿐만 아니라 경제적 이익을 크게 불러올 수 있다고 한 내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얻게 될 총체적인 유무형의 상호이익을 면밀히 평가해 그 속에서 10.4 선언의 의미들을 살려나갈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국제적 신뢰를 얻어 주변국들의 협력을 도모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통일부의 정확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 과연 이런 ‘돈’ 문제 때문에 10.4선언 이행을 못하고 있는 것인지 말이다. 그러나 통일부 장관은 끝내 속시원하게 답변하지 못했다.


남북관계 단절, 무조건 북한책임으로 일관?

오히려 김 장관은 현재의 남북관계 단절이 한국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일방적으로 대화채널을 끊어버린 것처럼 설명했다. 북 측이 “3월부터 이명박 대통령을 욕을 해 왔음에도, 우리는 진정성 있게 북한을 대했다”면서, 그간 이명박 정부가 인수위 시절부터 비핵개방3000을 강조하거나 기존의 정상선언에 대한 재검토 등을 발언한 것이 북한을 자극하고 북핵문제에 있어서 아무런 개입력을 갖지 못하는 '외톨이'로 전락한 사실에 대해 마치 기억상실증에 걸린 듯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참으로 답답한 노릇은 김 장관이 “북한이 대화만 재개하면” 북한 식량지원이든 경제교류협력이든 모든 것이 가능해 진다고 강조하는 부분인데, 아마 이 말 자체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적어도 ‘통일부’라면 도대체 북한과 대화를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언급이 되어야 하는데 도대체 그와 관련한 내용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결국 통일부 존폐론을 거론하며, 북핵 협상은 외통부가, 경협 관련은 경제부처가, 대북정보 수집은 국정원이, 급변사태 대비 문제는 행정안전부가 맡고 있다면 도대체 통일부의 역할과 위상은 무엇인가 라는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의 지적이 나올 법하다는 것이다. 통일부를 유명무실한 부처로 전락시키려는 현 정부의 의도 못지 않게 무기력한 태도로 일관하는 통일부가 지금의 위상추락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은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비핵개방3000’의 비현실성에 대해서 조목조목 따져 눈길을 끌었다. 홍 의원은 ‘비핵개방 3000 ’은 북한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것으로, 정부는 당장 이를 유보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거기다가 한국 정부만 믿고 남북경협에 투자해 온 기업들이 지금 고사상태에 빠지고 있음을 우려했다. 그러나 김 장관은 '꿋꿋이' 북한이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는 말만 연발했을 뿐이다.

2% 만족, 98% 부족했던 국정감사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10.4선언 이행에 대해 과잉수준의 질의가 이어졌던 데 반해, 남북관계발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통일부의 연도별 계획보고가 누락된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북핵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얼마 전 미국의 6자회담 수석 대표가 북한을 방문하고 나왔던 결과가 아예 누락된 점에 대해서도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통일부의 이런 부실한 보고나 답변이 심각한 문제였다면 한편으로는 국감장에서 수시로 자리를 비우는 의원들의 태도도 문제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리를 지키는 의원들이 총 29명 중 10석도 채되지 않았다. 게다가 전혀 국감 취지에 걸맞지 않는 정쟁유도 발언은 약방의 감초처럼 꼭 등장했고, 그 어떤 질의에도 초지일관 유아독존 식의 발언이나 답변이 이어지는 낯익은 국감장의 풍경이 재연되었다.

반면 민주당 이미경 의원은 개성공단에서 기업들이 겪는 불편함에 대해 직접 인터뷰한 것을 영상으로 보여주며, 3통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주장한 것은 참신해 보였다. 또한 민주당 문학진 의원이 국감 자료 요청에 대해 통일부가 독단적으로 보안심의를 적용한 문제를 지적한 것 역시 국감의 취지와 국민의 알권리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문제제기였다고 본다.

무엇보다 지금 국민들은 지난 10년 동안의 햇볕 정책이 옳으냐 아니냐를 이번 국정감사에서 따져 묻기보다는 현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진솔한 평가와 함께 남북관계 개선 방향을 제시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번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 첫 날은 2%만족, 98% 부족했던 국정감사로서, 자못 안타까움이 컸던 자리였다.   


★ 의원들의 말말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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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한나라당 의원

10.4 선언 이행 관련해, "전임 사장이 회사에 엄청난 피해를 끼치면 후임 사장이 전임 사장을 고발하는 것은 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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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진 민주당 의원

국감 요청자료 보안심의 규정 관련, "껍데기만 주는 자료 가지고 무슨 국정감사 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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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선진과창조모임 의원

"통일부 장관, 제가 개인적으로 존경하는데 자꾸 말을 빼니까 전 정부 통일부 장관과 뭐가 다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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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영 선진과창조모임 의원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지난 정부의 10.4선언, 6.15 선언 관련 지금은 어정쩡한 태도 보이고 있는데, 혹시 영혼을 파신 것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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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한나라당 의원

대북 식량지원 관련 "굶어죽고 나서 주면 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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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한나라당 의원

"북한은 10.4선언 이용해 남한 친북세력 과대화해 이명박 정부 고립시키고, 경제적 이익 챙기려는 '이웃집 주머니 털기' 수법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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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관 한나라당 의원

"(북한과) 무조건적 화해정신 추구하면 북한은 도덕적 해이에 빠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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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욱 한나라당 의원

"개성공단은 북한 개방의 상징이자 남북경협의 실험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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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순 민주당 의원

북한 새터민 지원 관련해 "전 인류를 사랑하기는 쉬워도 한 인간을 사랑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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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옥임 한나라당 의원

대북지원 관련해 "국채 발행으로 돌려막기식 카드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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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국현 선진과창조모임 의원

"다음에는 낮에는 국군의 날 행사에 가고 저녁에는 10.4 선언 행사에 오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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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한나라당 의원

"통일부 장관이 대북 경수로 사업 실패라고 한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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