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장관은 6일 오전 퇴임을 앞둔 고별 기자갇담회에서 '한반도에 조성된 평화의 위기'를 반드시 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인영 통일부장관은 6일 오전 퇴임을 앞둔 고별 기자갇담회에서 '한반도에 조성된 평화의 위기'를 반드시 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오는 5월 8일 자정을 기해 임기를 마치고 국회로 돌아가는 이인영 통일부장관은 '아쉬움'이라는 단어로 최근 심경을 드러냈다.

2020년 7월 27일 부임했으니 장관 임기는 1년 9개월에서 열흘 남짓인 셈인데, 그 자신의 표현대로 '승부도 내지 못한 마무리 투수'로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하는 안타까움이 말마디에 진하게 묻어 있다.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이 장관과 출입기자단의 간담회. 

이 장관은 "돌아보면 저는 빛나는 주자도 아니었고, 박수를 받을만한 역전극을 펼쳐보지도 못했다"고 했다.

아쉬움은 성과를 만들지 못했을 때 생기지 않던가.

이 장관이 부임 초부터 그렇게도 역설했던 '작은교역'은 결국 '물 한모금, 술 한방울'도 들여오지 못한 채 끝이났다. 당연히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중재자론을 앞세운 문재인 정부가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의 빠른 진척보다는 북미관계 개선에 우선 집중하는 속도조절론에 빠져 금강산·개성공단 재개를 비롯한 남북관계 현안을 미룬 것이 착오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2018년 평화정세가 고양되는 가운데 남북관계를 또 다른 수준으로 진전시킬 수 있는 일들을 유보했다는 비판이다.

하노이 북미 2차정상회담까지 이어진 당시 상황에서는 설득력있는 방향으로 수용된 측면도 있지만,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격화된 남북관계를 생각하면 반성적 평가는 불가피하다.

새 정부는 어떻게 해야 할까?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가장 아쉬운 점은 교역 성과를 많이 확대하지 못한 것"이라며, "남북간 극단적 불신이 문제였다면 제3국을 통해서라도 열었어야 했다"고 했다.

특히 "새 정부는 정치군사적 상황과 별개로 어떤 상황에서도 인도주의 협력은 한다는 선언을 아주 분명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강산관광은 제재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주제이고 국제사회와도 공감할 수 있는 영역인 만큼 새 정부는 관광재개를 선언하고 실제로 관광을 추진하는 것을 시작으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 새 정부는 대결적 정책기조를 펼칠 것이라는 예상에서 벗어나 초기에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평화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남북관계 국민여론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보수정부의 장점을 살려 역발상으로 접근한다면 현재의 긴장과 고조되는 위기를 해결하는 길이 열릴 수 있다는 것.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남과 북이 최소한 서로를 화해와 협력의 상대로 인정하고 손을 맞잡고 가야한다는 공감대이다. 한번 잡은 손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각오가 더해지면 더욱 훌륭하고.  

이 장관은 부임 한달 전인 6월 16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되고 코로나는 확산 일로에 접어들고 있던 상황에서 "정치적 실익을 따지기보다는 '한반도에 조성된 평화의 위기'를 누군가는 해결하기 위해 나서야 하는 절박함이 컸다"고 회고했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남북관계로 인한 아쉬움은 남지만 "시대적 소명에 부응하고 역사가 저에게 맡긴 몫을 정성껏 해나간다"는 생각으로 남은 임기동안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