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로 한국이 일본 이겼듯 전기차로 중국이 승자가 될 것이다"
▲ 제조업이 타격받으면 일자리 문제부터 시작해서 내수 부진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시급히 경쟁력을 갖추는 게 필요할 듯하다. 다만 이쪽 제조업, 즉 철강이나 석유화학, 자동차 등은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산업이다. RE100 등으로 사실상 이들 업종의 수출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에서 단일 기업으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기업이 포스코다. 여기서 전체의 10%가 넘는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그 이야기를 뒤집어 말하면, 철강 부분에서 온실가스를 없앤 기술을 상용화하고 그에 따른 제품을 만들어 낸다면 앞으로 장기간 철강 업계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이것은 AI와는 상관없다. 철강에 AI를 집어 넣는다고 이런 경쟁력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식의 생산공정을 만들어 낸다면 매우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듯하다. 다만, 그것을 위한 과정이 어렵지 않나.
"중국은 녹색산업이 전체 GDP의 11.4%까지 올라갔다. 최근 몇 년간 경제성장률 기여도의 30~40%는 여기에서 나온다. 여기에서 원료부터 최종재 판매까지 모든 것을 다룬다. AI가 아니라 탄탄한 녹색산업의 지원을 받으면 기존 탄소집약적 산업도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
▲ 최근에 중국 자동차가 수출에서 일본을 앞지르고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것도 녹색산업과 연관이 있는가.
"2년 전에 전 세계 자동차 수출 물량 1위가 일본에서 중국으로 바뀌었다. 5년 안에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은 중국이 제패하리라 본다. 중국은 자동차 미래산업으로 전기차를 선택했고, 이는 우리보다 더 빠르다. 이는 마치 90년대 한국-일본과 비슷하다. 당시 일본은 아날로그 TV에 매진했고, 우리는 거기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없으니 디지털 TV에 매진했다. 그 결과가 어땠나. 우리가 일본을 이겼다. 자동차도 그렇게 되고 있고 이번에는 승자가 중국이 될 것이다."
"중국의 핵심전략은 녹색 데이터센터 만드는 것"
▲ 그래도 배터리 분야는 우리가 앞서고 있지 않나.
"그것도 5년 전이나 그랬다. 당시엔 한국 배터리 3사가 전 세계 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했다. 이제는 아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 점유율이 37.9%에서 1년 만에 26.8% 하락했을 정도로 빠르게 밀리고 있고, 이를 중국이 대체하는 중이다."
▲ 왜 그렇게 됐나.
"우리는 MCM(니켈, 코발트, 망간) 배터리가 강점이다. 비싼 대신 가볍고 밀도가 높다. 우리가 이것을 세계 최고 배터리라고 자랑할 때, 중국에서는 LFP(리튬, 인산, 철) 배터리를 생산했다. 가격이 저렴한 반면 처음에는 무겁고 에너지 밀도도 낮았다. 한마디로 질이 낮다는 이야기다. 그런 배터리가 이제는 MCM 배터리와 성능이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치고 올라왔고, 세계 시장에서 주류가 되면서 한국의 경쟁력이 약화되기 시작했다.
게다가 요즘 ESS(에너지저장장치)가 뜨면서 LFP 배터리 시장이 더 커지고 있다. 재생에너지 간헐성을 보완하는 한편 AI 데이터센터에서 사용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여기에 더해 나트륨 베터리도 성공했다. 리튬이 아닌 나트륨, 즉 소금이 들어가는 배터리다. 더 싼 가격에 시장에 나온다."
▲ 바람이 불 때는 풍력으로, 낮에는 태양에너지로 전기를 만들어 저장한 뒤, 저녁이나 바람이 불지 않을 때 전력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ESS가 활용되는데, 여기에 값싼 중국 배터리가 활용되는 듯하다.
"중국은 그렇게 태양광-배터리', '풍력-배터리' 식으로 세팅하고 있다. 일례로 중국은 내몽골 쪽에 대규모로 태양광을 깔았는데, 송전선도 모자라고 생산한 전기가 소비도 안 되니, 그쪽에 데이터센터 건립을 독려하고 있다. 딥시크가 기가급 데이터센터를 만들겠다고 올해 8월 공표했는데, 거기가 내몽골이다. 그렇게 기본적으로 녹색 데이터센터를 만드는 게 핵심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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