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령에 흘러 들어온 응원봉 물결은 희망 그 자체”
“아이 생일선물로 탄핵을 주기로 했다”
“고약한 밤, 거북한 밤...” 탄핵 캐롤송 메들리

▲24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앞에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메리퇴진 크리스마스 민주주의 응원봉 콘서트 - 다시 만들 세계에서 시민들이 손 피켓과 응원봉을 들고 있다. 2024.12.24. ⓒ뉴시스
▲24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앞에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메리퇴진 크리스마스 민주주의 응원봉 콘서트 - 다시 만들 세계에서 시민들이 손 피켓과 응원봉을 들고 있다. 2024.12.24. ⓒ뉴시스

24일 저녁, 경복궁 일대는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윤석열·한덕수 탄핵을 요구하는 10만 인파로 붐볐다.

이날 오후 7시에 열린 ‘메리퇴진 크리스마스 민주주의 응원봉 콘서트-다시 만들 세계’는 416합창단, 김유진, 퀴어 페미니스트 댄스 공간 루땐, 세여울,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하림 등 뮤지션들의 연대 공연으로 연말 축제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남태령에 흘러 들어온 응원봉 물결은 희망 그 자체”

연대발언에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양옥희 회장은 ‘남태령 트랙터 시위’의 감동을 증언했다.

양 회장은 “트랙터를 끌고 서울에 상경한 농민들이 경찰 차벽에 막혀 희망을 잃어갈 때 응원봉의 맑은 물결이 흘러들어왔다”며 “그 빛의 물결은 그 자체로 희망이었고, 비상계엄의 아득함을 밝혀줬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의 힘은 우리가 맞잡은 손에서 나오며 우리가 모이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걸 남태령에서 확인했다”며 “윤석열은 끝까지 싸우겠다 하고 내란 공범들은 여전히 권력을 누리며 헌재 판결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어려운 시간이지만, 다음 고개가 어디든 함께 넘어가자”고 덧붙였다.

“아이 생일선물로 탄핵을 주기로 했다”

자유발언도 거침없이 이어졌다.

부천에 거주하는 서이슬 씨는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난 14일은 올해 만 12살된 아이의 생일이었는데 아이에게 어떤 케이크를 살지 물어보자 ‘탄핵가결이 생일 선물이니 케이크는 필요없다’는 답을 들었다”며 “그런데 여전히 윤석열 탄핵이 이뤄지지 않았기에 아이에게 생일선물을 못해준 거 같아 시위에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석열이 일으킨 의료대란과 의료민영화에도 유감이 크다”며 “10만분의 1 확률로 희귀병을 앓고 있는 내 아이가 걱정없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세상, 70다 되도록 가난한 내 부모가 실비, 간병비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예린 씨도 탄핵으로 열릴 새로운 세상에 관한 기대를 내놨다.

 

이 씨는 “지난 3월 윤석열은 미래세대가 맘껏 꿈꾸고 도전하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꿈은커녕 잠 못 이루고 벼랑 끝으로 떠밀리는 현실이었다”며 “이 자리에 서기까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 집회를 비롯해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참사 추모, 수많은 여성, 지구 생명들의 죽음을 마주했다”고 밝혔다.

이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민주주의, 안전한 학습공간에서 여성이 제 목소리를 내는 민주주의, 팔레스타인에 연대를 보내는 민주주의가 필요하다”며 “우리가 서로를 다채롭게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바로 우리가 다시 만날 세계”라 전했다.

▲밴드 구남과여라이징스텔라가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밴드 구남과여라이징스텔라가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고약한 밤, 거북한 밤...” 탄핵 캐롤송 메들리

한편 노래패 세여울은 탄핵 캐롤송 메들리를 가져와 현장을 달궜다.

이들은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개작해 “고약한 밤 거북한 밤 쿠데타 터진 밤 계엄군들이 난입하고 포고령이 나붙을 때 시민들 열받았네 국회로 달려갔네”로 고쳐 부르거나 ‘울면안돼’를 고쳐 “계엄안돼 내란안돼 우리시민들은 너희놈들을 절대로 용서 안하신대 검찰안돼 국힘안돼 내란동조범 너의놈들도 철저하게 심판하신대” 등으로 개사해 불렀다.

‘창밖을 보라’는 “그만 내려와 그만 내려와 내란수괴 윤석열, 그만 받아라 그만 받아라 국민의 심판을 롯데리아에 다시 모여서 내란모의를 한 대도 너희 놈들이 다시 설 곳은 어디에도 없어”로 바뀌었다.

본 대회를 마친 10만 인파는 광화문을 거쳐 한덕수 총리 공관을 향한 뒤 헌재 앞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측은 오는 27일(금) 오후 7시, 대통령 관저 앞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 구속 시민대회’를 예고했으며, 이어 28일(토) 오후 4시, 광화문에서 ‘윤석열 즉각 체포 퇴진 사회대개혁 4차 범시민대행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31일(화) 오후 8시 경복궁역 4번 출구에서는 ‘아듀 윤석열 송년콘서트’가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