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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말리는 연장전 끝에 되살아난 오뚝이…이재명표 정치 날개달다

등록 :2020-07-16 16:21수정 :2020-07-17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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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요하게 괴롭힌 모든 혐의서 벗어나
16일 경기도청 신관에 출근 중인 이재명 경기지사. 경기도 제공
16일 경기도청 신관에 출근 중인 이재명 경기지사. 경기도 제공

피말리는 연장전 끝에 이번에도 되살아난 오뚝이 정치인.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친형 강제 입원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벌금 300만원의 당선 무효형을 받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 취지의 파기 환송 결정을 내리면서 이 지사는 자신을 집요하게 괴롭혔던 4가지 모든 혐의에서 벗어났다. 다시 한번 정치인으로 기사회생에 성공하면서 코로나19 대응으로 높아진 인지도와 지지도를 기반으로 대선가도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 지사는 지방선거 이후인 2018년 12월 ‘친형 강제 입원’과 관련한 허위사실공표 외에도 성남시 분당 대장동 개발 관련 업적을 과장하고, 2002년 검사를 사칭했던 전력을 부인했다는 공직선거법(허위사실유포) 위반 등 4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친형 강제 입원과 관련한 허위 사실 외에 나머지 3가지 혐의에 대해서는 1,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재선 성남시장에서 경기도지사로 당선되면서 시작된 재판과 곧이어 터진 여배우 스캔들, 조폭 연루 의혹 등을 한꺼번에 받았던 지난 2년은, 이 지사의 말처럼 “질풍노도와 같은 시기”였다. 특히 여배우 스캔들은 대형 악재였다. 이 지사는 사건을 조사중인 경찰에 신체 감정을 요구한 뒤 거부되자, 자신이 직접 아주대 병원으로 이동, 의료 전문가와 언론이 참관한 현장에서 자신의 결백을 입증해내기도 했다.

숱한 고비를 넘겨온 이 지사지만 항소심 재판 이후 대법원 선고가 지연되면서는 “단두대에 올라간 심정”이라며 극도의 긴장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대법원이 항소심 판결을 확정할 경우, 지사직 상실은 물론 여권 잠룡에서 추락하며 정치적 앞날이 불투명해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법원이 이 지사의 손을 들어주면서 수사·재판에 시달려왔던 이재명표 경기도정이 활력을 얻는 동시에 차기 유력 대권 주자로 날개를 달게 됐다.

피말리는 송사 외에도 그의 삶엔 고난을 딛고 일어선 장면이 여럿이다. 경북 안동 출신의 이 지사는 가정의 어려운 형편 때문에 중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성남 상대원공단에서 5년간 공장 노동자 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 시절 산재로 장애인 6급 판정을 받았던 이 지사는 고입·대입 검정고시를 거쳐 중앙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사법고시에 합격,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당시 생활을 담은 책 <나의 소년공 다이어리>에서 그는 “고통스럽고 혼란한 미래에 두려움을 겪고 있는 이 땅의 모든 리틀 이재명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되고 싶다”고 적었다.

이후 시민운동가로 성남시립의료원 건립에 나섰으나 현실의 벽에 부닥치면서 정치의 길로 나선 이 지사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성남시에서 재선 시장을 지냈다. 당시 성남시 모라토리엄 선언과 극복, 성남시 청년수당 등 3대 무상복지를 통해 점차 ‘변방 사또’에서 ‘스타 시장’으로 전국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이 지사는 2017년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서 당시 문재인, 안희정 후보에 이어 3위에 그치면서 최종 후보가 되지 못했다.

다음해인 2018년 지방선거에서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를 24%의 큰 표 차이로 누르고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이 지사는 ‘억강부약’을 기조로 공정과 평화의 가치가 담긴 자신의 정책을 쏟아냈다. 경기도 청년수당의 지급과 경기도 내 하천 불법 시설물 일제 철거 등의 강력하고 신속한 정책 등이 그 예들이다. 특히 자타 공인 국내의 대표적인 ‘기본소득론자’인 그는,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명실상부한 대선주자급 정치인으로 체급을 늘렸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재난지원금 지급을 한 것은 물론, 집단 감염의 진앙지로 거론된 신천지 고발과 현장 점검 등의 강력하고 선제적 대처, 남북 간 대치 국면 속에서 대북 전단 살포 강력 대응 등을 통해 대중의 신뢰와 지지를 받아왔다.

이는 이 지사에 대한 지지도 상승으로 귀결됐다. 취임 직후 각종 의혹 등 악재에 시달리며 시도지사 직무수행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29.2%로 전국 17개 시도 단체장 중 꼴찌로 시작했던 그는, 지난달 조사에서는 71.2%로 1위에 오르는 등 드라마 같은 지지율 변화를 끌어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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