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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 입맛에 그들이 사라진다

 
조홍섭 2014. 11. 25
조회수 6799 추천수 1
 

참복, 참다랑어, 뱀장어 등 모두 멸종위기에 올라…자원 남획한 결과

IUCN 최신 적색목록 발표, 조사 대상의 절반 가까이가 멸종위기


사본 -Thunnus_orientalis_(Osaka_Kaiyukan_Aquarium)_s.jpg» 일본에서 최고급 횟감으로 마리당 최고 1억원을 호가하는 태평양참다랑어. 멸종위기종에 올랐다. 사진=오픈 케이지

 
참복, 참다랑어, 뱀장어 등 아시아인이 좋아하는 물고기가 남획으로 멸종위기에 몰리고 있다. 세계의 멸종위기종을 담은 적색목록을 작성해 발표하고 있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17일 이들 어류가 포함된 최신 목록을 발표했다.
 

일본에서 최고의 참치 횟감으로 마리당 1억원을 호가하는 태평양참다랑어는 ‘최소 관심종’에서 이번에 ‘취약종’으로 상향 조정됐다. 남획으로 지난 20여년 동안 개체군의 3분의 1이 사라졌고 새끼의 포획이 성행하기 때문이다.

 

참복.jpg» 남획으로 최고 등급의 멸종위기종으로 등록된 참복.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참복은 지난 40년 동안 개체수가 99.99% 줄어 가장 심각한 등급의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다. 현재 중국 연안의 해양보호구역에서 소수가 보호되고 있다.

 

Clinton & Charles Robertson.jpg» 이미 멸종위기종이 된 아시아뱀장어 대용으로 남획돼 멸종위기에 놓인 아메리카뱀장어. 사진Clinton & Charles Robertson
 

북아메리카 뱀장어는 아시아 뱀장어가 멸종위기에 빠지면서 그 여파로 위기종이 됐다. 동아시아에서 자원이 고갈되자 이를 보충하기 위해 북아메리카 뱀장어 어획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Thomas Brown.jpg» 식용으로 남획돼 멸종위기에 몰린 중국코브라. 사진=토마스 브라운, 위키미디어 코먼스

 

식용으로 중국 본토에서 홍콩으로 다량 수출되는 중국코브라도 이번에 취약종으로 지정됐다. 인도차이나와 대만에 서식하는 이 뱀은 식용으로 남획돼 지난 20년 동안 30~50% 줄었다.

 

Liew, Thor-Seng 2.jpg» 석회암 언덕이 채석장으로 개발되면서 사라진 말레이시아 다슬기. 사진=Liew, Thor-Seng 
 

남획과 함께 서식지 파괴는 멸종의 가장 큰 원인이다. 이번에 멸종이 선언된 2종이 그런 예이다. 말레이 반도의 한 석회암 언덕에만 분포하던 다슬기는 시멘트 공장이 언덕을 발파해 없앰으로써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세인트헬레나 섬에만 서식하던 세계 최대의 집게벌레도 같은 운명을 맞았다. 길이 8㎝인 이 초대형 집게벌레는 1967년에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영영 사라졌다. 이 벌레가 서식하던 돌들을 건설자재로 모두 들어냈고 쥐 등 외래종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반면, 보전조처가 이뤄진 콜롬비아 열대우림의 독개구리 등은 개체수가 늘어나 위기등급이 하향조정됐다. 이 기구의 줄리아 마르통 르페브르 사무총장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자원 소비 욕구를 충족시키느라 지구는 놀라운 생물다양성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50돌을 맞은 국제자연보전연맹이 이번에 갱신한 적색목록을 보면, 평가가 이뤄진 7만6199종 가운데 29.4%인 2만2413종이 멸종위기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에 새로 평가 대상이 된 종의 절반 가까이가 멸종위기로 드러나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보전관리가 더욱 절실하다고 이 연맹은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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