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의 처남이 신천지 신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도삼(1951년생) 전 경기도의원이다. 김씨는 정 후보의 배우자 김인옥씨의 오빠다. 김씨는 2022년 20대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자문위원으로 들어가려다 주변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취재진은 김씨와 함께 도의원을 지낸 인사, 같은 지역에서 활동한 전직 시의원 등 복수의 증언자로부터 김씨가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을 교차 확인했다.
처남 김도삼씨, 복수 증언으로 확인
김씨는 기업 대표를 거쳐 민주당에서 오래 활동했다. 1998년과 2002년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당선돼 2006년까지 경기도의회 의원을 지냈다. 지역구는 경기 광명이었다. 광명에서 함께 활동했던 전직 시의원은 김씨를 두고 "신천지 신도가 맞다"고 답했다. 이 인사는 김씨가 도의원을 마친 뒤 선거에서 거듭 낙선했고 그 무렵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서 신천지와 연결된 것으로 짐작한다고 밝혔다. 가입 시점은 2006년쯤으로 기억했다.
더 구체적인 증언은 김씨와 같은 시기에 경기도의회에 있었던 인사에게서 나왔다. 이 인사는 김씨가 도의원 시절 자신에게 직접 신천지에 다닌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천지에 가입하라고 권유까지 했다는 것이다. 전해 들은 이야기가 아니라 본인이 겪은 일이다. 취재진은 별도 경로로도 같은 사실을 재차 확인했다.
가족관계는 문서로 뒷받침됐다. 2014년 부고 기록에 정 후보의 장모인 노향심씨의 유족으로 김도삼씨의 이름이 올라 있다. 광명의 전직 시의원은 김씨를 "정청래 대표 부인 언니의 남편"으로 기억했지만, 부고 기록상 김씨는 노씨의 아들이다. 매제와 처남 사이다.
이재명 대선 캠프에 들어가려 했다
김씨의 행적은 2006년 이후 한동안 흐릿했다. 그 공백을 메운 것이 20대 대선이다. 김씨와 함께 도의원을 지낸 인사는 김씨가 이재명 후보 캠프에 들어가려 했다고 증언했다. 직책은 실버 분야 자문위원으로 기억했다. 누군가 김씨를 추천했으나 캠프 안에서 반대가 많아 무산됐다는 것이다. 반대 이유는 하나였다. 김씨가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절대 넣으면 안 된다"고 막았다. 이 인사 역시 당시 캠프에 있었고, 반대편에 섰다고 밝혔다.
김씨를 캠프에 추천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정 후보가 처남의 캠프 합류 시도를 알고 있었는지도 마찬가지다.
국용호 장로를 찾아온 '정청래 친인척'
신천지 핵심 간부를 지낸 국용호 장로는 앞선 단독 인터뷰에서 정 후보의 친인척이 자신을 찾아왔다고 밝힌 바 있다. 정 후보를 신천지 쪽으로 끌어들일 방법을 상의했다는 내용이었다. 국 장로는 그가 자신을 "동생 남편"이나 "누나 남편"으로 소개했다고 기억했다. 다만 이름은 떠올리지 못했다. 증언을 뒷받침할 자료가 없어 당시 보도에서는 비중 있게 다루지 못했다.
취재진이 이번에 김도삼이라는 이름을 확인해 주자 국 장로는 자신의 휴대전화 연락처에 그 이름이 저장돼 있다고 답했다. 연락처도 알려줬다. 허재현 기자가 그 번호로 전화를 걸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국 장로가 기억한 촌수는 정확했다. 김씨 입장에서 정 후보는 여동생의 남편이다.
국 장로는 방문 시점을 정 후보가 2016년 총선 공천에서 배제된 뒤 다시 국회에 들어가기 전으로 기억했다. 찾아온 목적은 정 후보를 신천지 교인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었다고 했다. 신천지를 편하게 대하는 정치인, 우호적으로 대하는 정치인으로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었다. 2019년 마포 노벨길 명명식보다 앞선 시기다. 국 장로는 그 행사에 신천지 신도 약 1000명이 동원됐고 행사 영상이 시몬지파의 교세 홍보물로 쓰였다고 증언했다.
김씨의 동생과도 통화가 이뤄졌다. 형이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을 아느냐고 묻자 "잘 모르는데요"라고 답했다. 형의 신앙에 대해서는 "신앙 없어요"라고 했다. 동료 의원에게 본인 입으로 신천지를 이야기하고 가입까지 권유했다고 전하자 "좋은 일도 아닌데, 전화 끊어야죠"라며 통화를 마쳤다.
광명 유세 현장, 정청래는 답하지 않았다
13일 정 후보가 광명 전통시장에서 유세를 하는 동안 취재진이 현장을 찾았다. 정 후보는 그동안 전화도 문자도 받지 않았고 보좌진을 통한 질의에도 답한 적이 없다. 이날 취재진은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접근을 저지당했고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반대편으로 돌아가 기다린 끝에 정 후보와 마주 섰고, 처남의 신천지 가입 사실을 사전에 알았는지 면전에서 물었다. 정 후보는 답하지 않았다. 이 시간까지 아무런 반박도 나오지 않았다.
같은 자리에 있던 한민수 의원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졌다. 한 의원은 "그걸 왜 저한테 물어보세요"라고 되물었다. 남의 일 대하듯 한 답변이었다.
정 후보는 지금까지 신천지를 향해 경선에 개입하지 말라는 경고를 한 차례도 내놓지 않았다. 대신 의혹을 제기하는 쪽에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광주에서 만난 한 신천지 신도는 김민석 후보가 신천지를 탄압한다는 이유로 정 후보를 찍겠다고 말했다.
"단언컨대 로비스트가 아니다"…이희자 육성은 달랐다
정 후보를 둘러싼 신천지 논란의 또 다른 축은 한국근우회 회장 이희자씨다. 취재진은 이씨를 직접 인터뷰했다. 오마이뉴스 구영식 기자가 쓴 이씨 인터뷰 기사를 검증하기 위해서다. 구 기자는 이씨를 신천지와 엮는 것이 부당하다고 했고, 페이스북에 "단언컨대 이희자 회장은 신천지 로비스트가 아니다"라고 적었다. 정청래 후보와 이씨가 함께 찍힌 사진을 두고는 "조작이 아니라 편집"이라고 했다.
취재진은 여러 차례 전화와 문자를 시도한 끝에 이씨와 두 차례 통화했다. 두 번째 통화는 30분가량 이어졌다. 이씨는 스스로를 "시골 아줌마"라고 했지만, 통화 내내 자신의 정치적 무게를 반복해서 강조했다. 유동균 마포구청장과의 친분을 묻자 "마포에서 58년을 살았으면 정치하려고 하는 사람은 나와 모두가 모르고 지낼 수 없다"고 답했다. 자신은 한나라당 이회창 대표 시절 마포에서 출마한 적도 있다고 했다.
정청래 후보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노선이 달랐다며 거리를 뒀다. 그러면서도 정 후보가 공식적으로 축사를 하러 온 것은 노벨길 행사가 처음이었고, 그 뒤 마포의 개인 사무실을 한 번 찾아와 차를 마셨다고 말했다. 사진 한 장으로 엮는다는 반박과 달리, 본인 입으로 사무실 방문 사실을 밝힌 셈이다.
잘려나간 사진, 촬영 경위를 묻자
논란의 출발점이 된 사진부터 짚을 필요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희자씨가 함께 찍힌 사진에서 정청래 후보만 잘려나간 채 유통된 그 사진이다. 이 사진을 처음 페이스북에 올린 사람은 권혁부씨다. 전 KBS 이사이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인사다. 박시영씨가 이 사진을 그대로 가져다 방송에 쓰면서 논란이 번졌다.
권씨는 이희자씨 사무실에 걸린 액자 속 사진을 직접 카메라로 찍었다고 주장했다. 취재진이 통화에서 여백 없이 사진 부분만 정확히 잘라 찍는 것이 가능하냐고 묻자 권씨는 이렇게 답했다. "젊은 애들 보고 레이아웃을 잘 해서 찍어달라고 내가 카메라를 줬어요." 유리 액자면 빛이 반사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방송국에서 평생 사는 사람인데, 그런 건 표나게 찍지 않죠"라고 했다.
시점도 맞지 않는다. 권씨는 사진을 올해 2월 또는 3월쯤 처음 봤고 그때 찍었다고 했다. 페이스북에 올린 것은 7월이다. 다섯 달 가까이 보관하던 사진이 지금 휴대전화에 남아 있느냐고 묻자 지웠는지 어떤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저장 공간이 돈이라 사진을 자주 지운다는 설명이었다. 글을 올린 지 한 달도 안 된 사이에 왜 그 사진만 사라졌느냐는 물음에는 "이제 그만 얘기합시다"라며 대화를 끊었다.
권씨는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는 인사가 아니다. 사진 속에 본인이 등장하지도 않는다. 이씨 사무실에는 역대 대통령과 찍은 사진이 여러 장 걸려 있는데, 하필 올해 2월 새로 걸린 이재명 대통령 사진만 촬영했다는 설명이다. 권씨는 별도의 편집 작업을 했다는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만희 옥중 편지와 윤석열 사진
이씨는 신천지 신도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센터에서 공부한 적도, 신도 등록을 한 적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천지 입교 절차를 상세히 설명했다. 센터 수료와 시험 합격을 거쳐야 교회로 갈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씨의 주장과 어긋나는 자료는 이미 공개돼 있다. 이씨가 2020년 9월 14일과 21일 두 차례에 걸쳐 수원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에게 보낸 자필 편지다. 편지에는 이만희 총회장의 병보석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말미에는 "한국근우회 이희자"라고 적혀 있다. 구 기자의 기사에는 이 편지가 언급되지 않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찍은 사진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는데도 길게 설명했다. 2022년 1월 16일 손자들을 데리고 신촌의 단골 식당 거구장(케이터틀)에 갔다가 우연히 국민의힘 서울시당 대회 자리와 마주쳤다는 것이다. 45년을 드나든 단골집이라고 했다. 방 안에는 10~11명이 있었고 밖에는 경호원이 줄지어 있었다고 했다. 이씨는 이를 근거로 "열 명, 열한 명 있는데가 독대냐"며 독대 보도를 반박했다. 사진을 찍은 사람은 태영호 전 의원이라고 지목했다.
이씨의 설명대로라면 태 전 의원이 찍은 사진이 신천지 간부 손에 들어간 것이 된다. CBS가 입수한 신천지 텔레그램 대화에는 "오늘 잘 만나셨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경호원이 통제하는 방에 들어간 인사 대부분은 국민의힘 관계자였다.
이재명 대통령과 찍은 사진에 대해서는 2024년 거구장 1층 통로에서 밥을 먹다 우연히 마주쳤고 딸이 찍었다고 했다. 이씨는 윤 전 대통령 사진 때문에 망신을 당해 사진 찍기가 꺼려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과의 사진이 공개된 것은 2025년이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사진보다 뒤다.
"마포에서 출마하려면 내가 얼굴을 알아야 하니까"
이 대목에서 이씨는 묻지 않은 이름을 하나 더 꺼냈다. 이지은 마포갑 지역위원장이다. 통로를 걸어온 사람이 누구였느냐는 대목에서 이씨는 이재명 당시 당대표와 정청래 후보, 그리고 이지은 위원장 세 사람을 짚었다. 우연히 마주친 자리라면 대표와 유력 정치인은 기억해도 그 옆에 누가 있었는지까지 또렷하게 남기는 어렵다.
이씨는 이 위원장과의 관계도 직접 설명했다. "이지은하고는 뭐 잘한다기보다, 그 마포에서 출마하려면 내가 얼굴을 알아야 하니까요"라고 했다. 마포에서 정치하려는 사람이 자신을 모를 수 없다는 앞선 발언과 같은 결이다.
이지은 위원장의 설명은 다르다. 이 위원장은 2024년 총선 당시 이씨가 누구인지 전혀 몰랐다는 입장이다. 두 사람의 말이 정면으로 엇갈린다. 이 위원장은 2024년 이씨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이씨와 포옹했고, 목에는 천지화 이름이 달린 목걸이를 걸고 있었다. 천지화는 이씨가 무궁화를 가리켜 쓰는 말이다. 이씨는 통화에서도 "우리 무궁화를 천지화라고 불렀어요"라며 근우회 활동의 뿌리로 이 표현을 내세웠다.
이씨가 신천지와의 관계를 부인하면서도 정 후보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방어에 나섰던 것과 달리, 이 위원장을 감싸는 태도는 보이지 않았다. 이 위원장이 자신을 몰랐다고 밝힌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나오기 어려운 발언이다.
근우회에 모인 사람들
이씨는 한국근우회에 어떤 사람들이 모여 있는지도 직접 밝혔다. 무속신앙을 가진 경천신명회를 비롯해 대종교, 천도교, 증산도, 통일교, 불교, 기독교가 다 들어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천지도 몇 명 있지요"라고 덧붙였다. 근우회 서울지부 부회장의 간증이 한국SGI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기도 하다.
근우회 최고위원이자 대한민국 노벨재단 이사를 맡은 인물 중에는 '영통대사'로 불리는 이도 있다. 취재진과 통화한 영통대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이씨와 함께 활동했다고 밝혔다. 여의도에서 소개를 받아 만났고, 대선이 끝난 뒤에는 만나지 않았다고 했다. 통화 도중 그는 지난 대선이 "100% 잘못됐다"며 부정선거를 주장했다. 최근 민주당 전당대회와 관련해 연락이 왔지만 응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이씨는 신천지가 자신을 속여 행사에 들어온 것이라면 신천지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선을 그었다. "그 사람들이 나를 이용한 건 없어요. 그래서 법적 대응은 생각하지 않아요"라고 답했다. 기자들에게는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신천지에는 그러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설립한 근화실업 문제를 묻자 이씨는 대화를 끊으려 했다. 당시 근우회 회원들을 자원봉사자로 모집한 뒤 청소용역 계약으로 전환해 용역비 일부를 가로챘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이씨는 자신이 만든 회사가 아니며 3개월 만에 없어졌다고 했다. 국회의원 비서관 이력을 묻자 "그까짓 게 따까리 노릇하던 것이 무슨 비밀이야"라며 전화를 끊었다.
이씨는 통화 내내 오마이뉴스를 반복해서 치켜세웠다. "이 시대에 바른 글을 쓰는 데는 오마이뉴스가 거기예요"라고 했고, "전체를 보면 오마이뉴스가 더 정확합니다"라고도 했다. 이씨가 가장 정확하다고 평가한 기사가 곧 구영식 기자의 기사다.
한국근우회는 2008년 한나라당 공천 국면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행진에 나섰고, 2012년에는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했으며, 20대 대선에서는 윤석열 후보 지지 선언에 이름을 올렸다. 이씨는 그 지지 선언이 단체 이름이 아니라 개인 자격이었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기사에는 근우회 명의로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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