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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편이 아니라 근원적 치료가 종교역할“

[특집] 불기2561년 부처님오신날
박노자 교수 특별인터뷰
  • 불교포커스
  • 승인 2019.05.12 08:3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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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작년 촛불법회로 상징되는 한국불교의 큰 움직임이 있었다. 멀리 계셨지만 관심가지고 보셨을 것으로 본다. 떨어져서 본 한국불교 상황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하다.

한국불교는 다양하다. 쉽게 말하며 재가연대같은 사회비판적이고 개혁적인 고학력 재가자로 대표되는 근대 지향적 부분도 있는데 수적으로는 적은 것 같다.

제외하면 대체로 한국불교는 어디까지나 전통적인 신앙, 기복신앙에 의존하는 기업형태로 존재한다고 봐야할 것 같다. 

기복 의례라는 것이 과거 전통사회의 공동체적인 전통적 의례보다는 원자화된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각자도생 사회에서 지친 사람들에게 위안의 환상을 심어주는 의례에 가깝다.

전통사회에서의 기복은 공동체에 쓰일 수 있는 구조라고 볼 수 있지만.
일본불교를 장례식 불교라고 한다면 한국불교는 입시불교 일본은 장례불교 우리는 대입불교. 무엇이 더 나쁜지 잘 모르겠다.

Q.종교가 사회를 걱정하던 시대에서 사회가 종교를 걱정하는 시대로 변했다고 한다. 21세기에 종교 특히, 불교의 자리가 있나?

21세기 대한민국은 일면으로는 기술이 가장 발전한 나라다.사회적으로는 신자유주의형 자본주의다. 그것도 준 주변부식... 복지제도가 별로 없는 신자본주의 자유주의인데 중생의 고통이 갈수록 커지는 구조다.

옛날 고통이 기근 기아 질병이라면, 신자유주의 고통은 고독과 불안이다.불안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난다. 가족 해체되면서 혼자 불안한 노동 하면서 혼밥, 혼술 한다. 한국은 세계에서  자살율로 보면 상위를 차지한다.  과로 우울사회다. 우리가 받는 고통이 병고 기아같은 1차적 고통이 아니라, 2차적 고통이라고 하는 사회적 고통이다.

박노자朴露子는 ‘블라디미르 티호노프’라는 이름으로 러시아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났다. 영화 <춘향전>을 보고 한국과 인연을 맺은 그는 모스크바대학교에서 고대 한국의 가야사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2001년 ‘박노자’라는 이름으로 한국에 귀화했다. 현재는 노르웨이 오슬로대학에서 한국학 교수로 재직 중. 불교 사상에서 깊은 영감을 받은 대한민국의 대표적 진보 지식인이다.

신자유주의가 우리에게 주는 고통을 종교가 최소화하고 해소 극복하기위한 대안 제시해야 하는데...한국처럼 신자유주의로 엄청난 고통 받는 곳에선 그런 역할해야 하는데 한국종교 중 그런 역할하는 종교가 없다. 대체로 한국중교는 신자유주의로 심신이 파괴된 사람에게 쉽게 말하면 인민의 아편역할 한다. 일종의 환상적 위안을 판다.
  
문제는 아무리 모든 문제 근본이 당신에게 있다. 고통받는다고 생각말라. 참나를 찾아라. 문제는 당신이다. 마음 챙기면 된다. 아무리 주술 팔아도 사람들 고통 줄지 않는다.
 
판매 잘되는 요소도 있다. 예를 들어 혜민스님 같은 성공사례도 있다.문제는 주술판매가 성공했다고 해서 치료되느냐... 근원적 치료된 것 아니다.종교역할은 이미 피폐화되고 파괴된 개인에게는 진통제 파는 것이 아니고 병을 치료해야 한다.

Q.기존 제도권불교 넘어서려는 움직임 주장 있다. 제도권불교 기득권 승려문제 더 이상 지적 의미있나... 새로운 이 시대 불교 만들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쉽게 이야기하면 화장실 청소 ... 저는 집에서 가끔 한다. 화장실 청소는 냄새나고 힘든 노동이다. 하긴 해야 하는데... 진짜 힘들다. 하기 싫다.

양방향 다 필요한 것 같다. 한편에서는 제도권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한 개인 잘못 집중보다는 이 집단이 왜 기생적 집단인지 왜 구시대적이고 도움이 안 되는지 파악해야 한다.

또한 우리에게 맞는 불교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해야 한다.불교가 꼭 사찰이 있어야 하고 불상이 있어야 하나. 우리 마음에 있다.석가모니가 밝힌 우주적 법칙 이해하고 석가모니불이 제시한 수행법 따르고 해탈하는 것이 불교다.
사찰이, 스님이 불교인가?
불법승 하는데 승다운 승이 있나?  제외해야 한다.
불과 법에 의존하면 된다.

Q.재가자들의 움직임 긍정적이라고 보는 것 같다.
 희망이 있다면 거기에 있다. 제도화된 부패, 도려내기 어렵다. 대부분 부패니까. 포기하고 불교다운 불교를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한다.

Q. 그래도 화장실 청소 안하면 냄새 나지 않는가
해도 냄새 맡아야 한다. 그러니까...  그다지 즐거운 일이 아니다. 한국사회 기득권층의 부패는 어디나 똑같다. 김학의나 방씨 일가니... 인간의 욕망이 다르겠는가

Q. 종교집단이라 다를 것 없다는 뜻인가.
다른 이웃 종교봐도 크게 모양이 다르지 않다
 
Q.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고통받는 분들에게 아편이 아니라 치료역할이 종교역할이어야 한다는 말씀이다. 우리 사회 속에서 종교역할 다시 말해준다면?
 
자꾸 종교인들이 혜민스님도 그렇고 모든 문제를 개인으로 돌린다. 개인이 뭘 할 수 있나... 아무리 참나를 찾고, 아무리 인욕바라밀을 행하고,아무리 마음속의 불안을 마음챙김 방식으로 조명하고 한다 해도,비정규직 시달리고,6개월 계약에 시달리고,상사의 성희롱에 시달리면 그게 그거죠.

상사 성희롱을 마음챙김으로 대응해도 부족하다.

이런 문제는 개인이 아니라 여럿의 연대로 해결해야 한다. 종교역할이 연대의 이론적 뒷받침을 만들고 조직하고 그리고 우리가 비폭력과 사랑으로 그런 문제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것이 종교의 역할이다. 개인 마음챙김으로 될 문제도 있으나 안 될 문제가 있다.

Q. 21세기 종교 제 역할 못한다는 것이지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니라는 말씀같다.

불교가 뭐냐...사찰이 불교인가? 건물일 뿐이다. 매매도 가능한... 소득원천일 뿐이다. 불상도 물건일 뿐이다. 옛날 선불교 화두중에 그런 것 있다. 어떤 스님이 불상에 침뱉자 “감히...”라는 질문에 “나도 부처다”라고 했다.

불상과 사찰이 불교 아니다.
불교는 결국 석가모니불이 밝힌 연기법 사성제 팔정도가 불교다.결국 우리 마음 안에 있다.
 
Q. 불자와 불교포커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해달라.

만해스님의 조선불교유신론을 영역했다.만해스님이 당시 중시했던 종교인이 마르틴 루터였다. 부패하고 면죄부 판매로 기업처럼 소득 올렸던 카톨릭 교회에 일침을 가하고 결국 그것을 버리고 새로운 교회 만든 사람이다. 당시 부패무능을 본 만해로서는 루터가 롤 모델이었다.

지금 만해스님 마인드를 생각해 볼 필요있다.
우리도 그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만해나 루터처럼 아무리 어렵더라도 기존 시대 뒤떨어지고, 전혀 도움되지 않는 종교세력과 결별하고 종교근본원리에 입각해 새로운 사회에 도움되고 각자 중생들에게 도움 되고 세상에 도움되는 그런 종교로 갔으면 좋겠다.

  남의 고통이라는것이 없다. 이 세상은 사회는 고통으로 가득차 있는데 모든게 나의 것이다. 남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불교의 가장 귀중한 부분이 남이 없다는 것이다. 부처님의 가장 귀중한 가르침이다. 그것만 알고 살아간다면 이 지옥속에서도 분명히 꽃이 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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