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 도로에는 김 씨 사망 30일을 맞아 작은 추모제가 열렸다. 김 씨 유족과 만도 평택공장 비정규직 고 김슴모 씨 중대재해 대책위원회, 이태원 참사·아리셀 참사 유가족, 정의당과 노동당 등이 함께 했다. 이들은 김 씨에게 헌화하며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김 씨 어머니는 추모제에서 아들의 죽음을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다리 수술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거동이 많이 불편한 그였지만, 도저히 가만있을 수 없었다. 휠체어를 타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읍소하러 아들의 빈소가 있는 경기 평택에서 청와대까지 왔다.
"우리 아들이 아니었어도 언젠가는 사고가 날 곳이었다고 합니다. 9년 동안 끼임 사고가 32건 있었다고 합니다. 조그만 회사도 최소한의 안전 장치를 해놓습니다. 이런 큰 사고가 날 수 없는데 만도라는 큰 회사에서 났습니다. (사고) 한 달이 지난 지금 더욱 우리 아들을 죽음에 몰아넣은 만도를 용서할 수 없습니다."
금속노조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김 씨가 숨진 HL만도 평택공장 기계장비에는 기본적인 안전장비인 '인터록(정비 등을 위해 장비 문이 열리면 자동으로 작동을 멈추는 장치)'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노조는 △작업 전반을 감독할 안전관리자가 현장에 없었던 점 △기계 안에 사람이 들어가 있을 때 출입구에 설치해야 하는 안전띠를 사고 당시 설치하지 않은 점 △원청인 HL만도 측이 애초 예정됐던 MCT 정비 작업 완료 시점을 이틀 정도 앞당긴 점 등 사측의 안전관리가 부실했다고도 지적했다.
김 씨 어머니는 정몽원 HL그룹 회장을 실질적인 경영 책임자로 보고 책임을 물었다. 그는 "권한도 없는 대표들 뒤에 숨지 말고 지금이라도 나와 사죄하고 책임을 다 하라. 한 청년 노동자가 죽어 나갈 때까지 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느냐"고 성토했다.
정부도 질타했다. 어머니는 "고용노동부는 무엇을 했느냐, 국회와 이 나라 대통령은 일하고자 하는 청년들을 위해 무엇을 해 주었느냐"며 "여러가지 꼼수로 이 사건을 은폐하려는 회사를 향해 더 강력한 처벌과 진상 규명을 요구한다. 이게 묵살된다면 청와대에 들어가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하고 싶다"라고 했다.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만이 아니다. 어머니는 두 번 다시 아들처럼 일하다 사망하는 청년들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 아들은 안타깝게도 28세 짧은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러나 다시는, 이 나라가 막을 수 있었던 죽음이 산업 현장에서 일어나지 말아야 하며 불합리한 사회에서 도움을 받고 일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저들이 끝내 우리 앞에 무릎 꿇도록 할 것이며, 합당한 처벌을 받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 회사를 안전한 일터를 만들어 다시는 억울하게 싼 값에 하청업체를 이용해 불법 이익을 취하는 공장이 가동되지 못하도록 만들어 놓겠습니다.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질 때까지 물러서지 않겠습니다."
추모식을 마친 뒤 유가족들은 현장을 찾은 청와대 관계자에 면담 요청서를 제출했다. 김 씨 어머니는 앞서 이달 초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건을 살펴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부쳤으나 아직 답장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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