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방글 절반 이상은 550명이 반복 생산
이재명 대통령 언급 3533건은 전체 채팅의 2.7%다. 비중만 보면 크지 않다. 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마지막에 넣는 조미료다. 그 2.7% 안에서 87%가 한 방향으로 쏠려 있으면 채팅창 전체의 공기가 그쪽으로 기운다.
작성자를 세어보면 성격이 더 뚜렷해진다. 비방글을 쓴 사람은 모두 1248명이었다. 이 가운데 698명, 55.9%는 딱 한 건만 썼다. 지나가다 한마디 남긴 쪽이다. 나머지 550명은 다르다. 하루에 여러 건을 쓴 사람이 31.7%, 며칠에 걸쳐 반복해 쓴 사람이 12.4%인 155명이었다. 이 550명이 생산한 글이 전체 비방글의 75.6%를 차지한다.
여러 날에 걸쳐 같은 대상을 반복 공격하는 155명이 순수한 개인인지, 조직된 세력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국민의힘 논평과 구분되지 않는 문장이 반복된다는 점은 기록해둔다.
용광로에 들어간 연료는 김민석 흔들기
전당대회에서 진 쪽의 감정은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그 감정을 풀 마당을 열어주는 곳이 시사타파TV라는 것이 이번 분석의 출발점이었다. 채팅창에 실제로 무엇이 연료로 들어가는지는 탄핵 179건의 나머지에서 드러난다.
179건 중 152건이 조희대 대법원장을 겨냥한 글이다. 전체의 85%다. 대법원장 탄핵 요구 자체는 사법개혁 요구로 읽힌다. 그런데 152건을 열어 보면 창끝이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머물지 않는다. 36건에 김민석 대표를 지목하는 표현이 함께 들어 있다. 실명 대신 민새, 김몽땅, 뉴김민새 같은 멸칭이나 다른 이름으로 바꿔 부른 글이 대부분이다. 김민석은 절대 탄핵 안 한다, 말로만 탄핵하자고 떠든다, 조희대랑 편 먹으면 편 먹었지 탄핵은 안 할 것 같다는 식이다. 신임 당대표가 무능하거나 비겁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14건에는 정청래 전 대표가 함께 등장한다. 정청래는 진작 조희대 탄핵을 외쳤는데 김민석과 그 주변이 반대했다는 구도다. 조희대 탄핵이라는 의제를 지렛대 삼아 전당대회 승자를 흔드는 문법이다.
이 글들은 흩어져 있지 않고 뭉쳐 있다. 8월 19일치에서는 방송 시작 1시간 31분부터 1시간 50분 사이 19분 동안 75건이 쏟아졌다. 8월 20일치에서는 방송 시작 16분부터 20분 사이 4분 동안 39건이 올라왔다. 진행자가 그 사안을 다루는 구간과 겹친다. 채팅창은 스스로 끓지 않는다.
지지층 전체를 '뉴 이재명'으로 묶는 방식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에서 49%를 얻고 당선됐다. 지지율이 70% 가까이 오른 것은 대선 때까지 지지하지 않던 사람들이 국정 운영 방식을 보고 넘어왔기 때문이다. 민주당으로서는 새로 얻은 자산이다.
시사타파TV 방송과 채팅창에서는 이 구분이 사라진다. 정청래 전 대표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은 모두 '뉴 이재명'으로 불린다. 굴러 들어온 돌 취급이다. 탄핵 관련 채팅글에서도 확인된다. 8월 19일치 채팅창에는 "뉴이재명 150명이 정청래대표님 조희대 탄핵 강력하게 외칠때 다 반대했음"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민주당 의원 다수를 통째로 외부 세력으로 밀어내는 언어다.
이종원씨는 취재 현장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까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했다. 취재진이 이재명 대통령을 요즘 계속 까고 있지 않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정작 자기 방송에서는 대통령 욕도 못 하는 방송이라고 말해왔다. 정청래 전 대표 캠프에서 사실상 SNS 대변인 역할을 한 고일석 기자 역시 2018년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를 겨냥한 혐오성 게시글을 올린 전력이 있다. 김어준씨를 포함해 이들에게는 과거 이재명 대통령에게 적대적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시선 돌리기, 그리고 좌표찍기
전당대회 당일 시사타파TV 채팅창에 "이재명 대통령은 내가 꼭 죽인다"는 글이 올라왔다는 이미지가 퍼졌다. 이 이미지는 조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자리의 원래 채팅글은 "이재명 아웃"이었다. 누군가 그 여섯 글자를 살해 예고로 바꿔 캡처를 만들었다. 이종원 씨는 방송에서 조작 유포의 책임을 X 이용자 '시몬'에게 돌렸다. "그 조작한 인간들이 누구냐. 뉴탐사 지지자예요"라고도 했다. 근거는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가 시몬을 알려줬다는 것이었다.
시간 기록은 그 주장과 맞지 않는다. 조작된 이미지가 처음 올라온 곳은 디시인사이드의 더불어민주당 마이너 갤러리로, 시각은 8월 17일 오후 2시 13~14분쯤이다. 시몬이 X에 글을 올린 시각은 오후 2시 18분이다. 그보다 앞선 오후 2시 17분에 같은 이미지를 캡처해 공유한 다른 사람도 있었다. 시몬은 남이 보내준 파일을 받아 올렸다. 원본 게시물에 접속했다가 삭제된 것을 확인한 크롬 브라우저 방문 기록도 취재진에게 제출했다. 조작자도, 최초 유포자도 아니라는 얘기다.
시몬은 조작글인 것을 알고 난 뒤 이종원 방송에 20만원 슈퍼챗을 보내며 사과했다. 앞으로 출처를 정확히 확인하겠다고도 적었다. 그런데도 취재 연락은 오지 않았다. 시몬은 취재진과 통화에서 "저한테 취재 연락 한번 온 적이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에게 제보했다는 지목에 대해서도 "이거는 거짓말인게 저는 진짜 연락한 적이 없어요"라고 했다. 취재진이 이상호 기자에게 확인한 결과, 그는 시몬을 최초 유포자로 지목한 적이 없고 시몬에게 제보를 받은 사실도 없었다. 인터넷에 시몬의 글이 많이 돌아다닌다고 알려준 것이 전부였다.
뒤늦게 시간 순서를 확인한 이종원은 방송에서 "시몬이 저 거짓말을 하는 거네"라고 말했다. 자기 방송의 지목이 틀렸다는 사실이 드러난 자리에서 사과 대신 새 시나리오를 꺼냈다.
리박스쿨 제보자에게 붙은 '윤어게인' 딱지
이종원이 시몬에게 붙인 규정은 '윤어게인 세력'이었다. 민주당 안에 침투한 세력이라는 취지의 발언도 이어졌다. 시몬이 정민철 최고위원 후보와 소통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시몬 계정을 팔로우한다는 점까지 함께 거론됐다.
시몬이 취재진에게 밝힌 행적은 그 규정과 정반대다. 시몬은 극우 진영 내부에 들어가 활동 내용을 확인한 뒤 외부에 알려온 사람이다. 리박스쿨과 최정미 관련 정보를 뉴스타파에 제보했고, 서부지법 사태 관련 자료는 뉴탐사에도 제보했다. 자유대학 측의 단체 설립 시도를 공론화해 무산시킨 일도 있다. 지난 2월 18일에는 서부지법 습격 세력이 국회의사당 진입을 모의하고 있다는 정황을 알렸고, 진보당 박태훈씨가 공론화를 도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시몬을 팔로우한 것도 그날이다.
정민철 후보가 시몬에게 "레전드"라고 한 배경도 확인됐다. 시몬이 올림픽공원에 모인 세력의 내부를 확인해 황교안TV와 자유와혁신 관계자가 관련돼 있다는 자료를 정리해 공개한 뒤 나온 반응이었다. 그 앞뒤 맥락을 잘라내고 "레전드"라는 다섯 글자만 떼어 극우 옹호로 몰아가는 글이 지금 온라인에 돌고 있다. 시몬의 얼굴과 과거 이력을 캐는 신상털기도 함께 벌어지고 있다.
시사타파TV 채팅글 13만2063건과 진행자 이종원 발언 1만6820건은 뉴탐사 홈페이지(newtamsa.org/p/sisatapa)에 전량 공개됐다. 유리한 부분만 골라 보여준다는 시비를 없애기 위해 원본 그대로 올렸고, 누구나 검색해 확인할 수 있다. 시사타파TV는 8월 20일 방송에서 뉴탐사를 고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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