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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은 이제 G7이 아니다‥브릭스에 역전

  • 장창준 객원기자
  •  
  •  승인 2023.06.0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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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은 세계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 이들은 해마다 정상회의 및 주요 각료회의를 개최하며 경제 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 세계 주요 현안을 논의한다. 많은 사람은 G7 회의에서 논의되거나 결정된 사안을 마치 국제 규범인 양 받아들인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니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처음으로 G8 정상회의(당시엔 러시아가 포함된 G8이었다)에 참석했고, 2021년엔 문재인 대통령이 그리고 올해 5월엔 윤석열 대통령이 G7 정상회의에 초청받았다. G7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역대 정부는 “국격 상승”, “세계 리더국 도약” 등의 평가를 하였다.

G7 국가들, 자격 요건에서 이탈 중

G7 국가들이 해마다 정상회의와 각종 각료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그들이 스스로를 가장 잘사는 나라,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나라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G7은 가장 잘사는 나라도 아니고, 세계 경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나라도 아니다. 더 이상 G7은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나라들의 모임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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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의 자격 요건 중 하나는 1인당 국민소득이다. G7이 만들어지던 당시 이들 7개 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이 가장 높은 7개 나라였다. 지금은 어떨까?

IMF 통계에 따르면 1인당 국민소득 1위 국가는 룩셈부르크이다. 2위는 아일랜드, 3위는 싱가포르 순이다. G7 국가 중 10권에 있는 나라는 미국이 유일하다. 미국은 8만 달러로 7위에 위치한다. 캐나다는 18위, 독일은 19위, 영국은 26위, 프랑스는 23위, 이탈리아는 26위, 일본은 28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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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국민소득을 기준으로 G7을 설정한다면 이들 6개 나라 대신 룩셈부르크, 아일랜드, 노르웨이, 스위스, 싱가포르, 카타르가 들어가야 할 판이다.

G7의 또 다른 요건인 국가 GDP 규모는 어떨까? IMF 자료에 의하면 국가 GDP의 상위 7개국은 이탈리아와 캐나다가 빠지고 중국과 인도가 포함된다. 중국과 인도를 빼고 세계 경제를 논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상식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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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수치는 명목 GDP이다. 그렇다면 실질 GDP 순위는? 2022년 IMF는 각국의 구매력을 반영하여 실질 GDP 추정치를 발표했다. 각국의 통화단위로 산출된 GDP를 단순히 달러로 환산해 비교하지 않고, 각국의 물가 수준을 반영하여 GDP를 측정한 것이다. 놀랍게도 구매력지수 GDP는 중국이 1위였고, 상위 7개 국가는 중국, 미국, 인도, 일본, 독일, 러시아, 인도네시아였다. 이탈리아, 캐나다는 10위 안에도 들어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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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어지지 않는다면 CIA 자료도 있다. CIA는 매년 정기적으로 전 세계 국가들의 정치·경제·사회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월드 팩트북을 발간한다. CIA의 월드 팩트북에 수록된 실질 GDP 순위 역시, 수치만 약간 다를 뿐, IMF 추정치와 같다.

▲ 미중앙정보국(CIA)의 THE WORLD FACTBOOK에서 캡쳐

G7과 브릭스의 GDP 총합도 역전

G7은 구매력 기준 GDP 총합에서 브릭스에 역전당했다.

▲ 인도 온라인 매체 THE PRINT는 IMF 통계를 토대로 2020년에 G7과 BRICS의 GDP 총합이 역전되었다고 보도했다.(2022.4.4)

G7 국가는 세계인구의 10%를 차지하지만, 브릭스는 40%를 차지한다. 지금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르헨티나 등 20개 나라가 브릭스 가입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6월 1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수도 케이프타운에서 개최된 브릭스 외교장관회의는 신규 회원국을 받아들이는 문제를 브릭스 정상화의 공식 의제로 올리기로 합의했다. 브릭스는 더욱 확대될 것이며, 그들의 경제 협력 역시 더욱 강화될 것이다. 따라서 G7과 브릭스의 GDP 총합의 격차 역시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세계는 이렇게 급변하고 있다. G7의 시대가 가고, 브릭스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중국, 러시아와 맞서는 외교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시대착오적일 뿐 아니라 반실용적이다. 게다가 위험하기 그지없다.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멸사봉미(滅私奉美)만을 추구하는 정부는 국민을 위태롭게 할 뿐이다.

 

  • G7, 미국 주도의 선진국 모임으로 출발

G7은 1971년 미국의 금 태환 중지 선언 이후 위기에 처한 세계 금융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경제적 목적에 의해 창설되었다. 1973년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재무장관은 미국의 백악관 도서관에서 ‘Library Group’을 결성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1975년 일본이 참여하면서 G5 재무장관 회의 체제로 확대되었다. 그리고 그해 이탈리아까지 참여시켜 최초의 G6 정상회의가 개최되었다.

이들은 ▶ 자유민주주의 ▶ 안정적이며 높은 경제발전도(1인당 GDP 11,000달러 이상) ▶ 세계 경제 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규모(세계 총 GDP의 4% 이상)를 가진 국가를 G6 회원국 자격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1976년 캐나다가 참여하여 G7으로 확장되면서 자격 요건은 의미를 상실한다. 당시 캐나다는 세계에서 차지하는 GDP 비중이 2.3%에 불과했다. 자격요건이 안되는 나라였지만, 미국의 강력한 요청으로 G7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G7은 냉전 시대 미국이 주도하는 자본주의 선진국 모임이었던 셈이다.

냉전 해체 이후 러시아 역시 G7에 합류하기를 희망하였고, 미국은 러시아가 자본주의로 이행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하여 러시아의 참여를 희망했다. 그 결과 1998년 러시아가 정식회원국이 되면서 G8 체제로 발전하게 된다. 그러나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하자 G7 국가들이 러시아의 G8 자격을 정지하며 지금의 G7 체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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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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