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7/12/10 13:55
Filed Under 손가락 수다방

 

들어가며

 

얼마 전 철도 노조가 파업 유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올해 안으로 단체협상과 신임 지도부의 선출을 마무리하고 사퇴하기로 결정을 하였다. 올해 철도노조의 파업은 어려운 과정을 거쳤다. 화물과의 공동투쟁을 결정하는 성과를 내었으나 결국 파업 일정이 결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중앙노동위원회의 직권중재가 결정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그리고 파업이 시작되기 전부터 모든 언론의 총공세가 시작되었다. 예의 ‘불법 파업’ 발언이 쏟아져 나왔고 철도 공사가 나서서 ‘시민 불편’을 선전하고 다녔으며, 심지어는 시민에 대한 설문조사까지 진행했고 물론(?), 교섭은 ‘교섭대상이 아니라’며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러한 혼란의 와중에 결국 파업은 유보되었다.

 

이번 파업의 핵심 요구안은 철도공사의 ‘1인 승무 강제 실시’에 대한 것이었다. 철도 공사는 신형전기기관차를 도입하면서 현재 기관사와 부기관사의 2인이 운전하고 있는 것을 기관사 단독으로 운전하는 1인 승무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가 있다. 이에 대해 철도 노사는 공동의 협의 기구를 만들었고 노사 공동으로 연구․조사를 하여 그 결과를 바탕으로 실행방안을 만들기로 했다. 그러나 정작 노동조합이 조사 보고서를 내자 설문 조사 결과 등을 인정 할 수 없다며 공동 보고서 작성을 거부하고 시범 운전을 강제로 시행하였다.

 

철도 노동자의 1인 승무 전환을 앞두고 효율성을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거나 철도 운영기술의 발달로 가능한 일이라는 주장도 있고 1인 승무가 승객과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주장도 있다. 1인 승무 무엇이 문제인 걸까?

 

철도공사의 1인 승무 도입의 현재

 

철도공사는 신형전기기관차 동력차에 대한 1인 승무를 실시하려하고 있다. 철도공사는 1인승무가 세계적 추세라는 미확인 정보와 KTX가 기존 일반선을 1인승무로 운행한다며 신형전기기관차에 대해 1인 승무를 당연시하는 논리를 현장에 유포하고 있다. 그러나 1인 승무를 실시했던 다른 선진자본주의 국가에서도 사고 발생 이후 1인 승무에 대한 규제가 대폭 강화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리고 KTX 1인 승무는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KTX 기장들은 자긍심 하나로 KTX 기장을 선택했지만 3년을 조금 넘게 운행한 현재,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KTX 기장들은 터널운행과 속도에 의한 압력 때문에 청력저하와 시력약화가 급속하게 나타나고 있고, 강한 고독과 심리적 스트레스, 1인 승무에 따른 높은 피로감 등으로 일반선 운행할 때 느끼지 못했던 여러 고통 속에 놓여 있는 상태다.

 

이로 인해 지하로만 운행되는 2기 지하철 기관사들 다수가 겪고 있는 공황장애 현상을 실감하게 되었다. 기다 많은 기장들은 심각한 고독감과 뭔가 불안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고 있으며 1년이 지난 시점에서의 건강검진 결과 일단 시력과 청력의 저하를 뚜렷이 확인할 수 있었다. 철도공사의 처방은 선글라스 지급뿐이었다. KTX 기장들은 선글라스와 MP3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KTX 기장들은 면허제가 도입되면서 건강이 약화되면 면허취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압박에 시달리게 되었고, 자신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오는 건강문제를 개인이 해결하려 하고 있다. KTX 기장들은 이구동성으로 1인 승무는 2인 승무보다 2-3배의 승무피로감을 느낀다고 호소한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서 당시 KTX 기장들은 1인 승무를 수용하면서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하였지만 철도청은 공무원의 신분이어서 불가하며 공사가 되면 단축할 것을 구두로 약속했지만 몇 년이 지난 현재까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1인 승무를 도입한 외국의 사례

 

전세계 어느 나라도 1인 승무만을 채택하고 있는 나라는 없다. 또한 2인 승무만을 채택하고 있는 나라도 많이 없다. 대부분의 (선진) 국가들에서는 1인 승무와 2인 승무가 함께 존재한다. 이러한 사실은 해당 국가의 철도 운영 수준과 같은 여러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국가별로 2인 승무가 더 많을 수도 혹은 1인 승무가 더 많을 수도 있음을 알려준다. 대체로 해당 국가의 열차의 성능이 우수할수록, 철도의 시설이 완벽할수록, 철도운영이 정교할수록 1인 승무의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그리고 1인 승무 도입은 철저하게 ‘안전성’에 기반하여 결정된다.

 

선진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철도의 안전성은 여전히 부족하다. 2000년 국제철도연맹(UIC)의 통계에 따르면 백만 Km 주행당 열차 사고 건수는 독일 0.05건, 일본 0.002건으로 조사되었는데, 우리나라는 2002년도 0.02건으로 독일에 비해서는 낮지만, 일본에 비해서는 10배나 많은 수준이다. 이 밖에 10억 주행 Km당 사망자 수는 한국은 12명, JR은 1.39명, 프랑스 0.2명, 독일 0.4명으로 집계되었다. 다시 말해 일본은 물론이려니와 독일이나 프랑스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철도인명 피해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최연혜, 2003: 7).

 

특히, 외국의 사례들은 1인 승무로 인한 사고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1996년 캐나다에서는 후방열차의 과속으로 인한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1인 승무를 하고 있던 열차의 기관사가 신호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해서 벌어진 사고였다. 이 사고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캐나다 교통안전 위원회는 1인 승무의 위험성을 경고하였고 이로 인해 현재 캐나다에서는 퀘백주를 제외하고는 1인 승무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 하나의 끔찍한 사고는 2003년 호주에서 발생하였다. 운전 중이던 기관사가 심근 경색으로 갑자기 사망하면서 열차가 탈선하여 6명의 승객이 사망한 큰 사고였다. 이런 사고는 발생한 급작스런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여 운전을 할 수 있는 부기관사가 같이 있었다면 방지될 수 있는 사고이다.

 

그리고 2001년 신호 오인으로 인한 열차의 추돌사고 발생 이후 미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1인승무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더욱 더 발전된 철도운영시스템인 ‘궁극적 열차 통제’(positive train control)을 도입하기 전까지는 1인승무로 열차운행을 하지 말 것을 명령했다. 즉, ‘실수를 저질러도 안전한’ (fail-safe) 열차 제어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상황에서, 1명의 승무원에 의해 여객열차가 운행될 경우, 운행의 위험성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것이다. 즉 사람이 어떤 실수를 저질러도 안전에 이상이 없을 정도가 아니라면, 1인 승무를 해서는 안 된다고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1인 승무 도입 가능성과 도입 후의 효과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와 근거도 없이 ‘외국이 다 하니까’ 1인 승무를 도입하겠다는 철도공사의 시도는 철도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안전’을 ‘비용 절감’과 맞바꾸려는 위험천만한 발상이다.

 

안전도 보장 못하는 1인 승무

 

노동조합에서 시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90%가 넘는 기관사들이 1인 승무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외국이 도입했다니까, 또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니까, 차종이 바뀌니까 가능하다는 대답은 10% 미만이었다. 찬성을 하는 경우도 철도 공사가 선전하는 내용을 받아들인 것이지 1인 승무를 할 수 있는 정도의 상황이 되어서는 아니라는 것이다.

1인 승무를 하게 될 경우 전도 주시(운전중 앞을 살피는 업무)를 할 수 있는 것이 지금의 70-79% 정도일 것이라는 대답이 32.69%로 745명이 대답하였으며 다음으로 559명이 60-69% 정도 가능할 것이라고 대답하였다. 또한 실제로 운행중 1년간 기관사의 신호 오인을 수정해준 경우도 76,8%에 달하였다. 한편, 신형 전기 기관차는 수송원의 수신호를 살피기 어려운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철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철도 울타리(대상 구간 중 47%가 완료)나 건널목의 입체화 (전국에 도로와 철도의 교차지점이 현재 1500개 정도 존재한다. 도로와 철로의 교차는 입체화 되어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율이 매우 낮은 수준이고 있다 하더라도 제 역할을 못 하는 경우도 많다. 철로를 가로 지를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철로의 곳곳에서 발생하며 이로 인한 사고의 위험 역시 높은 것이다.

 

기관사들에 현재 철도의 제반조건에 대해 1인 승무가 가능한 수준을 10점이라고 한 경우 각각의 조건에 대한 현재 수준을 평가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가능한 수준을 10점으로 했을 때 5점을 넘는 조건은 없었다. 철도 공사가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지만 여전히 기관사들이 보기에는 부족하고 신뢰를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1인 승무가 강행될 경우, 그동안 부기관사의 역할로 인정되었던 전도주시의 보조, 기관사의 졸음 방지, 신호오류 교정 등의 문제가 발생해 실제 사고발생의 위험이 증가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사고 발생시 대처 능력의 감소로 2차적인 사고의 발생이 우려된다. 실제 2004년도 대구에서 벌어진 사고는 기관사가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킨 상황에서 부기관사가 응급조치를 취하고 신속히 가까운 역까지 운행을 해, 보다 큰 사고발생을 예방했던 사례가 있어, 1인 승무가 강행될 시 우려되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보다 깊이 고려해 봐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노동자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1인 승무

 

설문조사 결과 1인승무가 강행되었을 때, 사상사고 처리에 대한 부담감, 고장사고 발생시 처리 부담감 등을 상당수의 기관사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불안요소

빈도

백분율

고용불안

1,490

64.9

노동강도 강화

1,860

81.0

사상 사고에 대한 부담감

2,171

94.6

고장 사고 발생 시 대처

2,092

91.1

정차역 통과

1,592

69.3

기타

116

5.1

 

실제로 최근 (부)기관사 229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1,256명(55.8%)이 사상사고(사람을 치어 다치거나 죽게 한 경험)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중 3회 이상 경험한 기관사도 45.9%나 되었다. 상당수의 기관사에서 운행 중 사상사고는 특별한 경우에 발생하는 것이 아닌 언제든지 발생 가능한 상황이고, 이러한 상황이 별반 호전되고 있지 않다는 점도 확인되었다. 1995년 이후 사상사고 경험한 사람의 수가 큰 변화 없이 100건 안팎으로 유지되고 있다.

 

절반 이상의 기관사가 사상사고를 경험하지만, 이중 이와 관련해 정신과 상담을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78명(3.1%)에 불과하였다. 사상사고에 대한 처리를 본인이 직접했다고 응답한 경우가 85.8%로 대다수가 직접 시신을 수습하는 등의 사고 후 처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후 휴가를 간 경우도 103례(3.73%)에 불과 했으며, 사고 후 96.9%에서 계속 운전을 했고, 정신적 충격을 가진 채 그날 일을 모두 마무리했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현재 기관사들이 사상사고를 경험하는 경우, 법적으로 피의자 신분에 놓여 조사를 받는 등의 문제는 아주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철도 사고의 특성상 대부분 불가항력적인 사고임에도 이를 경험한 기관사를 범죄인 취급하는 것은 제도적으로 기관사의 건강을 더욱 위협하는 요소로 판단된다.

 

최근 1인 승무를 하는 도시철도 기관사들의 정신 질환에 대한 보고서가 발표 되었다. 공황장애가 일반인의 7배,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4배, 우울증이 2배의 유병률을 보인다는 충격적인 결과였다. 이데 대해 연구진에서는 2인 승무를 도입해야 한다는 대안을 내어 놓았다.

 

2인 승무는 기관사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아무리 장비가 좋아지고, 신호체계가 개선된다고 하더라도 차량고장이나 사상사고 등의 이례적 상황에서 기관사 1인이 취할 수 있는 조치에는 한계가 따르고, 기관사의 심리적 부담을 증가시켜 보다 큰 건강상의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 이는 1인 승무를 도입하려고 하는 철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1인 승무의 전제 조건

 

기관사들도 1인 승무는 절대 안 된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1인 승무를 도입할 것인지, 2인 승무를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위해서는 합리적 기준이 제시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 기준은 하나일 수 없다. 동력차가 개선된 것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지금까지 1인 승무를 실시한다고 전제했을 때 해결되어야 할 문제점들에 대해 검토해 보았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적당한 노동조건이 보장되어야 한다.

1인 승무는 기관사들에게 엄청난 노동강도로 이어진다. 혼자 확인하고, 판단하고, 혼자 책임지는 일은 곧바로 노동강도 강화로 이어지고 또한 열차의 안전운행과 직결된다. 1인승무를 통한 노동강도 강화는 기관사들의 집중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예측할 수 없는 대형사고를 낳을 수 있다. 1인승무를 추진하려면 안전운행을 확보할 수 있는 최소한의 휴양시간의 확보와 노동시간의 단축이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사상사고 관련 법개정 및 사고처리 시스템이 개선되어야 한다.

현재 철도에서는 울타리 설치의 미비, 건널목 입체화의 미비 등으로 인해 수많은 사상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기관사들은 사상사고가 발생할 경우 사고처리를 실질적으로 담당하는 것은 물론 피의자 취급을 받고 있다. 심지어는 현장에서 연행이 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앞에서도 살펴봤듯이 이 문제에 대하여 거의 모든 기관사들이 엄청난 심리적인 부담과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고, 이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셋째, 안전을 위한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

신형전기기관차의 차량조건이 좋아졌다는 것은 기관사 누구나 인정한다. 하지만 기관차의 잦은 고장에 대해서 기관사의 조치한계와 책임 소재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없다. 1인 승무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차량고장조치 관련 매뉴얼 구축 및 차량고장 관련 책임한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

또한 현재의 신호보안시스템의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의 시스템은 오작동과 신호 오인의 가능성이 높으며 일일이 기관사들이 취급을 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즉 운행정보, 구간정보, 정차역 통과 방지등의 다양한 기능이 포함된 신호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사고의 예방을 위해 울타리 설치, 건널목 입체화, 여객이용이 많은 역에서의 스크린도어 설치 등이 필요하다.

 

맺음말

 

얼마 전 부산역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아찔하게 만들었던 사고가 발생했다. 바로 부산역으로 진입하던 KTX가 출발 준비 중이던 열차와 충돌하는 사고였다. 역 구내로 낮은 속도로 진입 중이었고 한 대는 출발 대기 중이어서 다행이었던 것이지 만약 속도가 조금만 빨랐더라도 그 사고는 엄청난 인재로 이어질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충돌 사고에 대한 책임을 물어 KTX 기관사와 역무 과장에게 사전구속영장이 청구 되었다. 경찰은 이들의 과실로 KTX 열차 두 대가 파손돼 100억 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났으며 출발 대기 중이던 110호 열차의 승객들이 대피하고 열차 10여대가 지연 출발하는 등 큰 피해로 이어졌다고 했다. 그리고 이 사고의 원인으로 기관사의 졸음운전과 역무 과장의 자리 비움을 꼽았다.

 

아무도, 기관사가 졸음운전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와 역무 과장이 자리를 비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사고열차의 기관사는 사고전날 오후 9시 41분에 출근해 8시간을 꼬박 일한 상태였고, 그것도 심야시간대(근로기준법 상 심야근로시간 22:00 ~ 06:00)에 무려 7시간을 홀로 일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기관사는 집중력이 극도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KTX의 기관사들은 1인 승무를 한다. ‘기장’이라는 특별한 호칭으로 철도 공사의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한 이들은 자긍심을 가지고 최첨단이라는 KTX에 오른다. 하지만 장시간의 1인 승무는 사람의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만약 기관사의 졸음을 쫓아 줄 수 있는 그리고 기관사가 졸음운전을 하더라도 보조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부기관사가 있었으면, 이 사고는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역무원들의 숫자가 그렇게 줄지 않아서 담당 역무원이 화장실을 간 사이라도 그 역할을 대신할 사람들이 충분이 있었다면 이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2인 승무를 1인 승무로 전환하고 역무원들의 역할을 기계에 넘기면서 인원을 줄인 철도의 구조조정이 그 사고의 핵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고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노동자들만을 처벌한다는 것은 부당한 일이다. 철도가 매우 안전하다고 하고, 철도 사고가 흔히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지만 내가 만약 사고를 당한다면 사고율 몇 %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내가 사고를 당한다면 그것은 100%이기 때문이다.

 

신호체계를 바꾸고 신형 기관차로 바꾸면 철도의 안전성을 유지한 채로 1인 승무를 할 수 있다고 철도공사는 주장한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 본 것처럼 신호체계를 바꾸고 기관차를 바꾸는 것만으로는 예상되는 사고를 막을 수 없다. 완전히 자동화가 되어 사람의 손이 필요 없는 수준이 되어야 1인 승무를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완전 자동화가 되어서 사람이 기계의 과실을 잡아내는 역할만을 하면 되는 수준이 되어야 1인 승무가 가능한 것 아닐까?

 

수익을 이유로 이미 1인 승무로 인한 사고가 일어나는 마당에 현재 2인 승무를 1인 승무로 줄이겠다는 철도공사의 계획은 사람들의 아니, 나의 목숨을 담보로 그들의 이윤을 올리겠다는 주장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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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10 13:55 2007/12/10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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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리우스 2007/12/10 19: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2월 중 날짜 잡히면 연락하세요... 될 수 있으면 주초로 잡으시고...

  2. 철마는달린다 2009/11/27 03: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나라 기관사 절대적 대부분 근무 중 가장 어려운걸 뽑으라면 야간시간대 근무 졸음과 사상사고가 1~2위 일 겁니다. 특히 사상사고 처음 나면 한 달 가량 정신 못 차리고 보냅니다. 왠 만한 강심장 아니면 한 달 이상 계속 그 상황이 뇌리에 스치고 지나가니까. 그래도 근무 나가고 멍 한 상태에서 열차 운전하고 합니다. 이건 경험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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