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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이데올로그? 오마이뉴스 기자 허영구 민주노동당원에게

정규직 이데올로그?, 오마이뉴스 기자 '허영구' 민주노동당원에게
(새벼리 2005-09-17, 조회수 347, 추천수 23)



"불파 해결없이, 05임단협 끝낼수 없다"던 현대차 노조가 노천 노숙농성중인 '비정규 노동자'들을 버려두고, '故류기혁 열사'의 봉분이 채 마르기도 전에 추석전 서둘러 임단협을 마무리한 지금, 하필 이럴 때 꼭 이런 글을 기고해야 했던 이유가 정말, 궁금하군요.



추석을 앞두고, 현장에서는 <정규직은 돈잔치, 비정규직은 탄압잔치>라며 벼랑끝 분노를 삭이고 있는데, 꼭 이런 글을 하필 이럴 때 '오마이뉴스'에 기고하고 싶던가요? 하고싶은 말 많고 많으나, 간단히 몇마디 합니다.


허영구님은 자본가들의 발표를 믿습니까? 자본가들의 음흉한 발표를 액면대로 믿습니까? 어느 멍청한 자본가 놈이 발표한대로 자본을 운용한답디까?


<정규직 임금인상과 도급단가 후려치기가 관계없다>는 근거를 "그런데 원청의 임금인상분만큼 하청단가를 깎는다는 현대자동차의 방침이 발표된 적이 없다"라는 말로 간단 처리하시다니,,, 허영구님이 생각해도 우습지 않나요?


남들이 내놓은 데이타로 도식적인 분석말고, 현장 속에서 직접 조사 분석하길 바랍니다. 님이 사례로 든 '현대자동차'와 현대 '하청업체'들의 경우를 구체적으로 직접 조사 분석하며 말씀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나서, 허영구님의 가슴에 손을 얹고 양심적으로 발언하시기 바랍니다.


*


현대차 경우, 올해도 예외없이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까지 대리 교섭하였습니다. 현대차 자본과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 임금'까지 교섭하였다는 것은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불법파견'되었다는 또 하나의 반증이겠지요.


아울러, 엄연히 비정규 노동자들의 자주적인 노동조합이 있는데, 왜 정규직노조가 대리교섭합니까? 비정규직노조 대표자들이 단체협상에 참여하도록 해야지요. 아니라면, 불파 노동자들을 당장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하여 일괄 협상하던가,,, 그런데, 현대차 노조는 불파된 비정규노동자들의 현실을 빤히 알면서도, 비정규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투쟁에 연대하지 않았죠.


한발 나아가, 늘 그렇듯이, 자신들의 임금 협상만이 아니라, 비정규 노동자 임금 협상까지 대리 교섭합니다. 늘 그렇듯이,, 정규직 인상분보다 더 낮은 인상율로,,, 2004년은 정규직 임금 인상폭의 80% 정도, 2005년은 정규직 인상폭의 93%를 따 냈습니다. 그것도 2,3차 하청 노동자들은 배제한 채,,, 그러니, 갈수록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임금이 낮아지는 거 아닙니까? 이건 '산수' 차원의 문제입니다. 산수!!!



또 하나, 임단협이 끝나고 나면, 현대차 부품, 물류 파트 관리 담당자들이 하는 일이 무엇입니까? 각종 부품 하청업체들을 돌며, <도급단가 후려치기>에 나서지 않습니까? 그런 엄연한 팩트, 현장의 진실이 왜 허영구님에겐 안 보이는지 모르겠군요.



*


허영구님이 주장하고 싶은, 혹은 내가 주장하고 싶은 "노동계급 대단결", "정규-비정규 연대투쟁"은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그대로의) 팩트, 진실에 입각했을 때 가능합니다. 팩트에 근거해 진실된 노동계급의 자세로 임할 때, 수십년 민주노조운동의 성과로 이미 조직된 정규직 노동자들이 아직 제대로 조직되지 못한 비정규 노동자들과 어떻게 연대해야 할지 그 '해답'이 나올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서, 같은 작업장 내에서 공권력과 자본의 똥강아지들에게 짓밟히는 비정규 노동자들을 수수방관한 채 떠들어대는 (비정규직 철폐가 아니라) 비정규직 "처우개선투쟁"이란 순전한 거짓말 아닐까요.


어쨋든, 이제 노동계급성을 탈각한 정규직 노동조합 관료들, 그 활동가들에 대해 숨길 필요가 없습니다. 벼랑끝 삶에 내몰려 생사의 기로를 넘나드는 비정규 노동자들의 현실은 그들, 노동 관료, 노동의 적들을 감싸기엔 너무나도 절망적이기 때문입니다.


부디, 이 문제제기를 자본이 유포하는 '노-노 갈등 이데올로기' 따위로 읽지 말 것을 당부드립니다. 우리가 진실로 보아야 할 현장은 이미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장으로부터의 노-노 갈등>입니다. 무책임한 정규직 노동조합으로부터 내팽개쳐진 비정규 노동자들의 악에 받친 설움과 분노입니다.


비정규 노동자들의 그 분노가 (헤헤거리는 독점자본을 향할 노동계급적 분노가) 썩어빠진 노동관료집단, 계급성을 상실한 정규직 노동조합을 최우선적으로 겨냥해야 할런지도 모르겠군요. 물론, "정규직(만의) 이데올로그"라는 부끄러운 오명으로 허영구 당원에게도.


2005년, 지금 우리는 외부로 향했던 '칼날'을 내부로 되돌려, 찬찬히 그러나 단호하게 내부를 재정립하고, 새로운 전선을 그려나갈 때임을 분명히 해 둡니다. 가슴을 도려내는 절절한 내부 비판없이 외부로만 향하는 '칼날'은 무디기도 할 뿐더러, 공허하며, 또 하나의 '기만'일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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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업체 노동자의 임금하락이 대기업 노동자 때문?
[허영구 칼럼] 한번 따져보자. 허영구(hyg8692) 기자

최근 한국노동연구원은 1천명 이상 자동차 산업 대기업의 평균임금을 100으로 했을 때 부품납품업체의 평균임금은 1996년에 61.4%였고 2002년에는 43%로 하락했다고 분석 발표했다. 언론들은 즉각 대기업 정규직 강성노조의 파업에 굴복하여 임금을 인상해주는 대신 하청업체에 그 부담을 전가시킨 결과라고 또다시 반복하였다. 이러한 언론의 태도는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고 이제는 일상화되었다.

무릇 세상만사가 서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것이 종합적이고 객관적인 분석에 의해 주장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대기업이 부품업체 계열사를 직접 거느리는 경우는 하청업체 단가가 낮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너무 높은 것이 문제다. 말하자면 부당 내부거래인 셈이다. 그렇다고 하청업체 노동자가 더 많은 임금을 받아 원청 정규직 노동자들과의 임금격차가 줄어드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원·하청관계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자본주의사회의 일반적인 형태다. 그러나 유독 한국에서만은 원청의 대기업노동자가 하청의 중소영세기업 노동자들의 임금을 착취하는 것으로 결론짓는다. 이것이 노-노 갈등의 원천임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한국의 최대 자동차 회사인 현대자동차를 보자. 산하 6400여개 부품업체들이 원·하청 관계에 있다. 그들은 현대자동차노조가 파업할 때 파업을 중단해달라는 광고를 내기도 했고, 자동적으로 공장을 멈추는 상황에 직면하기도 했다.

그런데 현대자동차의 파업이 끝나자마자 언론들은 원청의 임금인상분만큼 납품단가를 깎는다는 식의 기사를 실음으로써 그 원인을 대기업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돌림과 동시에 하청업체 노동자들과의 갈등을 유발하는 방식으로 대서특필하고 있다. 그런데 원청의 임금인상분만큼 하청단가를 깎는다는 현대자동차의 방침이 발표된 적이 없다.

현대자동차노조가 지난 1987년 노조결성 이후 파업누적 손실액이 8조6천억원이라는 어처구니없는 통계만을 계속 내보내고 있을 뿐이다. 그 기간 동안 8조원이 넘는 순이익에 대해서는 한마디 말이 없다. 현대자동차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라! 현대자동차는 자동차 생산대수와 매출액, 그리고 당기 순이익을 자랑스럽게 띄워놓고 있다.

그럼 하청업체노동자의 임금하락에 대해 얘기해 보자. 정확하게 말하면 하청업체 노동자의 임금하락이 아니라 원청노동자의 임금인상율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인상으로 그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해야 한다.
하청노동자들의 임금수준은 일차적으로 하청이 원청으로부터 받는 납품단가와 하청의 당기순이익에 따라 달라진다. 물론 원청의 당기순이익과 원청노동자들의 임금수준과도 관련된다. 하청노동자들의 임금은 원청의 당기순이익과 하청의 당기순이익에 의해 일차적으로 결정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원·하청을 막론하고 자본의 이윤율에 따라 하청노동자의 임금율이 주요하게 결정된다는 점이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2004년 내수 55만1천대, 수출 112만6천대를 합쳐 167만7천대를 판매하여 27조472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였고 1조7846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였다. 한편 인건비와 노무비를 포함하면 매출액의 6% 수준으로 1조6500억원이다. 5만1천명 종업원의 임금이 당기순이익보다 적다.

이제 하청업체 노동자의 임금인상률의 격차나 대기업 원청 노동자들과의 상대적인 임금격차가 크게 벌어져 임금이 하락한 결과를 가져왔다면 그 이유를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원청 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이 하청노동자 임금하락의 주요 원인이 아니라 원청의 당기순이익의 급격한 상승이 그 원인이라는 점을 말해야 한다. 현대 자동차가 2001년에 당기 순이익 1조원을 돌파한 이래 금년에는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하청노동자들의 저임금 구조 내지 차별에 대한 좀 더 진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대기업경영주와 주주들의 이익과의 비교 하청업체 경영주와 주주들의 이익과의 비교 그 다음에서야 원청노동자들과 비교해야 할 하청노동자들의 임금문제다. 원청노동자들의 임금동결이나 삭감이 하청노동자들의 임금인상으로 이어진다는 아무런 보장이 없다.

2005-09-16 17:25
ⓒ 2005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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