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가 녹아 만들어진 빙하호 중 위험 단계에 이른 호수가 37개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과연 이 근방에 사람이 살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대응에 대한 재원도 천문학적 수준에 달할 것입니다. 그동안 히말라야 인근 국가들은 지속적으로 '손실과 보상'을 주장해 왔습니다. 탄소배출에 거의 기여하지 않은 가난한 나라들이 탄소배출로 인한 피해를 온전히 감내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허튼 말이 아닙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제6차 종합 보고서에서 지구 온난화에 의한 빙권 지역 위험을 경고하며 '빙하 후퇴와 눈 손실로 인한 홍수, 산사태, 담수 부족은 전 세계 산악 지역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명시해 왔습니다.
이를 근거로 네팔 등 히말라야 인접국들은 지속적으로 탄소 배출국들의 보상을 요구해 왔습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논쟁'의 영역에 머물고 있습니다. 최근 국제사회가 '손실과 피해' 기금을 마련하는 단계까지 나아갔지만, 실제 필요한 규모와 재원 조달 방식을 둘러싼 갈등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 이면에는 '남의 일' 혹은 '가난한 나라들의 안타까운 일'이라는 제3자적 시각이 작용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참사는 그런 시각에 교정이 필요함을 말하고 있습니다. 실종자 중 500명 이상이 외국 관광객이나 순례자들입니다.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한국인들도 있습니다. 누가 이번 참사를 남의 일로만 여길 수 있겠습니까.
참사 며칠 전 우리나라 수도권의 온실가스 상황 데이터를 짧게 언급하겠습니다. 지난 18일 퇴근 시간대 경기도 평택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480.3 ppm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산업화 이전인 200여 년 전의 280ppm에 비해 무려 71% 증가한 수치였습니다.
미세먼지는 한 번의 비로 씻겨 나갈 수 있지만 이산화탄소는 일부가 100년에서 1000년까지 대기층을 떠도는 장수명 온실가스입니다. 산업 국가인 우리나라가 이번 참사를 네팔과 인접한 나라 간의 일, 혹은 시혜나 구호의 대상으로만 보는 것이 맞는 것일까. 옷깃을 여미게 됩니다.
덧붙이는 글 [인용자료]
- Arunabh SAIKIA, 'Swallowed by silt: Survivors recount Nepal flood horror' (Japan times, 2026. 8.28.)
- Nepal-Tibet flash flood: what we know so far on day three (Guardian, 2026. 8.28.)
- Tess McClure, '‘This is ground zero for Blatten’: the tiny Swiss village engulfed by a mountain' (Guardian, 2025.6.1)
- 'In a 1st in 4 decades, peaks in Garhwal Himalayas remain snowless in Jan, affect growth of medicinal plants' (Times of India, 2026.1.12)
- Niharika Dabral, 'Why Is the Himalaya Snowless in Peak Winter And Has This Happened Before?' (The Better India, 2026.1.16)
- Megan Fahrney, Daniel Manzo, and Ivan Pereira, 'What caused Nepal flood? Scientist says it was enormous landslide, glacier fall' (abc 뉴스, 2026. 8.28.)
- Jonathan Watts, 'Climate crisis could be destabilising mountain areas like Nepal, experts warn' (Guardian, 2026. 8.27.)
이 기사는 OBS라디오 <오늘의 기후> 방송에도 실립니다. <오늘의 기후>는 지상파 라디오 최초의 매일 기후변화 방송프로그램으로 FM 99.9 OBS 라디오를 통해 매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방송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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