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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를 통해 미국식 민주주의의 종말

 
이흥노 재미동포 | 기사입력 2020/08/0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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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새해는 코로나19로 서막을 장식했다. 희대의 코로나 대재앙은 나라가 크건 작건, 잘살건 못살건 간에 예외 없이 그리고 처절하게 쑥대밭을 만들어 놓았다. 하늘의 뜻인지, 삼신할매 탓인지 알 길은 없으나 유독 선진국일수록 더 지독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런데 서방 선진국의 코로나는 감세 추이를 보이는 데 반해, 미국은 되레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감염자는 4백 40만, 사망자는 15만에 육박하고 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미국 혼자 재앙을 다 뒤집어쓰고 있다는 말이 나돈다. 통제 불능 미국의 코로나는 트럼프의 무능 탓이라며 가혹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심지어는 트럼프가 사라지면 코로나도 같이 없어질 것이라는 농담까지 한다.

 

코로나 19는 무고한 사람의 목숨만 앗아가는 게 아니라 경제를 절단내 기아에서 신음하게 만들고 있다. 코로나로 만신창이 된 트럼프를 느닷없이 인종폭동이 덮쳤다. 트럼프는 취임 이래 단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었다. 오죽했으면 ‘난파선에 매달린 신세’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지난달 인종차별 반대 시위는 백인경찰에 의해 한 흑인 청년의 목이 조여 살해된 잔인한 사건이다. 이를 계기로 모든 인종이 참여한 전국적 규모의 시위로 번졌다. 시위가 가열되면서 도시마다 방화 절도가 빈번, 급기야 통제 불능이 됐다. 경찰병력은 역부족이라 방위군, 심지어 특수부대까지 동원됐다.

 

이번 폭동을 단순히 인종차별로만 보면 수박 겉핥기라 하겠다. 겉만 보고 내부를 들여다보지 못한 오진이다. 시민들의 쌓이고 쌓인 온갖 불평, 불만 등이 이번 시위를 계기로 일시에 폭발한 것이다. 세기에 걸친 인종갈등, 사회계층 간 불평등, 부의 편중, 그리고 무엇보다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는 실망감 좌절감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진 것이라고 봐야 맞을 것 같다. 이미 40여 년 전, 1992년 인종갈등 문제가 폭동으로 확대된 사례가 있다. 당시 애꿎은 우리 동포들이 가장 큰 피해자였다. 많은 사업체가 불타고 재산을 잃었다. 이 LA폭동은 미국식 민주주의가 병들어 사양길에 들어섰음을 알리는 징표다.

 

그로부터 13년 후, 2005년 루이지아나 카트리나 대수해 재앙으로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재민이 살려달라고 아우성치는 소리를 외면하고 경찰들이 귀대를 거부하고 고급차량을 훔쳐 달아나는 요지경이 벌어졌다. 이건 미국식 자본주의가 수명을 다하고 소멸하기 직전이라는 걸 알리는 신호다. 그때로부터 20년이 지난 오늘, 코로나19는 미국식민 주주의의 종말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나라에 닥친 재앙이나 위기 대응에 시민들이 자발적 집단적으로 참여하느냐가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는 가를 판가름 하는 척도가 된다고 볼 수 있다. 트럼프가 미국식 민주주의의 종말을 재촉하고 있다는 말이 맞다.

 

트럼프의 재선은 물 건너갔다는 각종 여론조사 보도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지금 워싱턴과 서울에서는 ‘10월 서프라이즈’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북에 일부 양보를 하고 북미 대화를 모색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돈다. 그게 헛소문일 가능성이 짙다는 걸 8월 중순 실시될 한미합동훈련이 말해준다. 이것은 남북, 북미 관계를 완전히 거덜 내고 전쟁 위기를 조성하겠다는 걸로 해석된다. 북의 도발을 유인해 이를 빌미로 전쟁 분위기를 조성, 힘을 과시함으로써 대선 여론을 유리하게 전개하겠다는 대선 전략일 수 있다.

 

바꿔 말하면 ‘현상 유지’ 대선 전략에서 ‘전쟁 위기’ 대선 전략으로 바뀐다는 뜻이다. 이미 중국을 전 방위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북중을 싸잡아 ‘공산주의 세력에 힘을 보여주겠다’며 힘자랑을 할 모양이다. 북중에 무력시위를 가해서 선거 열세를 만회하려는 선거 전략은 득보다 실이 더 클 것이다. 예상되는 중국 대응은 논외로 하고, 북이 워싱턴을 사정권에 둔 새 첨단무기를 터뜨리던지, 쏘던지 전격 공개하면 어떻게 될까? 트럼프의 대선 꿈은 개꿈이 될 거고 미국은 기절초풍할 게 아닌가. 김정은 위원장은 친분 관계와는 별도로 트럼프에게 기대를 접은 지 오래된 게 확실해 보인다.

 

이번에 실시될 한미합동훈련은 과거와 판이하게 다른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북한은 트럼프를 제치고 차기 정권을 상대로 한 대응책을 내놓을 것이다. 국제정세나 남북 관계를 고려해 절대로 한미연합훈련을 강행해선 안 된다는 게 일반적 상식이다. 전 세계 코로나 감염자가 1,800만이 넘는다. 경제 파탄으로 기아가 심각한 문제이다. 한미훈련은 막대한 돈과 코로나 전파를 용인하는 것으로 지구촌 대재앙을 정면으로 걷어차는 짓이다. 아니, 남북 관계를 거덜 내면서 까지 트럼프의 대선 전략에 올라타야 하나? 남북 관계가 꼬이면 문 정권이 순탄치 못할 것이고 22년 대선 전망도 어두워진다.  

 

우리가, 우리 민족이 평화 번영을 누리며 멋지게 살아갈 수 있는데, 어째서 여태 못할까? 방도(처방)가 있고 힘도 있다. ‘자주성’ 결여라는 단 하나가 문제다. 허수아비에 불과한 ‘한미동맹’을 부여잡고 미군 철수 소리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키고 까무러치는 모습은 국회뿐 아니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미군 철수를 감수하고라도 미군주둔비 5배는커녕 한 푼도 못 내겠다고 배짱을 내밀어야 나라 구실을 하는 거다. 개인이나 나라도 아부나 하면서 눈치나 보면 사람대접, 나라 대접을 받지 못하는 법이다. 풍전등화 처지에 놓인 트럼프와 우리의 이익, 민족의 이익을 따지고 챙겨야 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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