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이스라엘 전역이 이란의 공격을 받은 것이다. 이란에서 발사된 300개의 무기 중 99%가 요격되었다면 이스라엘에 떨어진 무기는 단 3개에 불과하다. 그러나 공격받은 지역은 이미 4곳이다. 이스라엘의 주장은 성립하지 않는다.
특히 네게브 지역엔 7발의 미사일이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 위치한 이스라엘 공군 기지에서 4월 1일 이란 영사관을 폭격한 비행기가 이륙했다. 이란혁명수비대 발표에 따르며, 네게브 지역의 이스라엘 공군 기지 타격이 이번 공습의 주요 목표였으며, 이스라엘 방공망을 뚫기 위해 분리형 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을 발사했다.
따라서 이란의 공습을 99% 요격했다는 이스라엘의 주장은 거짓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요르단의 도움을 받아 ‘어느 정도’ 요격한 것이 진실일 것이다.
이스라엘의 피해는 경미한 수준인가
이스라엘은 99% 요격설을 내세우며 경미한(minimal) 피해 혹은 상대적으로 적은(relatively small)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란은 군사 작전이 위대한 성공(great success)을 거두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주장에 상당히 큰 격차가 보인다.
앞서 지적했듯이 이란의 이번 작전의 주요 타깃은 네게브 지역의 이스라엘 공군 기지이다. 보도를 종합하면 이곳 공군 기지에 7발의 미사일이 발사되었고, 7발 모두 공군 기지를 때렸다. 즉 이곳으로 발사된 미사일은 요격되지 않았다. 이란 언론의 한 매체는 7발의 극초음속미사일이 발사되었고, 이 중 하나도 격추되지 않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만약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네게브 지역 공군 기지를 타격한 것이 극초음속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
네게브 지역 공군 기지에서 44명의 군사 요원이 사망했다. 이 중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요원이 포함되어 있다고 전해진다. 4월 1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영사관 요원은 11명이다.
한편 이스라엘 매체 The Yedioth Ahronoth는 이스라엘 전 참모총장의 경제 고문을 역임했던 General Ram Aminach를 인용하여 이란의 미사일을 요격하는데 40억~50억 셰켈(shekel, 이스라엘 화폐) 즉 13억 5천만 달러의 비용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350여 기의 드론과 미사일을 격추하기 위해 많은 수의 요격 미사일이 소비되었을 것이라는 추산이다. 이스라엘의 요격 미사일 중 애로우 미사일(Arrow missile)은 대당 350만 달러, 매직 원드 미사일(Magic Wand missile)은 대당 100만 달러에 달한다.
이란의 공습은 국제법 위반인가
이스라엘은 이란의 이번 공습이 “전례가 없고 노골적으로 이스라엘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미국을 위시한 서방 국가들 역시 비슷한 톤으로 이란의 공습을 규탄했다.
그러나 이란의 주장은 다르다. 유엔 주재 이란 대표는 14일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유엔은 국제평화와 안보를 유지하는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 러시아는 이 잔혹한 행위(4월 1일 이스라엘의 이란 영사관 폭격)를 규탄하는 성명을 제안했고, 이는 중국, 알제리 및 많은 회원국의 지지를 받았지만 미국, 영국, 프랑스에 의해 저지되었다”면서 “국제법 틀 내에서 자위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공습 개시와 함께 나온 이란혁명수비대의 입장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이란은 10일 넘게 국제기구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침묵과 무시 끝에 이스라엘의 중요한 군사 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힌 것.
유엔 헌장 51조는 한 나라가 무력 공격을 받았을 경우 안전보장이사회가 필요한 조치를 취할 때까지 개별적 혹은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 규정에 따르면 이란의 주장은 설득력을 갖는다. 이란이 4월 1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고도 2주일이 지나서 공습에 나온 이유 역시 유엔헌장에 따라 안전보장이사회의 조치를 기다렸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안보리의 조치가 없자 이란은 유엔 헌장에 명시된 자위권 차원의 공습을 단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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