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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석기시대 만들겠다는 트럼프에 경향 “세계 어디까지 망가뜨리나”

[아침신문 솎아보기] 트럼프, 연설서 “2~3주 강력 타격”

미군 철수 전략 안 밝히고 ‘호르무즈 나몰라라’, 신문들 비판

“비상 접근” 주문…한겨레 “약탈국 된 미국, 한미동맹도 변화 예상”

기자명김예리 기자

  • 입력 2026.04.03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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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각) 미국 백악관 크로스 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백악관 유튜브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에서 “2~3주 안에 이란을 강하게 공격해 ‘석기시대’ 수준으로 되돌려놓겠다”고 밝혔다. 종전 계획을 밝히지 않고 전쟁 성과에 대한 주장을 되풀이했다. 3일 아침신문들은 모두 1면 머리기사와 사설에 이 소식을 배치하고 논평했다. 신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계획과 관련한 발언을 뒤집고, 호르무즈 해협 상황에도 무책임한 태도를 보인다고 비판했다.

아래는 전국 단위 아침종합신문 9곳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이란을 석기시대로”…종전은 없었다>

국민일보 <기대한 종전은 없었다 “2~3주간 더 강한 타격”>

동아일보 <출구 못찾고 또 때린다는 트럼프>

서울신문 <“2~3주 이란에 극강 타격” 종전 기대감 부순 트럼프>

세계일보 <“2~3주 걸쳐 이란 강력 타격” 종전 기대 꺾어버린 트럼프>

조선일보 <“이란을 석기시대로” 또 뒤집은 트럼프>

중앙일보 <종전선언은 없었다>

한겨레 <트럼프 “2~3주 이란 강력타격”>

한국일보 <종전 기대감 ‘찬물’ 트럼프 회견 ‘맹탕’>

▲3일 경향신문 1면 머리기사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약 19분간의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을 두고 “우리의 핵심적인 전략 목표들이 완수에 가까워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2~3주 동안 매우 강력한 추가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의 예상과 달리 명확한 종전 경로나 출구 전략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어 “우리는 일을 아주 빨리 마무리할 것”이라면서 “전쟁이 끝나면 호르무즈 해협이 자연스럽게 다시 열리고 유가는 하락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 기간에 (이란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모든 발전소를 동시에 타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 철수 전략이나 철군 시점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앞으로 호르무즈는 유럽이나 아시아 국가들이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해협을 통해 석유를 수입하지 않고 앞으로도 그럴 필요가 없다”면서 “해협을 통해 석유를 공급받는 국가들이 이제라도 용기를 내 관리에 나서거나, 아니면 미국에서 석유를 사라”고 말했다.

경향신문과 세계일보, 한겨레는 1면에 트럼프 대통령 연설에 대한 이란의 반응을 함께 전했다. 이란군 통합사령부는 “영원한 후회와 항복”이 있을 때까지 전쟁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적을 상대로 “더 참담하고 광범위하며 더 파괴적인”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는 전쟁-협상-휴전, 그리고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이 악순환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것은 이란 국민에게 강요된 부당한 전쟁이다. 강력하게 대응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고 이란 관영 이르나 통신이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파병 요청에 응하지 않은 한국을 거명하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같은 날 백악관에서 열린 부활절 오찬에서 “우리가 험지에, 핵무력(북한) 바로 옆에 4만5000명의 군인을 두고 있는데도 한국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3일 세계일보 1면 머리기사

신문들 트럼프 모순된 발언 비판 “말 뒤집기, 불확실성 키워”

대다수 신문이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비판적으로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3면 <“합의 없어도 떠나” 다음날 “합의 안하면 맹폭”…오락가락 트럼프>에서 “쟁점인 지상군 투입 여부나 종전 시점 등 새로운 내용은 없었고, 오히려 오락가락하는 트럼프 발언의 불확실성만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했다. “마치 트루스소셜 게시물을 그대로 읽어내려가는 듯했다”(CNN)는 비판이 나왔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 취재진과 만나 “우리는 이란에서 곧 떠날 것”이라며 2~3주를 군사 작전종료 시점으로 내놨는데, 이날 연설에선 “2~3주 극도로 강력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며 확전에 방점을 찍었다고 했다.

▲3일 조선일보 3면

조선일보는 외교 접근과 군사 공격의 구분도 점점 모호해진다고 했다. 전날엔 “합의가 있든 없든 우리는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가 다음날엔 “합의가 없다면 우리는 이란의 모든 발전소를 매우 강하게 동시 타격할 것”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초기엔 “이란과 협상은 이란이 무조건 항복하는 것 외엔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향신문 <미 “호르무즈 알아서 해결하라”…‘통행료’ 떠안은 동맹국 비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에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책임을 또다시 다른 국가들에 떠넘기면서, 미국이 시작한 전쟁의 대가를 유럽·아시아·걸프 국가들이 감당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영국과 한국 등 35개국 협의체는 2일 회의를 열고 호르무즈 개방을 위한 “모든 실행 가능한 외교적 및 정치적 조치를 평가할 것”(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4면에 <한국 항공유 수입하면서…“넘쳐나는 美> 석유 사라” 우쭐댄 트럼프>를 배치했다. 트럼프가 호르무즈해협 봉쇄 상황 책임을 사실상 동맹국들에 떠넘기며 “우리는 석유가 넘쳐나니 (중동산 원유 대신) 미국에서 석유를 사라”고 말했지만. 항공유에서부터 나프타까지, 원유를 정제한 석유제품 상당 부분을 한국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인한 에너지 공급망 붕괴는 석유 순수입국인 미국의 경제적 상황에도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라고 했다.

▲3일 한국일보 4면

경향 사설 “‘장대한 분노’, 자국 향해”

한겨레 “패권국 스스로 팽개친 미국”

대다수 신문이 사설에서 트럼프의 무책임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한국 정부에는 ‘비상한 대응’을 주문했다. 한겨레는 미국에 ‘덜 의존하는’ 국제질서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향신문은 <“2~3주 전쟁 계속” 트럼프, 세계를 어디까지 망가뜨릴 건가>에서 “명분 없는 전쟁을 지속하겠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트럼프는 도대체 세계를 어디까지 망가뜨릴 작정인가”라며 “애당초 전쟁의 분명한 목적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굳히게 한다”고 했다. “전쟁을 멋대로 벌여 국제 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입혀놓고도 ‘나 몰라라’ 하는 트럼프의 태도는 기가 찰 정도”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이번 전쟁을 계기로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권위는 심각한 도덕적 손상을 입었다”며 “미국은 대이란 작전명인 ‘장대한 분노’가 자국을 향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유엔 등 국제사회도 양측이 군사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협상을 서두르도록 최대한의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했다.

▲3일 경향신문 사설

한국일보는 “종전 기대감을 단숨에 묵살해 버린 트럼프 대통령 연설은 세계 경제를 더 깊은 혼돈 속으로 끌고 들어가고 있다”며 “세계가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벌어진 최악의 에너지 위기와 경제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걸 감안하면 연설은 삭풍을 더한 격”이라고 했다. “트럼프 정부가 나날이 끌어올리는 통상과 안보 관련 불안정을 최소화하기 위한 비상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했다.

한겨레는 <전쟁 뒤 내빼겠다는 미국, 이제 홀로 설 수밖에 없다>에서 트럼프가 이란 전쟁을 결정해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됐음에도 “우린 중동 석유에 의존하지 않는다. 그 해협을 이용하는 나라들이 직접 가서 확보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발언한 점을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미국이 패권국 지위를 “스스로 내팽개쳐버렸다”며 “‘약탈적 강대국’으로 변하고 말았다”고 했다.

한겨레는 “이 난세에 우리 국익을 지켜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근본적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며 “중견국들과 연대해가며 ‘미국에 덜 의존하는’ 새 국제 질서를 모색해가야 한다”고 했다. “이 전쟁을 계기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탈퇴 의사까지 내비치고 있어, 한-미 동맹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3일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앞으로 2, 3주는 조기 종전보다는 더 큰 확전과 장기전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지 않은 가운데 미국이 돌연 ‘나 홀로 종전’을 선언하며 발을 뺄 수도 있다”며 “전쟁이 어떻게 흘러가든 그 혼란과 불안은 오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 이재명 대통령의 2일 국회 연설대로 이번 위기는 잠깐의 소나기가 아니라 언제 끝날지 모를 폭풍우”라며 “바짝 긴장하고 비상한 대응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 시정연설 “지금 위기는 폭풍우, 힘 모아달라”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중동전쟁 영향을 두고 “지금 위기는 잠깐 내리고 그치는 소나기가 아니라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를 거대한 폭풍우”라며 “비상 상황에는 그야말로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가 제출한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위해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중동전쟁이 시작된 지 오늘로 34일째”라며 “최악의 에너지 안보 위협으로 평가받는 이번 사태는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고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은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민이 낸 세금을 국민들께서 필요로 하는 곳에, 또 적기에 사용하는 것은 정부의 마땅한 책무”라며 “위기일수록 사회적 약자를 더 두껍게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과 경제 회생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 아래, 총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마련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로가 고통을 나누며 위기를 함께 헤쳐나가겠다는 마음가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면서 “정부와 저를 비롯한 공직자부터 비상한 각오로 앞장서겠다. 공동체의 위기를 틈타 담합, 매점매석 등 부당이익을 취하는 행위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엔 고유가 부담 완화(10조1000억 원)와 민생 안정(2조8000억 원), 산업 피해 최소화 및 공급망 안정(2조6000억 원), 국채 상환(1조 원) 등의 예산이 담겼다.

여러 신문이 사설에서 추경안 신속 처리를 주문했다. 특히 야당의 협조를 주문하는 사설이 이어졌다. 국민일보는 <‘절박한 심정’ 강조한 이 대통령… 추경 신속히 처리해야>에서 “‘보이콧’을 검토했던 국민의힘이 의원총회를 거쳐 시정연설에 참여한 것은 적절한 판단”이라며 “국민의힘은 오는 7·8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정책질의와 부별 심사를 거쳐 10일 본회의 처리를 합의한 만큼 차질을 빚게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3일 국민일보 사설

경향신문은 “국회 운영 책임이 큰 여당은 절제와 사려로 야당을 대할 필요가 있다. 22대 후반기 ‘상임위원장 독식’ 같은 주장으로 야당을 자극해선 안 된다”며 “야당도 ‘선거용 추경’ 같은 상투적 논리를 앞세워 추경을 정쟁 대상으로 삼을 때가 아니다. 야당이 비상한 경각심을 갖고 추경안의 신속한 처리와 경제, 민생 대응에 적극 협조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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