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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 돌팔매질…용혜인, 왜 표적이 되는가

전지윤 사회운동가·연구평론가

misotolen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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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 입력 2026.09.12 08:00

  • 수정 2026.09.12 08:04

  • 댓글 2

대부분 근거없는 가짜뉴스와 억까, 인신공격

족벌언론과 보수세력이 주도하는 악의적 공세

확인도 없이 받아쓰는 기사들과 들끓는 여론

타당한 비판·지적은 꼴사나운 돌우박 그친 뒤

사퇴시킨 뒤에 진짜 노리는 것은 성평등 후퇴

'기생충'이라 욕하는 국민의힘의 기막힌 위선

용혜인 성평등부 장관 후보자 논란에 대해서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지금 쏟아지는 근거 없는 아니면 말고 식 가짜 뉴스, 집단 린치적인 '억까', 조롱과 혐오성 인신공격에 반대한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주류 언론, 반페미니즘 집단과 세력에 의해 물속에 빠져 허우적대는 사람에게 돌 하나를 더 던지면서 '이것은 저들과 다른 정당한 비판'이라고 정신승리하고 싶지는 않다.

물론 용혜인 후보자의 장점뿐만 아니라 단점과 문제점도 지적할 수 있고, 또 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쏟아지는 돌무더기에 그러한 비판과 지적이 구분되기 어렵게 섞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그런 장면은 별로 보고 싶지 않다. 기본소득당과 용혜인 후보자에 대한 비판과 지적은 이 모든 꼴사나운 돌우박이 어느 정도 그치고 나서 차분히 제대로 할 일로 보인다.

특히 진보·좌파 진영에서 기본소득당과 경쟁 관계에 있던 이들은 더욱 그런 문제의식이 필요하다. 달리기 시합을 하다가도 상대가 돌에 걸려 넘어지면 잠시 기다려주는 법이다. 그것은 진보·좌파 운동 안에서 서로 정치적 입장과 노선이 다른 이들이 항상 서로에게 적용하는 기준이 될 필요가 있다. 그러한 갈라진 틈을 이용하는 이간질과 공격이 거듭 반복되어 왔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 화면 갈무리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쿠데타 실패와 이재명 정부 집권 1년이 훌쩍 지나면서 의제(아젠다)와 프레임 설정 능력을 상당 부분 회복하고 있는 족벌 언론과 보수 우파 정치 세력의 연합 공세이다. 그 힘은 역시나 진보·개혁 언론, 지식인, 평론가, 민주당 일부까지 올라타도록 만들고, 그렇게 다져진 구도 속에서는 다른 목소리를 내기도, 들리기도 어렵게 되어 있다. 이번에도 프레임 형성의 밑돌이 된 것은 온갖 허위 사실과 가짜 뉴스들이다.

'용혜인 후보자는 단 1건의 성평등 관련 법안도 발의하지 않았다 / 기본소득당은 유령 시·도당으로 보조금을 횡령했다 / 측근 인사들에게 일감을 몰아줘서 특혜를 제공했다 / 용혜인은 중국인에게 집을 팔아서 2천만 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 남편을 당의 간부로 셀프 임명해 월급으로 몇 억을 몰아줬다 / 재산이 4억 원이나 증가했다 / 당비 납부를 악용해 꼼수 절세를 했다 / 지방선거 출마자에게 공천 헌금을 받고 밀실 공천을 했다 / 정부 지원금을 부당 수령했다 / 부부가 사적으로 운영하는 가족소득당이다 / 국고보조금에 의존하는 기생충 정당이다…'

이러한 비난과 의혹 제기의 대부분은 조금만 사실관계를 검증하고 당사자에게 확인해 봐도 금방 과장이나 왜곡으로 만들어낸 허위가 드러날 내용들이다. 또 지금의 정치 현실과 기본소득당의 상황, 선거와 정당 관련 법과 제도 등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그 허점과 모순을 쉽게 알아챌 수 있다. 하지만 정치인과 정치 세력, 평론가들은 게으르거나 악의를 가지고 일단 지르고 있고, 대부분 언론은 확인하거나 검증하지 않고 일단 받아쓰고 있다.

기본소득당은 낱낱이 해명하고 있지만, 언론과 방송에는 "용혜인, 오늘도 출근길 침묵", "묵묵부답"이라고 나온다. 대변인들이 나서서 해명하면 내용은 간데없고 '팔에 장미 문신을 했다'는 가십거리만 남고, 보다 못한 용혜인 후보자가 직접 기자회견을 해도 그 내용을 충실히 제대로 전달해 주는 곳은 거의 없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은 지금 제기되는 의혹과 문제들을 '진영을 넘어서 대부분 평론가와 언론이 다 말하니 사실이겠지' 하고 받아들인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서울 서대문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9.11 연합뉴스

지금 쏟아지는 의혹과 보도들이 모두 사실이라면 누가 봐도 용혜인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은 탐욕스럽고 위선적이고 파렴치한 괴물들로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전 국민적 비난과 조롱의 난장판이 펼쳐지고, 용혜인 후보자에 대한 혐오감은 극에 달하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여론조사를 하면 그 결과가 좋을 리가 없다. '혐오를 조장하는 극우가 문제'라고 비판하며 연재하는 글까지 쓰던 어떤 지식인도 "필요한 건 논평이 아니라 타액"이라고 거들고 나선다.

언론 기사와 유튜브 방송 댓글 창과 SNS에서는 당사자를 너덜너덜하게 만드는 인격 살해에 가까운 인신공격들이 경쟁적으로 펼쳐진다. 이런 집단 린치 속에서 용혜인 후보자를 사퇴시켜서 국민의힘과 보수적 주류 언론들이 이루려고 하는 것과 우리에게 남을 것은 '위성정당에 대한 정당한 심판'이 아니다. '어떤 흠결도 없는 더 철저한 페미니스트 장관'도 아니다.

그 정반대가 진실이다. 지금 국민의힘과 보수 언론, 우파적 시민단체들은 '이러니 비례대표제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용혜인 후보자가 오랜 정치 활동 속에서 추진해 온 생활동반자법, 차별금지법, 동성혼 허용, 비동의 간음죄, 성소수자 차별을 막기 위한 군형법 개정 등을 문제 삼고 있다.

결국 용혜인 후보자는 이번 개각에서 가장 문제와 흠결이 많은 사람이기에 표적이 된 것이 아니다. 이재명 정부가 '왼쪽도 챙기겠다'고 하면서 민주당 바깥의 소수 진보정당 출신 페미니스트를 지명한 것이 출발점이었고,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페미니스트보다 차라리 종북이 낫다'는 비난이 신호탄처럼 올라오면서 본격적인 공격이 시작됐다.

 

이준석 의원이 지난달 3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복어 독을 들이키는데 나라는 다시 한 번 진통에 휘말릴 것이라며 꼴페미들을 겨우 정리했더니 그걸 왜 또 건드리냐. 차라리 종북을 하라는 입장을 냈다. 2026.09.01. 이준석 페이스북 갈무리

기본소득당은 워낙 작고 사회적으로 기반이 취약하고 고립된 소수정당이니, 민주당이 나서서 방어해 줄 가능성도 적고, 강약약강의 언론들이 부담없이 더 쉽게 물어뜯을 것이며, 진보·좌파 운동 내에서도 오랜 갈등과 분열이 낳은 상처 때문에 손잡아 줄 사람들이 별로 없다는 것도 모르지 않았거나 계산했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인사와 개각 때마다 대기업이나 김앤장, 오랜 고위 관료 출신이면서 보수적 관점을 가진 후보자들은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별로 없는데, 이는 그 정반대의 이유들 때문이다. 그런 후보들은 정치권과 언론에 더 많은 인맥과 친구들이 있다. 이들을 '파묘'하면 더 많은 진짜 결함들이 나올 가능성이 높지만, 이들은 정부에 들어가서 위와 오른쪽의 압력을 전달하며 기득권의 이해를 대변하고 개혁을 가로막는 브레이크가 될 것을 기대받는다.

실제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공정 과세가 후퇴하거나, 메가 프로젝트에서 재벌들의 요구가 반영되거나, 호르무즈 파병 가능성이 높아지는 데 이런 인사들이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어 왔다. 따라서 성평등과 사회정의를 위해 우리가 더 집중해야 할 것은 진보적 사회운동이나 소수 진보정당 출신의 인물들보다는 이런 인물과 세력에 대한 검증과 비판이다.

물론 진보적 사회운동이나 소수 진보정당 출신이라고 해서 비판과 검증에서 면제될 수는 없겠지만, 그것은 철저히 사실과 근거를 가지고 이루어져야 한다. 예컨대 '언더조직' 문제에서 용혜인 후보자가 실질적 책임자이거나 심각한 문제에 연루되어 있는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려워 보인다. '언더조직의 실재와 조직적 행태'에 대한 가장 철저하고 종합적인 내용을 조사한 노동당의 2018년 진상조사 보고서에서도 그런 내용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관련 유튜브 방송 화면 갈무리 - 국민의힘 원하는 것은 성평등의 후퇴이다.

따라서 사실을 확인해 가며, 용혜인 후보자가 과연 제기되는 과거의 문제를 성찰하고 있는지, 이재명 정부를 압박해 차별금지법과 생활동반자법 등을 만들어 낼 의지가 있는지 검증할 필요가 있다.

사실 막대한 돈과 권력을 가진 비공식적 실세들이 정권이나 정당을 뒤에서 주무르는 모습은 바로 이 나라의 기득권 체제와 역사에서 거듭 목격되던 모습이다. 온갖 성차별과 반인권적 편견을 가진 채, 아직도 낙태를 법으로 금지하고 처벌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것도 기득권 세력이다.

그런 기득권 체제와 세력에 맞서 싸우겠다면서 만들어진 급진적 좌파 단체가 그런 잘못된 관행과 편견을 어떤 식으로든 작게라도 재생산하고 있었던 것이 '언더조직'의 진정한 문제였다. 따라서 그런 구조와 질서를 유지해 오던 세력들이 "지금같은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냐, 충격적이다"라면서 호들갑을 떨며 '언더조직'을 비난하는 것은 씁쓸한 면이 있다.

그리고 지난 열흘간 억지로 참고 지켜 봤지만 비위가 상해서 더 이상 견디기 힘든 점이 또 있다. 그것은 바로 국민의힘과 보수 언론들이 용혜인 후보자에게 '위성정당과 국고보조금'이 어쩌고 하면서 비난하는 장면들이다. 민주당과 소수정당들의 연동형 비례대표 합의를 깨고 위성정당을 먼저 만든 것은 바로 국민의힘이고 보수 언론들은 그것을 정당화해 왔다.

그리고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은 소수정당에게 그나마 일부라도 기회를 주겠다고 만든 '비례연합' 정당의 성격이 하나도 없는 '순도 100% 가짜정당이고 위성정당'이었다. 국민의힘과 그 주변 인사들이 모두 후보가 되었고 선거 이후에 독자적 활동을 하거나 목소리를 낸 적도 없다.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거나 견제한 적도 없고 그럴 의지도 보인 적이 없다.

당선자들은 선거 이후 모조리 국민의힘에 다시 흡수되면서 입당했고 당시 당선되었던 김민전, 인요한, 김장겸 의원 등은 윤석열의 12·3 쿠데타를 앞장서 지지했다. 국민의힘은 이러한 두 번의 위성정당 창당과 흡수 과정에서 국고보조금과 선거보조금만 110억 원 가까이 챙겼다. 기본소득당이 아직 받지도 못한 국고보조금의 열 배가 넘는 돈이다.

그래 놓고 지금 국민의힘은 용혜인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에 대해서 "기생충"이라고 욕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스스로의 잘못을 반성하고 앞으로 비례대표 선거 제도의 취지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서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않으면서 하는 모든 비판과 주장, 그것을 모른 척하면서 받아쓰는 언론의 모든 기사들에 대해서 나는 '모두 역겹고 새빨간 거짓'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전지윤 사회운동가·연구평론가 misotolen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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