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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무성 12월14일 'NLL 발언' 전문

박근혜 유세 자리에서 7분간 '정상회담 대화록' 그대로 낭독

선명수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06-26 오후 6:11:52

 

 

새누리당이 지난해 대선 전 이미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불법 입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당시 박근혜 후보 대선 캠프의 핵심 요직을 맡았던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 지난해 12월14일 부산지역 유세에서 정상회담 대화록을 7분에 걸쳐 읽는 등 대화록을 공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부산 유세는 박근혜 후보도 참석하는 자리였다.

논란은 김 의원이 26일 오전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지난 대선 때 이미 내가 대화록을 입수해 다 읽어봤다. 몇 페이지 읽다가 손이 떨려서 다 못 읽었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촉발됐다.

회의 참가자들의 전언으로 김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김 의원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대선 당시 정문헌 의원이 남북정상회담 대화 내용에 관한 문제를 제기해 본인이 정 의원에게 구두로 어떻게 된 사안이냐 물었고, 정 의원은 구두로 설명해줬다"며 "여기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이후 민주평통 행사 등에서 NLL 문제와 관련해 발언하신 내용을 종합해서 만든 문건이 있었다. 이 문건을 갖고 부산 유세 당시 연설에 활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의원의 해명에 따르면, 당시 국정원이 소장하고 있던 2급 기밀 문건을 본 것은 아니란 얘기다.

그러나 지난해 12월14일 김 의원의 부산 유세 발언을 보면 김 의원의 이 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의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던 김 의원은 부산 진구 서면거리에서 열린 합동유세 현장에서 "전 국민이 최고의 관심을 갖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에게 가서 한 굴욕적인 발언에 대해 제가 오늘 대한민국 대표로 이 자리에서 공개하겠다"며 한 문서를 꺼내들고 7분간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했던 발언을 읽어내려갔다.
 

▲ 지난해 12월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의 부산지역 합동연설회에 찬조연설자로 나선 김무성 의원.(오른쪽) ⓒ연합뉴스

 


당시 현장을 취재한 <프레시안> 기자가 녹음한 육성 파일에 따르면, 박근혜 후보에 앞서 연사로 나선 김 의원은 민주당의 이른바 '국정원 여직원 감금' 사건을 맹비난하며 문재인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문 후보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던 김 의원은 유세 중 문건을 꺼내든 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만나지 않겠다고 하는 김정일을 억지로 애걸복걸해서 만나서 하는 말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는 도저히 해서는 안 될 말을 했다는 것이 알려져 그 내용이 무엇인지 전 국민이 궁금해 하고 있다. 국민 여러분, 우리가 이 내용을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문건을 읽어내려갔다.

당시 김 의원이 읽은 문건은 "NLL 문제는 국제법적인 근거도 없고 논리적 근거도 분명치 않다", "나는 지난 5년 내내 북핵 문제를 둘러싼 북측의 6자 회담에서의 입장을 가지고 미국하고 싸워 왔고, 국제 무대에서 북측 입장을 변호해 왔습니다"는 등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했던 발언이 원문 그대로 담겨 있었다.

김 의원은 문건을 모두 읽은 뒤 "여러분 잘 들으셨나. 지금 제가 말씀드리는 기가 막힌 내용은 대한민국의 대통령 노무현이가 북한의 김정일에게 가서 한 말이다"라며 "기가 막히지 않나. 제가 여러분 앞에 이 내용을 낭독한 것은 너무나 북받쳐서 제대로 읽지 못했다"고도 했다.

또 "이 때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이 바로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이라며 "문재인이가, 노무현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런 사람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어서야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심지어 김 의원은 "부산시민 여러분께서 10년 전에 무려 30%의 지지율로 노무현 대통령을 만들어주지 않았나. 부끄럽지 않느냐"라고 따져 물으며 "이번 선거에서 노무현과 똑같은 문재인에게 30%의 표를 주겠느냐"고도 했다. 당시 김 의원은 이런 발언을 하면서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결국 "원문을 보지 않았다"는 김 의원의 주장과 달리, 이날 유세 현장에서 공개한 내용만으로도 김 의원이 국정원이 소장하고 있던 정상회담 발췌록 내지 원문을 확보했을 정황이 높은 셈이다. 앞서 민주당 박범계 의원도 새누리당이 지난해 대선 전부터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입수, 집권 후 이를 공개키로 하는 시나리오를 갖고 있었다며 당시 박근혜 캠프의 종합상황실장을 지낸 권영세 주중대사의 발언 녹취록을 공개한 바 있다.

다음은 김 의원의 찬조연설 중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관련 내용의 전문이다.

[김무성 박근혜 캠프 총괄선대본부장 'NLL' 관련 발언 전문]
2012년 12월 14일, 부산진구 서면거리

국민 여러분, 다음에 제가 드리는 말씀은 전 국민이 현재 최고의 관심을 갖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에게 가서 한 굴욕적 발언에 대해서 제가 오늘 대한민국 대표로 이 자리에서 공개하겠습니다. 여러분 환호하지 마시고, 이 말 한 마디 한 마디 잘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대통령이란 자리가 얼마나 막중한 자리입니까. 국가의 국민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서 균형 감각을 가지고 매일 매일 외롭고 고독한 결단을 내려야 하는 자리가 바로 대통령이란 자립니다. 그 중에서도 전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호전적인 도발을 일삼는 북한이란 존재가 있기 때문에 대통령의 국방에 대한 인식이 제일 중요한 일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만나지 않겠다고 하는 김정일을 억지로 애걸복걸해서 만나서 하는 말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는 도저히 해서는 안 될 말을 했다는 것이 알려져서 그 내용이 무엇인지 전 국민이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NLL과 관련해서 어떠한 발언을 했는지 너무나 중요해서 국정원장에게 이미 공개를 요구했으나 국정원은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저께 제가 기자회견을 해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요구했습니다. 대통령은 국정원장에게 지시해서 어제께 중으로 그 내용을 국민 앞에 공개하라고 요구했는데 이마저도 묵살당했습니다. 어제께 오후부터 오늘 새벽까지 국회의 정보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최초로 제기했던 새누리당의 정문헌 의원이 국정원장에게 그 대화록에 대해서 낭독하면서 사실 여부를 물었는데 국정원장은 NCND,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습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가 이 내용을 알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여러분!

지금 이 시간 새누리당 중앙당사에서 정문헌 의원이 이 내용을 가지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 내용을 여러분에게 보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끝까지 조용하게 경청해주시길 바랍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일에게 한 말입니다.

(이하 문건 낭독)

"그동안 외국 정상들의 북측에 대한 얘기가 나왔을 때 나는 북측의 대변인 또는 변호인 노릇을 했고 때로는 얼굴을 붉혔던 일도 있습니다.

남측에서도 군부가 뭘 자꾸 안하려고 해서 이번에 군부가 개편되어서 사고방식이 달라지고 평화협력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NLL 문제는 국제법적인 근거도 없고 논리적 근거도 분명치 않습니다. 남측에서는 이것을 영토로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헌법 문제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는데 헌법 문제 절대로 아닙니다.

얼마든지 내가 맞서 나갈 수 있습니다. 나는 지난 5년 내내 북핵 문제를 둘러싼 북측의 6자 회담에서의 입장을 가지고 미국하고 싸워 왔고, 국제 무대에서 북측 입장을 변호해 왔습니다.

남측에서 이번에 가서 핵 문제를 확실하게 이야기하고 오라는 주문이 많았지요. 그런데 그것은 제대로 가서 판을 깨고 오라는 얘기가 아니겠습니까.

분명히 얘기하는데, 방코델타아시아 BDA 문제는 미국의 실책인데, 북측을 보고 손가락질을 하고 북측보고 풀어라 하는데, 이런 거 부당하다는 거 다 알고 있습니다.

제일 큰 문제는 미국입니다. 나도 역사적으로 제국주의가 사실 세계인들에게 반성도 하지 않았고 오늘날도 패권적 야망을 절실히 드러내고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작전계획 5029라는 것은 미군 측이 만들어서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는데 우리는 못한다고 해서 없애버렸습니다.

이종석에게 요구했는데, 미국 제끼고 우리가 경수로 짓자고 얘기했습니다. 보고서 쓰도록 했습니다. 경수로 꼭 지어야 합니다."


여러분, 잘 들으셨습니까? 여러분, 지금 제가 말씀드리는 기가 막힌 내용을 대한민국의 대통령 노무현이가 북한의 김정일에게 가서 한 말입니다! 여러분 기가 막히지 않습니까 여러분! 제가 여러분 앞에 이 내용을 낭독한 것은 너무나 북받쳐서 제대로 읽지 못했습니다. 여러분, 대한민국이 이렇게 돼서야 되겠습니까!

이 때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이 바로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이었습니다. 문재인이가, 노무현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런 사람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어서야 되겠습니까 여러분!

부산시민 여러분, 여러분께서는 10년 전에 무려 30%의 지지율로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주지 않았습니까! 여러분 부끄럽지 않습니까! 이번 선거에서 노무현과 똑같은 문재인에게 30%의 표를 주겠습니까 여러분!

이건 막아야 합니다.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서 친북좌파 세력이 이 나라의 정권을 잡는 것을 목숨을 걸고 막아야 합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 현장 녹음파일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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