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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 이철규 “비례대표 공천 불투명...의견 제시가 잘못이면 한동훈은 월권” 직격

“법 공부한 분이...” 한동훈 위원장 인식에 공감하지 못하겠다는 이철규

이철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3.20. ⓒ뉴스1


‘친윤계’ 핵심 인사이자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인 이철규 의원이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에 대해 “진행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과의 소통 과정에서 “이렇게 협의 없이 밀실에서 이루어지면 어떻게 함께 할 수 없다”는 뜻을 전달한 사실, 윤석열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주기환 국민의힘 광주광역시당 위원장을 당선권에 배치해 달라 요구한 사실 등은 실제 있었다고 인정했다.

다만 이는 “바로잡아주길 바라는 충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두고 ‘당내 갈등’으로 보도하는 것은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주 위원장 당선권 배치 요구에 대해서는 “호남지역에서 우리 당세를 확장하는데 큰 공헌을 한 분”이라며 “그런 분 추천하는 게 왜 사천인가”라고 반박했다.

이철규 의원은 20일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당 인재영입위원장 자격으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진행 과정, 불투명...약속 지켜지지 않았다”

“내 의견 제시가 잘못 것이면, 한동훈도 월권”


먼저, 그는 일부 후보가 공천에서 배제된 것에 대해 “국민께 납득시킬 수 있는 공천을 위해 억울하게 희생당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들을 “위로하고 이해시키고 달래면서 총선 승리에 기여해 주십사 밤새워 설득했다”면서 “오로지 당의 화합과 당의 역량을 결집시키기 위해, 다른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할 사람이) 하지 않기에 제가 그 일을 담당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지역구 공천이 순조롭게 매듭지어졌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비례대표 공천은 그 진행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면서 “당초 비례대표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고심해서 결정한 후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로 이관하기로 했으나,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또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이 왜 국민의미래 공천에 관여하느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국민의미래는 국민의힘의 비례정당이다. 자매정당이다. 국민의힘과 한 몸이다. 이것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인 한동훈 위원장도 명확히 밝힌 바 있다. 따라서 국민의미래 공천 과정은 한동훈 위원장 책임 아래 진행되어 왔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면서, 자신의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에 관한 의견 제시가 잘못된 것이라면 “한동훈 위원장과 장동혁 사무총장도 모두 월권이고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히려 장동혁 사무총장은 (국민의미래 공천에) 관여할 법적 근거가 없다”면서 국민의힘 당규 35조 2항에 적시된 인재영입위의 권한을 짚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3.20. ⓒ뉴스1

 

“협의 없으면 함께할 수 없다” 말한 것은 “사실”

하지만 “사천은 없었다” 주장


그는 한동훈 위원장과 장동혁 사무총장, 윤재옥 원내대표, 유일준 국민의미래 공천관리위원장 등에게 전화를 돌린 이유를 설명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지난 18일 이 의원은 당일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 발표가 있다는 사실을 취재진에게서 듣고 상황 파악을 위해 한 위원장과 장 사무총장 그리고 국민의미래 공관위원장에게 전화를 돌렸다. 하지만 하나같이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당 사무처 당직자에게 물었고, “사무처 당직자와 호남지역에 기반을 둔 인사들 전부 (당선권에 해당하는) 후보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그는 밝혔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윤재옥 원내대표에게 전화해 “잘못된 비례공천을 바로잡아주기를 권유해 달라” 요청했다고 한다. 또 윤 원내대표에게 요청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협의 없이 밀실에서 이루어지면 함께할 수 없다”는 뜻을 전달한 것은 “맞다”고 이 의원은 밝혔다.

그는 이외에 ‘사천’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호남지역 인사 및 당 사무처 당직자 배제 외에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다 수용하고 이해한다고 동의했다”면서 “누구의 제보와 누구의 뜻인지 모르겠으나, 제가 사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몽니를 부린다는 식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 전공한 분이...”

“주기환 추천한 게 사천인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는 ‘윤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주기환 국민의힘 광주광역시당 위원장에 대해 비례대표 당선권 배치를 요구한 적 있느냐’라는 질문을 받고 “그분이 당원을 2만명 가까이 확장했다. 또한 어려운 지역에서 훌륭한 분들을 모셔서 광주 전 지역구에 후보를 냈다. 그래서 추천했다”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과거 대통령과의 인연 때문에 안 된다 하는데, 사적 인연이 공적 인연으로 발전한 것”이라며, 호남 지역 당세 확장에 공헌이 있는 인물에 대해 당선권 배치를 요구하는 것은 사천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 당선권에 호남 출신들이 포함됐다는 한동훈 위원장의 주장’에 대해 “그냥 호남 태생·출신이라고 해서 그분들로 (호남에 대한 배려 공천을) 대체했다는 것이라면 공감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법 전공한 분이”라며 한 위원장의 인식에 공감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는 호남에 대한 배려는 단순히 호남에서 태어난 사람을 공천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호남에서 정치를 하는 사람을 공천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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