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의 원인과 본질

러시아 철군 요구는 기회주의적 발상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싸고 미국을 필두로 한 서방언론의 ‘러시아 악마화’ 공세가 도를 넘었다.

더구나 민주노총마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중단하고 즉각 철군하라!’는 성명을 버젓이 게재하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보수언론의 왜곡 보도를 바로잡아도 시원치 않을 판에 민주노총이 보여준 이런 양비론적 시각은 기회주의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러시아가 마치 무고한 우크라이나 양민을 학살하는 것’처럼 언론이 호도한다고 해서, 왜곡 보도에 편승해 러시아에 철군을 요구한 것은 미국의 제국주의적 본성을 가리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민주노총 내에 아무리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고 해도 노동계급의 원칙적 입장을 저버려서야 될 말인가.

양비론과 같은 기회주의적 속성은 개량주의로 흘러 결국 투항 변절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바로잡아야 뒤탈이 없다. 그래서 민주노총 성명에 드러난 양비론의 부당성과 우크라이나 사태의 본질에 대해 알아본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2014년 돈바스전쟁의 연장

우크라이나 사태의 본질을 알기에 앞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 달여 전 러시아의 침공으로 발발했다는 인식부터 바로잡는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2014년 이미 발발했다.

우크라이나 서부지역에 세력을 확장한 친서방 성향의 야당이 2013년 11월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추방하고 친미정권을 수립하는 일명 ‘유로마이단’(또는 마이단 쿠데타) 사태를 일으킨다. 이에 2014년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병합한다.

동시에 돈바스 지역 도네츠크 주와 루간스크 주는 투표를 통해 도네츠크공화국(89% 찬성)과 루간스크공화국(96% 찬성)으로 각각 우크라이나에서 분리·독립한다.

폭력시위로 수도 키예프를 장악한 우크라이나 임시정부는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에 대한 공격을 개시한다. 이 전쟁이 바로 지금까지 계속되는 돈바스 전쟁이다.

민주노총이 성명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한 달이 넘도록 지속 되고 있다”고 했지만, 전제부터 이미 틀렸다.

나토의 동진과 ‘네오 나치’의 학살 만행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군사작전을 개시한 이유는 미국이 러시아와의 합의를 깨고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진을 강행하고, ‘네오(신) 나치’ 세력의 집단학살을 방조했기 때문이다.

소련을 해체할 당시 미국은 나토가 동유럽으로 동진하지 않겠다고 합의했다. 그러나 1993년부터 구동독 지역에 나토군이 주둔했고, 1999년 헝가리, 폴란드, 체코를, 2004년에는 발트 3국과 루마니아, 이후 알바니아, 크로아티아 등에까지 진출해 나토 동맹은 30개국으로 늘어났다.

나토의 동진은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우크라이나까지 진격을 시도했다.

우크라이나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러시아 침공 때마다 꼭 거쳐 간 전략적 요충지다. 만일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고 미국의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영토에 배치되면, 이 미사일들이 모스크바까지 도달하는 데는 5분이면 충분하기 때문에 러시아가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지역이다.

사실 여기까지였다면 세계 최강 미국의 군사적 지원을 받는 젤렌스키 정부에 러시아가 군사작전까지 전개하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러시아군이 움직인 직접적인 이유는 돈바스 지역(도네츠크‧루간스크공화국)에 잠입한 신나치 세력인 마이단 갱단이 이곳 주민에 대한 학살을 자행했기 때문이다.

마이단 갱단은 돈바스전쟁 기간 약 1만4천 명을 집단학살했고, 젤렌스키 정부 들어 나토 가입을 본격화하면서 학살은 더욱 악랄해졌다.

러시아의 군사작전은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인민공화국에 가해진 신나치 세력의 학살 만행을 막기 위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만약 민주노총의 주장대로 러시아가 철군하면 돈바스 지역에 대한 학살만행은 재현된다. 이 때문에 러시아 철군 주장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에 맞서 싸운 연합군 소련에 더 이상 전쟁하지 말고 철군하라는 것과 같은 주장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드러난 신냉전의 본질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드러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미국이 70년 전 세계 패권전략으로 사용한 냉전을 다시 불러들였다는 점이다.

과거 냉전이 소련 사회주의의 팽창을 막기 위한 반공 전선, 빨갱이 공세였다면 오늘날 신냉전은 중국과 러시아의 포위 고립에 동참을 강요하는 일방적인 편 가르기식 대결 전선의 성격을 띤다.

미국은 중국을 악마화하기 위해 홍콩 사태, 위구르자치구 문제, 대만 문제 등을 일으키고, 나토 동진을 강행해 돈바스 전쟁에 불을 질러 러시아를 자극했다.

미국은 신냉전 국제질서 수립을 위해 2차 세계대전 전범인 일본 군국주의자들과 군사동맹을 체결해 중국을 포위하고, 나치 잔당들을 부추겨 러시아 고립에 열을 올린다.

과거 냉전의 회오리에 분단을 강요당했던 한반도는 오늘날 미국의 신냉전 질서 속에 깊숙이 빠져들어 대중국 포위를 위한 한미일 군사동맹을 강요받고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다. 기회주의를 버리고 나면 신냉전 질서를 획책하는 미국의 음모가 보일 터. 지금 민주노총은 양비론에 빠져 있을 때가 아니고, 패권 유지를 위해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는 미국에 맞서 거대한 투쟁을 준비할 때가 아닐까.



출처 : 현장언론 민플러스(http://www.minplu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