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6/05/29 23:35
Filed Under 내 멋대로 살기

해미님의 [하늘, 아프게 푸른 하늘] 에 관련된 글.

 

이틀째 하이닉스에 다녀왔다. 나랑 울 연구소 의사하나 약사하나 이렇게 셋이 다녀왔다.

 

가운까지 챙겨서 들어가겠다고 한참을 용역들과 실랑이를 했다. 못 들어갈거라고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지만 열받았다. 떡대 좋은 (그러나 얘네들은 최저임금은 받고 일하는지 궁금해졌다.) 용역들이 한발짝도 앞으로 못나가게 막는다. 몸싸움과 실랑이가 조금 있었다. 하이닉스 동지들 '뭔 의사가 그렇게 욕도 잘하구 잘싸워요?'한다.

 

이어지는 문화제... 어제까지 맥아리가 하나도 없던 동지들 연대 온 기륭동지들, 음반녹음 마쳤다는 지민주동지, 글구 우리까지... 간만에 얼굴에 웃음을 띈다.

 

12층 사장실에 있는 동지들은 이틀째 아무것도 못 먹고 있다고 한다. 고픈 배를 수돗물로 채우고 있다고 한다. 쇠파이프로 무장한 용역들이 문밖에서 설쳐대는 통에 어제 밤에는 잠도 한숨 못잤다고 한다. 심근경색으로 지난 1월 단식때도 3일만 굶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는 의사의 이야기를 들었던 동지가 12층에 있다고 한다.

 

전쟁터에선 적군이라도 치료해야 한다고 배웠다.

사형수라도, 죽을 죄를 지었더라도 치료해야 한다고 배웠다.

 

개인보다 사회를 고치는 의사가 되라고 배웠다.

 

나는 아무것도 치료할 수 없는 의사였다. 자본은 12층의 동지들을 굶길 뿐만 아니라 치료도 못 받게 하고 있다. 농성장에 약만 한보따리 놔두고 왔다. 의사 노릇 제대로 해보고 싶었는데...

 

나쁘다 진짜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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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29 23:35 2006/05/29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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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eeus 2006/05/30 03: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왕에 올릴 거믄 케이티엑스랑 엮어올려야겠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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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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